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여 지난 인천글로벌캠퍼스, 현 주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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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여 지난 인천글로벌캠퍼스, 현 주소는?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7.04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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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수 적어 문제이나 학생선발 엄격... 아직은 “급할수록 돌아가라”

송도에 유치한 인천글로벌캠퍼스(IGC) 전경. ⓒIGC
 

지난 2007년경부터 사업이 시작돼 현재 3공구까지 준공을 마친 인천글로벌캠퍼스가 해외 유명 대학을 유치하고도 활성화에 긴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다만 이 느린 활성화 속도에는 학생 선발을 다소 엄격히 하고 있는 것에 배경이 있어 시급하게 생각하지 않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지역사회의 지속적으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인천시와 인천글로벌캠퍼스(IGC) 등에 따르면, 현재 송도국제도시 내 약 18만㎡ 부지에 IGC의 캠퍼스 조성을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약 5,300억 원의 총사업비(민간투자 50%, 국비 25%, 시비 25%)가 투입돼 IGC의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유정복 시장의 코멘트에 따르면 현재 인천시는 민-관을 합해 총 1조 원의 예산을 투자해 외국 명문대학 10개 교를 유치해 1만 명의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는 공동 캠퍼스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 계획은 아직 완료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으로서 현재 뉴욕주립대를 비롯해 조지메이슨대, 유타대, 겐트대 등 4개 대학이 12개 학과와 2개의 대학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 상태다.
 
분명한 점은 현재 IGC의 시스템과 시설은 의심의 여지없이 최고 퀄리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도서관을 비롯해 강의동 그리고 학생회관이나 식당, 기숙사 등은 IGC 측이 “생활에 불편함이 전혀 없다”고 자랑할 정도다. 구기 종목과 수영장 등 체육시설이나 공연장 등도 사실상 인천은 물론 국내 최고 수준에 이르러 있다는 평가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캠퍼스가 상당히 썰렁하다는 느낌이 있다. 아직 4개 대학만이 캠퍼스를 꾸리고 있고 전체 학생 수가 원래 계획인 1만 명의 20%가 안 되는 1,200명 수준이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캠퍼스를 꾸린 뉴욕주립대(2012년)의 경우 총 정원 1,207명에 484명이 재학(정원의 40%)하고 있다. 2014년 개교한 조지메이슨대는 정원 1,100명의 30% 선인 332명, 그리고 그해 하반기인 9월에 동시 개교한 겐트대와 유타대는 정원의 20%가 약간 안 되는 150~190명 사이로 아직 200명이 안 되는 상황이다.
 
이렇게 재학생 수가 적은 것은 외국대학의 선발 기준이 비교적 높아 지원 문턱이 높기 때문이다. 확인 결과 뉴욕주립대를 비롯한 4개 대학이 본교와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비교적 관문이 넓은 국내 대학교에 비해 ‘체감적’으로 높다고 느낄 수밖에 없는 것.
 
실제로 IGC 내 입주한 학교의 학과 과정을 이수하면 본교 학위와 완전히 똑같은 학위를 수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입학과정 역시 학교의 본교 측에서 직접 진행하는데, 국내 학생들이 높은 벽을 체감하는 것은 다름 아닌 영어 실력(평균 토플 80점, IELTS 6.5점 이상 기준)이다. 또 고교 내신 역시 사실상 ‘최하 2등급 정도’는 받아야 한다.
 
여기에 이곳에 입학할 수준이 되는 학생들의 학부모들이 아직까지는 IGC를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아직 졸업생이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향후 졸업생들이 국내 유수의 대학과 비교해 취업률이 어느 정도로 우세한지, 아니면 열세한지 등 일종의 ‘경쟁력’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실제 이곳 진학을 염두에 두었다가 최종적으로는 입학원서를 내지 않았었다는 한 학생의 부모는 “나중에 해외 유학을 따로 시키더라도 대학은 일단 국내에서 어느 정도 이름이 있는 곳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나 IGC와 입주 대학 측은 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정원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우수한 인재를 받아 교육하겠다’는 학교 측 입장이 강한 만큼, 당장 효과를 누리지 못하더라도 수준 높은 학교로서의 인식을 강하게 하겠다는 것이다.
 
IGC 관계자는 “해외 유수의 학교들은 대체로 학생들을 정원까지 다 채우는 것을 1순위로 삼지 않는다”며 “유치한 학교들 대부분이 정원을 못 채우는 지금의 상황을 시급히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속도가 느린 것인데, 사실 시간이 많이 걸린다 해도 그게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애초에 IGC의 설립 목표가 ‘국내에서의 사실상 유학 효과’였기 때문이다.
 
이를 전제하면 정원이 안 채워진다는 이유로 ‘하향평준화’를 시도할 경우 설립 취지와 동떨어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곳에 입학해 유학 효과를 거두려는 학생들의 부모는 이를 외면하고 재차 해외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인데, 일면 합당한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현 상태로 마냥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미 입주한 4개 대학의 정착에 대한 비용이나 선진국들의 대학 및 연구소 유치 협의, 그리고 이들 대학 및 연구기관의 추가 유치를 위해 조성해야 하는 캠퍼스(2단계 사업 약 11만㎡) 등에 국비와 시비가 투자되어야 하는 사항이 있기 때문인데, 시간을 끌면 끌수록 그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시 관계자는 “IGC의 학생 수가 부족하다는 것은 그만큼 국비와 시비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으로 시간을 길게 가져갈 경우 내부 논란이나 지역사회의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면서 “수준을 낮춰 정원을 받는 방법은 분명 바람직한 방법은 아니나 학생 유치에 대한 효과적인 전략은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의 지원을 받은 해외의 대학교가 지역사회에 어떻게 이를 환원할 수 있는지를 시가 고민해야 한다”며 “내부에서 분명 노력들을 하고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그 고민이 없어 보이는데, 내부는 물론이고 가능하다면 지역에서도 그 필요성을 강조해야 한다고 본다”는 의견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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