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가는 공동체 문화, '장 담그기' - 마을이 공유하는 발효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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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가는 공동체 문화, '장 담그기' - 마을이 공유하는 발효학교
  • 김채언 객원기자
  • 승인 2024.03.20 1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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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옥련동 어니스트K푸드(주) '마을 발효학교'

 

 

어니스트K푸드(주) 전경(사진=김채언 객원기자)

 

우리의 '김장 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재 유산으로 등재되고 올해 11주년을 맞는다. 핵가족화, 1인 가구가 보편화 되어 가는 요즘 한국의 대표적인 김장문화, 장 담그기 문화가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가운데 유네스코가 김치를 함께 담그고 나누는 공동체 문화로 그 가치를 인정했다.

우리나라는 과거 만주와 함께 콩의 주산지였다. 부족했던 단백질과 지방을 책임졌던 작물인 콩은 건강한 먹거리임에 틀림없다.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 불릴 만큼 영양소가 가득하다. 콩은 논뚜렁에 한 번 뿌리 내리면 큰 노력을 하지 않아도 잘 자라나기에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콩으로 만든 두부와 콩나물 등 다양한 음식문화가 발달하였다.

인천시립박물관과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자리잡고 있는 연수구 옥련동에 '장 담그기'가 한창인 어니스트K푸드(주) 마을 '발효학교'를 찾았다.

 

고추와 숯은 방부제 역할을 하며 대추는 단 맛을 더 해 준다. (사진=김채언 객원기자)

 

2019년 설립된 어니스트K푸드(주)는 혁신형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음식 연구를 통해 행복한 지역사회를 열어가는 사회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올 해 3년차인 '발효학교'는 김장문화처럼 장 담그기를 하면서 이 곳이 동네의 공유공간이 되기를 바라며 기획되었다.

김장과 같이 1년 농사인 '장 담그기'는 수확한 콩을 메주로 만드는 과정이다. 11월부터 시작해 60일 정도 저온과 고온을 반복하여 좋은 곰팡이균을 만들어 '겉마르기'(내부로부터 표면으로의 수분 확산 속도보다 표면의 수분 증발 속도가 빨라 겉이 지나치게 말라 딱딱해지는 현상)를 거친다.

'정월장'(정월에 담그는 장)은 손 없는 날 '말날'에 담근다. 장 담그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리이다. 이를 위해 여기서 고추와 숯은 방부 역할을 하고, 대추는 단 맛을 더해 준다. 예로부터 잡균이 들어오지 말라는 의미에서 금줄을 항아리에 둘렀다.

이후 벚꽃이 피는 3~4월에 '장 가르기'(함께 익어가던 간장과 된장을 분리해내는 작업)를 한다. 간장의 색깔이 말(馬)의 검붉은 색을 닮았다 해서 '말날'(음력 10월의 오일)이라 부르고 좋은 기일로 택한다. 이 기간 메주에 있는 단백질 농출을 50~70일 숙성시켜 맛있는 단백질과 균을 걸러낸다.

장이 맛있게 익는 기간을 기다리며 11월에서 그 다음 해 1월은 막장을 담궈 먹는다. 장을 막 만들서 먹는다 하여 막장이라고 한다. 된장이 나올 때까지 속성으로 만든 장을 말하는데, 잘 말린 메주를 가루로 빻아서 고슬고슬 지은 보리밥에 고추씨, 고춧가루, 소금간을 한 후 엿기름을 넣고 잘 삭힌다. 막장은 3개월 정도 숙성되면 감칠맛이 더 높다.

어니스트K푸드(주)에는 직접 담은 장 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훈연해물 육수티백도 있다 육수티백은 간편하게 국물 맛내기에 좋다. 오리지널과 매운맛 두 가지가 있다. 100%로 국내산 재료로 만든 인천 바다의 맛을 담은 육수에 직접 담근 된장과 막장을 섞어 된장찌개를 끓이면 그 맛은 두 배가 된다.

어니스트K푸드(주) 이선진 대표는 “유네스코에서 문화유산 등재를 위해 동의서도 보낼만큼 우리 장 담그기 문화에 열정이 많다. 직접 장을 담그는 것이 가장 좋지만, 시판되고 있는 된장과 간장을 구입하더라도 알고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 시판되는 된장, 간장 대부분은 대두(콩)가 아닌 탈지대두 즉 콩기름을 짜고 남은 찌꺼기로 만든다. 조금 더 건강한 먹거리를 생각한다면 된장, 간장을 고를 때 원재료 표기가 대두인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잊혀져 가는 공동체 문화 '장담그기'를 체험할 수 있는 마을 '발효학교'에서 막장과 고추장 만들기 프로그램은 상시 운영된다. 단체체험, 훈연해물 육수티백 구입 문의는 010-3717-7199 이다.

 

마을'발효학교' 장담그기는 수강생들 (사진=어니스트K푸드(주)제공)
마을'발효학교' 장담그기는 수강생들 (사진=어니스트K푸드(주)제공)

 

어니스트K푸드(주)대표 이선진 (사진=김채언 객원기자)
햇빛과 바람이 잘 통하는 발코니 장독대 (사진=김채언 객원기자)
어니스트K푸드(주)에서 개발한 훈연해물 육수티백 (사진=김채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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