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로 감동하는 인천형 혁신학교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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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로 감동하는 인천형 혁신학교 꿈꾼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10.15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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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iMedia포럼 학술세미나 지상중계


주안영상미디어센터와 인천시교육청이 함께 하는 ‘제1회 iMedia포럼 학술세미나’가 남구 영화공간주안에서 15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열렸다.

류이 미디어교육연구소 이사장의 기조발제를 시작으로 서영원, 조용만, 이한수 교사가 각각 초중고등 발제를 맡았다. 초등은 ‘미디어로 소통하기’, 중등은 ‘지역사회와의 연계’, 고등은 ‘감성교육'이 주된 이슈였다. 발제에 이은 토론은 김기용(석남초), 이수석(석남중), 이승배(상정고) 교사가 담당했다.

류이 미디어교육연구소 이사장은 교실붕괴로 말문을 열었다. 수업시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는 싸움을 반복하다 명예퇴직을 한 교사도 있다며 이제는 한글이 아닌 영상, 모국어가 아닌 세계어, 글이 아니라 말, 인쇄문화가 아니라 디지털문화로 변화했다고 전했다. “스마트혁명 이후 ‘나는 미디어다’라는 명제가 어색하지 않다. 영상은 세계어로 등극할 거다”며 쓰나미처럼 밀려올 ‘미디어무브’의 진전을 역설했다.


‘소통을 위한 미디어의 활용’

서영원 석남초 교사는 “요즘 아이들은 ‘디지털 이주민’이 아닌 ‘디지털 원주민’이다. 그만큼 카메라나 영상이 자연스럽다. 아이들에게 기술을 어떻게 활용시키고 어느 순간에 어느 매체를 쓰는 게 효율적인지” 교육에서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서 교사는 아침마다 꾸준히 3분 스피치를 해왔다. 아이들에게 어떤 얘기든 좋으니 자기발표를 하게 하는 거다. ppt, 사진, 동영상, 직접시연(요리), 실제 물건 소개(애완견을 들고 온다든지) 등 방법은 가지각색인데 첫 번째로 발표한 아이를 따라하는 경우가 많았다. 일주일에 1-2회 진행한 뒤 어떤 방법이 더 좋았을지 반 아이들과 함께 의논한다.


‘혁신학교, 혁신마을로 함께 가는 길’

조용만 희망을 만드는 사람들 선생님은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패배감에 빠지는 원인을 주인이 될 수 없고 소외받는 지식 습득의 교육과정에서 찾았다. 대안으로의 미디어교육은 단순한 습득이 아니라 기획, 제작, 발표를 포함하는 창조행위다.

서구 가좌지역 5개 지역 중학교와 희망을 만드는 마을사람들이 만든 독서모임 F.B.I.(Freedom. Book. Individual-thinking)의 사례를 통해 독서모임과 혁신학교의 가능성을 강조하고 인천in 청소년기자단 활동경험을 소개했다.

“배우는 순간에 행동이 같이 결합돼야 한다. 기획, 추진, 표현 등이 행동으로 나타나고 하면 할수록 미디어활동이 저런 거구나, 하고 학생들이 느껴야 한다. 나이 먹어서 써먹어야겠다는 인식이 아니라 바로 이 순간 추진, 표현력이 동반돼야 학생이 주인이 될 수 있다. 청소년기자단은 직업체험과 체험학습, 글쓰기, 문화활동, 미디어교육 등이 혼합된 사례다.”

그는 또 “혁신학교는 지역사회가 참여하는 게 중요하다. 경기도의 성공사례를 보면 지역사회와 소통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자원을 학교 안으로 끌어들여 다양한 학습공동체 만드는 방안이 연구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이들이 싸가지가 없어질 수 있다, 학력이 저하될 수 있다는 이수석 교사의 문제제기에 관해서는 역시 왜 ‘싸가지 없게 행동하는가’에 집중하라고 했다. 참여 없는 단순 습득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셜넷 공감 스토리텔링’

이한수 인성여고 교사는 학교 식당에 ‘우리가 버린 쓰레기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주제의 영상을 틀었다. 줄 서서 기다리면서 자연스럽게 영상을 보게 된 학생들이 스스로 잔반을 줄여나갔다. 매달 150킬로그램 정도의 음식물 쓰레기가 줄었다.

또 학생들에게 ‘영상보고서’를 제작하게 했다. 각양각색의 보고서가 나왔고, 수업시간에 유익하게 활용하는 계기가 됐다. 방송반 학생들은 EBS의 지식채널을 패러디해 ‘인성채널’을 만들어 홈페이지에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의 효과는 크다. 이 교사는 내 학급이 아닌 ‘바로 저 아이’와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적응 못하는 학생들이 생길 수 있다. ‘만들 줄 모른다’며 마음을 닫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사연 있는 스토리텔링이다. 어떤 이야기에 감동하고 울컥하면 치유되기 마련이다. 수많은 시를 읽게 하고 그 중에 마음에 드는 걸 골라서 영상으로 만들어오라고 했다. 반응이 좋았다”

“인성여고는 원도심 지역에 있어서 소외된 아이들이 많다. 옳고 그름보다 손 잡고 안아주는 게 필요한 아이들이 점점 늘고 있다. 능력있고 공부 잘하는 애들은 알아서 잘한다. 그렇지 않은 애들을 어떻게 감쌀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영적 감수성, 헌신적인 감수성만큼 위대한 게 없다. 점수가 아니라 감동만이 누군가를 변화시킬 수 있다. 대입에 미디어를 활용하는 건 부차적인 문제다. 마음이 움직이면 공부도 하게 되지 않을까.”

미디어교육은 누구에게나 필요한가, 아니면 재능 있는 사람에게만?”

이날 박우섭 남구청은 처음부터 끝까지 포럼에 참여했다. 분과별 발제와 토론에 이어진 질의응답에는 송정로 iMedia 운영위원과 양회구 주안영상미디어센터장도 함께했다. 박 구청장은 질의응답 시간에 두 가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첫째, 글 잘 쓰는 애들에게 특화교육을 시켰던 것처럼 미디어교육도 재능 있는 아이에게 집중해야 하나? 둘째 미디어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교육효과가 있을까. 아니면 직접 만들어야 하나.

류이 미디어교육연구소 이사장은 “텔레비전이 나오면서 라디오는 죽을 거라는 말이 있었지만 반대로 더욱 자기역할 찾아서 가치가 상승했다.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영상으로 만들어서 표현해야 책이든 사진이든 타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다. 타 매체와 적대관계 아니라 상보적 관계가 형성된다. 글이 아니라 ‘말’이 곧 메시지가 되는 시대다. 기자가 글로 기사를 쓰는 것 외에 누군가의 영상인터뷰 자체가 기사화되지 않나. 국어교과뿐 아니라 모든 교과에 영상교육이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뮤직비디오 감독이자 대학에서 영화를 강의하고 있다는 장석현 씨는 영상기술을 가르치다보니 창조성을 억압하고 있다는 반성을 하게 됐다며, 현장에서 어떻게 조율할 수 있는지 질문했다.

이한수 교사는 가장 큰 고민이 평가나 숙제라는 압박에서 벗어나게 한 것이라며 그러나 영상이 문자보다 강제성에 대한 부담이 덜하다고 말했다. 감성교육을 위해 교육차원에서 집단모임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미디어는 살아가는 능력 길러주는 또 하나의 방법론

제1회 iMedia포럼 및 학술세미나는 미디어가 교육 현장뿐만 아니라 내 삶을 얼마나 풍부하게 하는가, 미디어를 통한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이 모아졌다. 미디어를 기법으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나’와 ‘친구’ ‘가족’을 돌아보는 교육이 돼야 한다는 데 대부분 동의했다.

미디어는 기계를 통해 수업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아닌 당면한 사회의 문화를 읽어내는 방법론이다. 살아가는 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사회를 맡은 김국태 부평초 교사는 “미디어 창조체험은 소통과 진정한 배움, 공감에 키워드로 혁신학교에 딱 맞는 아이템”이라며 인천시 교육청과 주안영상미디어센터, 각 학교가 상호 소통해 방향을 찾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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