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만큼은 그들만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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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만큼은 그들만의 시간
  • 김광중 대학생기자단
  • 승인 2014.03.0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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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라디오의 시간'을 보고
 
KT&G 상상univ.
연극클래스의 연극 무대
 
연극 라디오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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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 초입에 걸려있는 라디오의 시간 포스터
 
 
2월의 마지막이던 지난 28일. 문학씨어터에서는 젊은이들의 열정이 다가오는 봄을 더욱 재촉하고 있었다.
연기와는 전혀 무관한 대학생들이 모여서 6주간 연습을 한 끝에 올리는 공연. 그 결실을 맺는 순간이었다.
 
연극의 제목은 라디오의 시간.
내용은 이렇다. 방송국에서 라디오 드라마 준비가 한창이다.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드라마를 위해 배우와 방송국 직원들이 모두 열심이다. 잘 흘러 갈 것만 같았던 드라마. 그러나 여주인공의 급작스런 변덕으로 여주인공의 극중 이름과 직업, 배경, 설정이 바뀐다. 이에 질세라 다른 배우도 자신의 이름을 바꾸겠다고 아우성치고 드라마 내용은 점점 뒤죽박죽이 되어간다. 그 속에서 어떻게든 상황을 이어가려는 스태프와 배우들의 노력이 웃음 아닌 웃음을 자아낸다. 그래도 스태프들과 배우들의 사투로 드라마는 잘 마무리 된다.
 
연극은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게 흘러갔다. 많이 연습했음을 누가 봐도 알아 챌 수 있을 정도였다. 14명의 배우들이 거의 동시에 무대 위 같은 공간에서 연기를 한다. 중간 중간에 배우들이 나가고 들어오기를 반복하지만 평균 7~8명의 배우는 항상 무대 위에 있었다. 산발적으로 터져 나오는 대사들로 스토리가 이어져 나갔는데 대사와 대사 사이, 장면과 다음 장면의 전개가 꽤나 매끄러웠다. 살짝 끊기는 부분이나 중간에 벙 뜨는 부분이 있을 법도 한 대 그런 점이 없는 것으로 보아 배우들의 연습량을 추측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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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의 시간 공연모습. 전방의 빨간 무대 위가 드라마 성우. 왼쪽 테이블에 있는 사람들이 방송국 직원들이다. 출처=김정년
 
많은 배우가 무대 위에 동시에 있다고 해도 대사를 하거나 보다 집중 받는 인물은 한두 명 정도이다. 관객은 주로 그러한 인물들에 집중한다. 그러나 이 때 대사가 없는 다른 배우들도 각자 자기 할 일이 있었다.  옆 배우와 조그맣게 대화를 나누는 등 무언가를 하고 있다. 이렇게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 쓴 모습은 보기 좋았다. 반면 이런 디테일이 동시에 약점이 되었다. 한  장면에서  배우가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중요 대사를 하고 있는 동안에 다른 배우들도 무어라 말하거나 행동을 하고 있었다. 덕분에 눈과 귀가 핵심 배우에 집중하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또한  무대에 많은 수의 배우가 동시에 있다 보니 시선이 분산되어 다소 산만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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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의 시간 공연장면. 많은 배우가 동시에 무대위에 있어 다소 산만해 보인다. 출처=김정년
 
 
 라디오의 시간이라는 작품을 선택한 것에 있어 연출자의 세심함도 느낄 수 있었다. 14명의 배우가 출연하면 흔히 주연이 있고 조연이 있듯이 각 배우마다 작품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에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한번 뿐인 도전이 될 수 있는 배우들에게는 누구나 비중 있는 역할을 차지하고픈 욕심이 있었을 것이다. 라디오의 시간은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이 관객의 이목을 사로잡을 수 있게끔 역할 분배가 적절히 잘 이루어 져 있었다. 이로써 배우로 출연한 친구 얼굴 한번 보러 온 관객들이 실망하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자신의 친구가 한 두 마디만 하고 연극이 끝나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KT&G에서 운영하는 상상유니브 연극 클래스. 비교적 적은 비용(50000원)으로 연극도 배우고 직접 무대에 서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스펙 쌓기에 지친 대학생들에게 한번 쯤 추천해 보고 싶은 경험이다. 다음 연극 클래스는 2014년 여름 방학 때 있을 계획이다. 올 여름 무대에서 자신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게 하고 싶다면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
 
 
인천in 대학생 기자단
 
김광중 kracht@hufs.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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