인천시장 선거전 "불은 댕겨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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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장 선거전 "불은 댕겨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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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04.2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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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지방선거] 어떻게 선거운동을 펼칠 것인가?

수도권 자치단체 가운데 여야 후보가 가장 먼저 확정된 인천시장 선거전이 불을 댕겨 막을 올렸다. 시장 후보 구도가 드러나면서 이제 투표에 앞서 어떻게 선거운동을 펼치느냐만 남은 셈이다.

지난 24일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송영길 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의원직을 사퇴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나섰고, 일찌감치 공천이 확정된 한나라당의 안상수 현 시장은 '3선 고지'를 향해 뛰고 있다.

◇ 인천시장 선거의 최대 이슈는?

인천시 부채 규모를 포함한 이전의 시정 평가와 지역 일꾼론 논란, 무상급식, 경인운하, 재개발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인천은 선거이슈와 인구구성 등이 전국단위 선거의 축소판이라는 점에서 많은 유권자의 관심을 끈다.

현재 인천시 부채는 2조4700억원이 넘는다. 송 최고위원 측은 인천도시개발공사 등 산하기관 부채를 감안하면 '숨겨진' 인천시 재정적자 규모는 7조원대에 달한다고 본다. 인천시 예산이 평균 8조원대임을 감안할 때, "위험하다"는 게 송 최고위원 측 분석이다. 따라서 이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안 시장이 8년간 '집권'하면서 무분별한 개발중심 정책으로 시 재정을 무너뜨렸으며, 복지도 크게 후퇴시켰다는 게 송최고위원 측의 얘기.

또 곳곳에서 벌이는 재개발로 토착민들에게는 삶의 터전을 무너뜨렸고, 막대한 부채를 통해 추진한 경제자유구역(송도국제도시)도 정작 기업들은 찾지 않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
 
이에 대해 안 시장 측은 인천시 예산에서 부채 규모는 크지 않으며, 경제자유구역의 경우 이익을 다른 곳에 돌리고 있다는 '반박 논리'를 내세운다. 게다가 안 시장 측은 송 최고위원이 중앙정치에만 관심을 쏟았을 뿐, 최근에야 인천시장 출마를 결심하는 등 지역을 대변할 준비에 소홀한 후보라는 점을 비판한다. 국가에서 할 일을 '공약'으로 제시하는 일은 중앙에만 관심을 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천의 선거 쟁점은 안 시장이 추진했던 △경제자유구역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도시재생산업 등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안 시장 측에선 송 최고위원의 준비가 부족해 안 시장과 비슷한 공약을 펼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송 최고위원 측은 '굵직한' 공약들을 준비하고 있으며, 인천의 발전을 위해서는 인천에만 매몰된 시정을 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밖에 양 후보는 각 이슈에서 대립하며 긴장을 높여가고 있다. 안 시장 측은 송 최고위원이 내건 교육재정 1조원 확보를, 송 최고위원 측은 안 시장이 내건 일자리 100만개 창출을 지키기 힘든 공약(空約)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무상급식, 경인운하, 교육 공약 등에서도 양 후보는 차이를 보인다.

◇ 연령·계층·지역에 따른 지지층 차이

지난 19일 국민일보가 여론조사를 벌여 발표한 바에 따르면 안 시장과 송 최고위원의 지지층은 연령과 계층, 지역별로 달랐다. 두 사람은 20·30대에서 지지율 차이를 크게 보이지 않았다.

과거 여론조사에서 송 최고위원의 젊은층 지지율이 높게 나왔던 점과 비교할 때, 다소 의외의 결과다. '천안함 침몰' 사태가 인천지역 젊은층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송 의원은 40대에서 34.6%를 얻어 안 시장(30.3%)보다 약간 앞섰다. 그러나 50대에서는 안 시장이 43.4%, 송 최고위원이 23.7%로 안 시장이 크게 앞섰다. 60세 이상에서는 두 사람의 지지율 격차가 41.4%(안 시장) 대 13.2%(송 의원)로 더 벌어졌다.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적극투표 의향을 가진 층에서도 안 시장이 37.6%로 송 의원(29.4%)을 8.2% 포인트 앞섰다.
 
안 시장은 중구, 동구, 연수구, 남동구, 서구, 강화·옹진군, 고졸 이하, 주부층에서 지지도가 높았다. 반면 송 의원은 계양구, 대재 이상, 블루칼라 및 학생층에서 지지도가 높았다. 전통적으로 부평과 계양 등 인천 동북부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중구와 남동구 등 인천 중앙부에서는 한나라당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점을 확인해 준 셈.이다.

이를 감안해서인지 안 시장은 부평에, 송 최고위원은 반대로 주안에 캠프를 차렸다.

◇ 충청 안상수 vs 호남 송영길 대결? 
  
인천시장 선거가 '충청'과 '호남' 대결로 치러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안 시장의 고향은 충남이고, 송 최고위원의 고향은 전남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인천 토박이'들의 표심은 어디로 향할지도 관심을 모은다.

안상수 시장 = 안 시장은 현직이라는 프리미엄과 함께 인천시 인구의 38%에 달하는 충청도민의 표를 내세우고 있다.

안 시장은 인천 서림초등학교와 인천중학교, 경기고, 서울대를 나와 지난 1996년 정계에 입문했다.인천 계양에서 1번의 국회의원을 지낸 안 시장은 지난 2002년 인천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 2선을 역임하고 있다.

그는 민선3기 인천시장으로 취임한 후 '시민의 힘 하나로, 인천의 힘 세계로'란 슬로건 아래 '시민과 함께하는 동북아의 관문도시 인천'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했다고 자평한다.안 시장은 지난 8년 간 인천경제자유구역(송도·영종·청라)을 우리나라 관문이 아니라, 나아가 동북아 관문도시로서 그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다.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은 세계 기업인과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안 시장은 '복지도시 실현, 문화도시 창조, 환경도시 지향, 지식도시 구현, 국제도시 건설'이라는 시정목표를 설정해 시민 삶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고 밝힌다.

안 시장은 가장 큰 장점으로 지난 8년 간 인천을 '설계'해 그 누구보다 인천을 가장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을 꼽는다.

송영길 최고위원 = 민주당 승리를 위해 인천시장 출마를 결정, 지난 24일 경선에서 최종 후보로 선출된 송 최고위원은 당내 '386세대'의 대표주자다.

광주대동고와 연세대를 졸업한 송 최고위원은 3선의 국회의원이자 당내 최다득표로 최고위원에 선출된 정치인. 당내에서는 '잠룡'으로 불리며 야당 의원은 물론 여당 의원들과도 가깝게 지내고 있다.

송 최고위원은 지난 10년 간 국회의정 활동을 통해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보건복지위원, 정보위원회, 법제사법위,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 각종 상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송 최고위원은 의원 외교활동을 통해 다른 나라의 국회의원들과도 친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게 중앙 인맥을 비롯해 의정 활동 경험, 글로벌화한 의원 네트워크 등을 형성하고 있는 송 최고위원에게 이번 인천시장 선거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우선 인구 272만여 명의 인천시민 중 호남 출신인 약 30%의 표를 어떻게 확보하느냐다. 송 최고위원은 안 시장과 달리 지역 활동보다는 중앙에서 활동이 더 많았기 때문에 호남 '인맥 관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선거일까지 분산돼 있는 호남 인맥을 끌어모으는 게 관건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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