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진객 기러기, 우리나라에 11종 찾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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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진객 기러기, 우리나라에 11종 찾아와
  • 김대환
  • 승인 2015.11.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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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환의 새 이야기] ④큰기러기 & 쇠기러기
겨울에 찾아오는 진객 중에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것이 기러기다. 보기에는 비슷비슷하게 생겼어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그 중에서 이번에 다룰 새들은 큰기러기와 쇠기러기이다. 오리과(Family Anatidae)에 속하는 기러기류(Geese)는 전 세계적으로 16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11종이 찾아온다. 영어로 Geese는 Goose의 복수형이다. 오리에 비해 땅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고 날 때 날갯짓이 더 느리며, 직선 또는 V형태의 편대를 이루어 무리진다. 식물성 먹이를 주로 먹는데 식물의 씨앗이나 연약한 줄기 혹은 뿌리를 먹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번식지에서는 육추를 위해 곤충을 잡아먹기도 한다. 암수는 구별이 어렵다.
 
우리가 이번에 다루게 될 새는 큰기러기(Tundra Bean Goose, Anser serrirostris), 큰부리큰기러기(Taiga Bean Goose, Anser fabalis), 쇠기러기(Greater White-fronted Goose, Anser albifrons)이다. 큰부리큰기러기는 큰기러기의 아종으로 분류되기도 했지만 지금은 이종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번식지] 큰기러기와 큰부리큰기러기는 번식지에서 차이가 있다. 큰기러기는 유럽과 아시아 북부의 광활한 툰드라 지역에서 번식을 하고 큰부리큰기러기는 스칸디나비아 북부에서 동쪽으로는 베링해 가까이에 있는 아나디리(Anadyr)까지 번식한다. 일반적으로 큰기러기는 최북쪽인 툰드라(Tundra)지역에서 큰부리큰기러기는 그 보다 남쪽인 타이가(Taiga) 지역에서 번식을 하고 있다. 이렇게 번식지가 다르지만 얼마든지 만날 수 있는 상황이어서 간혹 두 종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기러기를 만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 반면 쇠기러기는 북극권에 가까운 최북단 툰드라 지역에서 번식을 하고 있다.
 
  번식지 도래 개체수 채식지
큰기러기 툰드라 지역 많음 농경지, 평야
큰부리큰기러기 타이가 지역 적음 습지
쇠기러기 최북단 툰드라 지역 매우 많음 농경지, 평야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큰쇠기러기.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12pixel, 세로 521pixel사진 찍은 날짜: 2015년 09월 03일 오후 13:51
 그림 . 쇠기러기, 큰기러기, 큰부리큰기러기 번식지 비교


[성조의 주요 동정키] 간혹 잡종스러운 개체가 있기도 하지만 성조를 동정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우선 크기에서 차이가 난다. 큰부리큰기러기 〉큰기러기 〉쇠기러기의 순으로 크기 차이를 보인다.
 
  크기(L) 부리색 이마 몸 아랫면
큰기러기 84.5-90cm 검은색에 끝에 노란색 검은색 검은색 줄무늬 없음
큰부리큰기러기 90-100cm 검은색에 끝에 노란색 검은색 검은색 줄무늬 없음
쇠기러기 63-73cm 노란색+분홍색 흰색 검은색 가로줄무늬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20120320 029 화성.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00pixel, 세로 801pixel사진 찍은 날짜: 2014년 08월 26일 오후 11:42
그림2 . 쇠기러기와 큰기러기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071208천수만연수문화 (5).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00pixel, 세로 801pixel사진 찍은 날짜: 2014년 08월 26일 오후 11:42
 그림 . 쇠기러기 성조와 어린새

표를 보면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는 확실한 차이를 보인다. 그럼 큰기러기와 큰부리큰기러기는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다음의 표를 보면 알 수 있다.

 
  상대적 부리 길이 부리-이마
큰기러기 짧고 뭉툭한 부리 부리-이마 각짐, 둥근 이마
큰부리큰기러기 긴 부리 부리-이마 경사가 완만, 납작한 이마
 

하지만 큰기러기와 큰부리큰기러기는 과거 아종에서 이종으로 최근에 나뉜 새들이기 때문에 뚜렷한 특징을 찾기가 어렵다. 큰부리큰기러기의 부리 길이가 길다고는 하지만 중간 개체들이 있기 때문에 구별이 쉽지 않다. 또, 부리와 이마의 각도도 참 애매한 부분이다. 결국 큰기러기 머리는 둥글고 큰부리큰기러기 머리는 납작하다는 이야기이지만 현실적으로 납작한 머리를 가지고 있는 개체가 워낙 많고 야외에서 관찰했을 때, 머리의 각도에 따라 다르게 보이는 경우도 흔해서 구별이 쉽지 않다. 그래도 성조의 경우에는 이런 식으로 차이를 보이지만 새가 어린 경우에는 구별이 어려워진다. 특히 이번에 다루는 기러기들은 같은 속(Anser)에 해당하기 때문에 더더욱 어렵다.

겨울이 되면 전국에 많은 수의 기러기가 도래를 하는데 도래하는 장소가 어떤 곳이냐에 따라 관찰되는 기러기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철원, 파주, 김포, 시화, 화성, 서산 등에 있는 넓은 평야지대에는 대체로 큰기러기와 쇠기러기가 찾아온다. 그러나 우포, 주남저수지 등 물이 있는 습지에는 큰부리큰기러기가 많이 찾아온다. 형태적으로는 비슷하지만 선호하는 먹이가 다르기 때문이 아닐까 추측해 본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061225tjtks (73).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00pixel, 세로 801pixel사진 찍은 날짜: 2015년 09월 04일 오후 9:12
그림4 . 천수만에서 낙곡을 먹고 있는 큰기러기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081230 011주남.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00pixel, 세로 801pixel사진 찍은 날짜: 2014년 08월 26일 오후 11:42
 그림5 . 주남저수지에서 부들 줄기를 먹고 있는 큰부리큰기러기

[유조의 주요 동정키] 큰기러기와 쇠기러기를 구별하는 가장 큰 동정키 중에 하나가 몸 아랫면에 검은색 가로줄 무늬가 있느냐 없느냐이지만 새가 어리면 이 무늬가 없다. 따라서 몸 아랫면으로 큰기러기와 쇠기러기 어린새를 구별하는 것은 어렵다. 유일하게 다른 차이점이라면 부리의 특징이다. 부리는 성조의 특징이 어린새에서도 나타난다. 다만 이마는 쇠기러기의 흰색 테두리 무늬가 많이 얇아져서 거의 없는 경우도 있다.
 
  부리색 이마 몸 아랫면 날개덮깃 끝
큰기러기 검은색에 끝에 노란색 검은색 검은색 줄무늬 없음 흰색 띠 두꺼움
쇠기러기 노란색+분홍색 얇은 흰색 검은색 줄무늬 없음 흰색 띠 두꺼움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081002 송도 (15).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00pixel, 세로 801pixel사진 찍은 날짜: 2014년 08월 26일 오후 11:42
그림6 . 큰기러기 어린새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071003화진포 (61).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1200pixel, 세로 801pixel사진 찍은 날짜: 2014년 08월 26일 오후 11:42
 그림7 . 쇠기러기 어린새

 
[기러기류 바라보기] 기러기류 중에는 큰기러기나 쇠기러기 보다 구별하기 훨씬 어려운 새들도 많다. 또한 기러기류의 경우도 다양한 잡종이 관찰되기 때문에 애매한 개체가 많이 관찰된다. 새를 구별하는 것은 결국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 관찰하고 판단하여 구별하는 것이기 때문에 해석에 어려움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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