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초등학교와 중학교 1학년의 일제형 중간·기말고사가 올 2학기부터 전면 폐지된다.

인천시교육청은 이청연 교육감의 공약 중 하나인 일제형 시험 폐지를 올해 2학기가 시작되는 오는 9월부터 단행하겠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2학기부터는 현재 각급 학년별 공통문제로 치르는 중간·기말시험을 없애는 대신 각 학급 및 반별 시험은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자율적으로 보는 시험의 내용도 교과서 내용의 암기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교육과정 중심의 이해 습득 정도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진다.

한 번의 시험에 의해 측정하는 것이 아닌 서술형 또는 논술형 평가, 구술시험, 찬·반 토론법, 실기 시험, 실험·실습법, 면접법, 관찰법, 자기 평가 보고서, 연구 보고서, 포트폴리오 등 다양한 평가기법들을 활용한다.

시교육청 김성기 교육과정기획과장은 "지금까지 실시한 시험으로 성적 산출과 점수식 통지는 과도한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과도한 경쟁심을 유발하는 등 부작용이 있었다“면서 ”상대평가에서 탈피해 창의적 사고력, 협력적 문제해결 능력, 인성 등 미래사회에서 요구하는 핵심 역량을 키울 수 있는 학습 방법으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일제형 시험이 폐지되면 지필평가도 학년별 계획에 따라 평소 교육과정 운영 중에 실시할 수 있다. 또한 학급별로 지필평가 문항을 달리 개발해 시행하는 등 다양한 과정 중심의 평가를 학교 교육과정 여건에 맞게 운영할 수 있다.

통지표도 현행 점수식 통지에서 성취기준 중심으로 학생의 성장 정도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서술형 방식으로 전환키로 했다. 오는 9월말에는 초등학교 3∼4학년군 4개 교과의 핵심성취기준 전체에 대한 서술형 평가 문항 자료집을 개발, 보급해 학교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 과장은 "서열 매기기를 조장하는 학력 신장 경쟁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역량을 기르는 교수·학습을 위해 수업을 개선하고, 평가가 학습의 일부가 되는 과정 중심의 평가 패러다임으로의 인식 전환을 위해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인천시 초등학교 학업성적관리 시행 지침'의 개정을 검토 중이다"고 설명했다.

인천시교육청의 전격적인 발표가 있자 찬반 의견이 엇갈렸다. 평등교육을 지향해온 전교조를 비롯한 단체들은 환영의 입장을 나타낸 반면 SMS 상에서는 너무 갑작스럽다는 의견과 함께 "좋은 건지 나쁜건지를 떠나 백년지대계를 너무 쉽게 접근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는 목소리로 일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