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 학생 급식비 지원, 대폭감소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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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학생 급식비 지원, 대폭감소 왜?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7.18 0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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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육복지점검]① 예산축소로 '학교장추천' 비율 줄이고 '사도장학금'에 의존

지난해까지 등록금, 급식비, 방과후 수업비를 지원받았던 저소득가정 학생이 올해부터 이 모든 걸 지원받지 못한다면?

교육부는 ‘원클릭시스템’을 통해 차상위 130% 이하 가정 자녀에 대해 의무 교육비를 지원해왔다. 소득수준이나 가족관계 등을 기입, 기준에 합당하다고 판단되면 학비와 식비 등 다수의 항목을 도와주는 것이다.

절차를 밟아 진행하는 것 외에 ‘학교장 추천제도’라는 게 있다. 경제적 어려움을 서류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학생의 사정을 잘 아는 담임이 상담을 통해 ‘지원요청’ 서류를 작성, 학교장 추천을 거쳐 교육청에서 서포트 받는다.

인천시교육청은 올해 ‘학교장 추천제’ 비율을 대폭으로 줄였다.

지난해까지 인천시 중고교 저소득층 아이들은 학교장 추천만 있으면 급식비를 지원 받을 수 있었다. 기준이 까다롭지 않아 기초생활수급자나 한부모가정 자녀의 경우 거의 대부분 혜택을 받았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 비율이 100%에 가까웠다고 전한다.

하지만 올해 인천시교육청이 학교장 추천을 통한 급식비 지원을 큰 폭으로 낮춰 ‘원클릭시스템’으로 지원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학생들이 급식비뿐만 아니라 등록금, 방과후수업 자유수강권을 지원받는 길이 요원해졌다.

인천시교육청, 올해 학교장 추천 비율 3%로 줄여

인천시교육청은 차상위 범위 130%는 지난해와 같이 유지하고, 학교장 추천제도 비율은 올해 3%로 줄였다. 지난해와 비교해 얼마나 줄었는지 궁금했지만 담당자는 “올해 담당자가 바뀌어서 그 점에 대해서는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인천시교육청의 올해 급식비 예산은 244억으로, 지난해 280억에 비해 36억이 감소했다. 교육청 전체 예산이 삭감되면서 함께 줄어든 것이다. 244억은 의무지원 대상자를 지원하기에도 벅찬 금액이라, 학교장 추천제 학생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추경을 통해 추가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담당자는 말한다. 하지만 받을 수 있을지, 얼마나 더 받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고, 학교장 추천 지원 비율 3%는 올해 말까지 고정되기 때문에 각급 학교의 어려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산, 의무지원 대상자 차상위 180% 이내

부산의 경우 전체 학생 지원의 25% 비율을 저소득층 학생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이 비율 내에서 의무지원 대상자와 학교장 추천 대상자를 적절히 조절한다. 의무지원 대상자가 많을 경우 학교장 추천 대상자 지원이 줄어드는 것이다. 전체 비율 25%는 변동이 없기 때문에 지난해와 올해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의무지원 대상자의 범위는 어떨까. 교육부는 차상위 130% 이하 학생들의 지원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부산은 이를 점차 늘려오다가 지난해부터 180% 이하 학생들을 의무지원 대상자로 정했다. 학교장 추천 비율이나 의무지원 비율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

서류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

인천의 한 고교에 재직 중인 ㄱ교사는 조건에는 충족하지 않지만 가난한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학교장 추천제였다고 말한다. 원클릭시스템에서 탈락한 아이들을 추가로 학교에서 심사할 수 있었는데 인천시교육청이 권한을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한부모 가정의 경우, 아버지가 돈을 벌어도 임대아파트 대출금을 내고, 자녀가 셋 정도 되면 형편이 어렵습니다. 사정은 딱하지만 소득이 확인돼 급식비 등을 지원받지 못하는 거죠. 서류상으로 아버지가 존재하지만 함께 생활하지 않아 생활비를 보조받지 못하는 케이스도 있어요. 엄마가 버는 돈으로는 생활비와 학비 조달이 불가능한 거죠.”

시스템으로 보호받는 아이들이야 문제될 게 없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을 지원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ㄱ교사는 “교육청 관계자가 현장에서 느끼는 어려움을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한다.

'사도장학금'에 의존하는 인천의 교육복지

‘사도장학금’이라는 게 있다. 선생님들이 매달 5천원, 1만원씩 걷어 어려운 학생들을 돕는다. 1998년 ‘IMF 위기’ 이후 지금까지 중고교 학교에서 관례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사도장학금'은 그동안은 연말정산 처리가 가능했지만 지난해부터 규정이 바뀌어 ‘재직 중인 학교 학생들을 돕는 경우’ 연말정산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됐다.

ㄱ교사는 “현재 재직 중인 학교는 물론 그 전 학교에서도 딱한 학생들을 돕는 선생님들의 손길이 있었다. 하지만 갑자기 학교장 추천으로 지원받지 못하는 학생의 수가 늘면서 그렇게 모아놓은 장학금도 크게 줄고 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전했다.

나날이 후퇴하고 있는 인천의 교육복지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 아닐 수 없다. 새 교육감 취임 이후, 사정은 과연 달라질 수 있을까?
 

 

*[인천교육복지점검] 두 번째로 ‘학교장 추천제도의 허와 실’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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