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치료가 잘 안되었던 이유, 알아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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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치료가 잘 안되었던 이유, 알아보니
  • 신우항
  • 승인 2023.04.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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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과 우리사회]
(7) 돌다리도 두드리기

 

우리 속담에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 라는 말이 있다.

돌다리는 견고해서 쉽게 무너지지 않지만, 혹시 모르니 두들겨 봐서 안전함이 확인되면 건너라는 말이다. 즉 비록 잘 아는 일이라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서 실수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뜻이다.

2018년 2월의 어느날, 소장님과 같은 교회의 집사님이신 G아동 어머님은 진실한 크리스챤이며, 아름다우신 분이셨다.

겉으로 보기엔 전혀 문제 없는 초등 2년 남자 G아동을 대동하고 오신 어머님은 "우리 아이가 난독증 같다고 하는데 검사 가능한가요?" 라고 물으셨다.

"네 가능합니다. 난독검사를 예약하시면 됩니다."

1학년 때 담임선생님으로부터 난독이 의심된다고 말을 듣고 2학년이 되기 전에 확인하고 싶은 것 같았다.

KORLA(한국어 읽기검사)에서 해독, 읽기이해, 문단글 읽기 유창성 부분에서 모두 1% 미만이 나왔고, 읽기지수 1, 2, 읽기-언어지수 1, 2 모두 1% 미만이 나와 전형적인 난독으로 판명 되었다.

G아동 어머님께 평가상담에서 아동의 상황을 거짓없이 설명하고 차 후 어떤 치료들이 필요한지 자세히 안내해 드렸다.

우려했던 결과가 눈으로 확인 되자 어머님은 눈시울을 붉히시며, 거듭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하셨다.

G아동은 언어치료 주 2회, 심리놀이치료 주 1회를 말씀드렸고 심리치료는 타 기관에서 받으시기로 약속하셨다.

약 5개월 후 G아동의 언어를 담당한 소장님이 이상한 점을 말씀하셨다. G아동이 심리치료를 받고 있다면, 지금과 같은 상황이 아닐텐데 이상하게 언어치료의 진행이 잘 안된다고 하셨다.

확인 해 봐야 했다. G아동 어머님께 심리치료를 하고계신지 조심스레 여쭈어 봤다.

"당연히 받고 있죠 XXXXX치료센터에서 받고 있어요,"

"그럼 어머님 다음에 오실때 XXXXX치료센터에서 5개월 동안 받은 소견서 좀 준비해 주세요."

며칠 후 소견서를 받은 우리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분명 평가서에도 심리놀이치료 필요 라고 정확히 적혀 있는데, 심리놀이치료가 아닌 감각통합치료를 받고 있었다.

XXXXX치료센터도 김포에서 굉장히 유명한 곳인데 심리치료를 받아야 할 아동에게 감각통합치료라니... 마치 배가 아픈데 치과간 것과 무엇이 다른가?

G아동 어머님도 놀란 눈치셨다. 이 중요한 시기에 5개월을 허송세월 이라니... 소장님 아니였음 큰일날뻔 하지 않았는가... 당장 XXXXX치료센터 그만 두시고 다른 곳을 알아보라 말씀드렸다. 

이런 일은 치료에서만 일어나는게 아니다. 예전 필자가 수학을 가르칠때 한 아동이 학원을 초등 저학년 부터 중등까지 꾸준히 한 학원만 다녔고, 아동 어머님도 공부 잘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중등 말에 수학 성적이 하도 안나와서 필자가 테스트 해 보니 초등 저학년 수준밖에 안나와 어머님이 울분을 토한 일이 있었다.

치료실도, 학원도 잘 하고 있겠거니 믿고 있으면 안된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후회 해 봐야 시간 낭비 돈낭비 보상 받을 길이 없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면 안된다. 지금 당장 학습 부분 확인하시고, 치료 부분 꼼꼼히 따져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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