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호 출렁다리 칠갑산 소원바위, 참 명물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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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장호 출렁다리 칠갑산 소원바위, 참 명물이네!
  • 전갑남 객원기자
  • 승인 2023.03.1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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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기행] 충남 청양군의 칠갑산 천장호 출렁다리를 찾다.

충남 청양 하면 얼른 특산품 고추와 구기자가 떠오른다. 특히, 매운맛의 대명사로 널리 알려진 청양고추는 너무 유명하다. 눈물 콧물 훌쩍, '고추 먹고 맴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청양고추는 매운맛으로 입맛 돋우는데 최고이다. 구기자 또한 칠갑산 기슭에서 1,000여 농가가 대를 이어 농사를 짓고 있어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가수 주병선 부른 '칠갑산'에 나오는 '콩밭 매는 아낙네상', 천장호 출렁다리 입구에 있다.
가수 주병선 부른 '칠갑산'에 나오는 '콩밭 매는 아낙네상', 천장호 출렁다리 입구에 있다.

'콩밭 매는 아낙네야', 가수 주병선이 불러 히트 친 노래 <칠갑산>의 고장이 청양이다. 칠갑산은 깊고 웅장한 산세로 산줄기가 여러 갈래로 뻗어있고, 빼어난 수려함 때문에 충남의 알프스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해발 561m의 칠갑산이 품은 또 하나의 명소. 천장호가 바로 그곳이다. 우리 일행은 칠갑산 동쪽으로 뻗어내린 산자락 끝에 자리 잡은 천장호를 찾았다. 주차장에서 이동하자 '콩밭 매는 아낙네상'이 마중이라도 나온 듯 정겹다. 노랫말에서 나오는 '콩밭'은 예전 궁핍했던 우리네 삶의 터전이었다. '포기마다 눈물 심는 것은', 어렵고 힘든 삶 속에 한과 슬픔이 녹아있음을 뜻하리라. 요즘 젊은 세대들에게 '콩밭'이란 이미지에 그런 의미가 있나 싶겠지만, 노래 <칠갑산>에서는 우리 어머니들의 정한이 담겨 있다. 민요풍의 <칠갑산>을 듣고 있노라면 콧날이 시큰해진다.

노래는 애달프지만, 청양 칠갑산은 절경과 함께 또 다른 명물이 자리잡고 있다. 보기만 해도 아찔한 천장호 출렁다리는 청양군의 자랑거리이다. 다리 길이가 207m, 2009년 개통될 때만 해도 국내에서 가장 긴 출렁다리로 알려졌다. 지금이야 여러 지자체에서 긴 출렁다리를 많이 놓아 최장 자리를 내주었지만...

청양고추와 구기자를 상징하는 청장호 출렁다리 주탑. 빨간색으로 눈에 확 띄인다.
청양고추와 구기자를 상징하는 청장호 출렁다리 주탑. 빨간색으로 눈에 확 띄인다.

아무튼, 천장호 출렁다리는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과 수려함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불러들인다. 다리 위에 거대한 빨간색이 눈에 확 뜨인다. 자세히 보니 청양의 명물 고추와 구기자를 상징하고 있다. '세상에서 가장 큰 고추와 구기자'의 웅장한 모습에 시선을 압도한다. 이곳이 포토존인 모양이다. 빨간색을 배경으로 여행자들은 인증사진을 날리기에 여념이 없다.

천장호 출렁다리의 위용.
천장호 출렁다리의 위용. 좌우로 출렁거리는 것 때문에 사람들은 즐거워한다. 
출렁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참 아름다웠다.
출렁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호수는 참 아름다웠다.

본격적으로 한발 한발 출렁다리를 건너가 본다. 주탑을 지나면서 흔들흔들 출렁거림이 심하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이곳은 왼쪽 오른쪽 30~40cm 정도 흔들리게 설계되었다고 한다. 짜릿한 맛에 사람들 표정은 각각이다. 앞선 한 할머니는 "너무 흔들려 어지럽고 정신이 하나도 없다."라면서도 얼굴에는 만면의 미소이다. 조심스레 발을 옮기는 꼬마는 "엄마, 엄마! 무서워!" 하며 울상이다. 그래도 엄마 손을 꼭 붙잡고 발길을 옮긴다. 다리 중간중간에서 바닥을 내려다볼 때는 아슬아슬한 묘미가 느껴진다.

다리 한가운데 서자 넓은 호수의 쪽빛 물결이 가슴까지 푸르게 한다. 호수에 반추되는 숲의 그림자도 너무 아름답다. 숲이 호수와 잘 어울린다.

달랑 달린 커다란 구기자 모양이 천장호 출렁다리를 더 아름답게 한다.
달랑 달린 커다란 구기자 모양이 천장호 출렁다리를 더 아름답게 한다.

어느덧 다리의 끝. 여기서 칠갑산 정상까지는 왕복 4.6km이다. 만만찮은 거리라 시간상 등반은 포기하였다. 그냥 돌아서기 아쉬워 가까운 거리의 소원바위로 향하였다. 데크길을 깔아놓아 편안하다.

열심히 이정표를 따라 올라가 보니 소원성취함이 보인다. 이곳에서 소원을 담은 쪽지를 쓰고 바위 앞 금줄에 걸어놓는 모양이다. 바위를 보니 평범해 보이는 바위다.

그럼 소원바위에는 어떤 사연이 서려 있을까? 바위는 일명 '잉태바위'라고도 부르는데, 안내문을 읽으니 참 재미있다.

한 아주머니도 소원을 걸고 있다.
한 아주머니도 소원을 걸고 있다.

소원바위는 예로부터 정성을 다해 어루만지며 기도를 하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시집 보낸 딸이 5년이 지나도록 아이가 없자 친정어머니는 이 바위에서 여러 날 정성을 다해 기도하였다. 그러자 칠갑산 수호신이 감탄하여 아기를 잉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아기는 자라 훗날 용호장군이 되어 거란족으로부터 고려를 구했다고 한다. 사람들은 소원바위 아래 천장호가 여성 자궁 형상을 하고 있어 임신과 자손 번창을 상징한다고 믿고 있다.

칠갑사 소원바위 앞 소원성치함. 이곳에서 사람들은 쪽지에 소원을 담아 금줄에 소원을 건다.
칠갑산 소원바위 앞 소원성치함. 이곳에서 사람들은 쪽지에 소원을 담아 금줄에 소원을 건다.
소원이 주렁주렁 걸렸다.
소원이 주렁주렁 걸렸다.

소원바위 금줄에 소원을 담은 수많은 쪽지가 걸렸다. 저마다 마음속에 품은 소원을 들어주십사 하는 기원을 담았으리라. 특히, 잉태바워라 하여 아이 하나 점지해달라는 쪽지는 예사롭지가 않다.

아주머니 한 분이 바위 앞 금줄에다 소원 쪽지를 걸고 있다.

"무슨 소원을 빌었어요? 혹시 손주라도?"
"시집간 딸이 아직 소식이 없네요. 그래서 저도 그냥..."
"많은 분이 소원 쪽지를 거는 걸 보면 영험이 있나 봐요! 꼭 소원 이루세요."
 

우리나라 출산율이 OECD 국가 중 최하위! 아주머니는 아이가 많이 태어나도록 소원바위가 신령한 영험을 내려주면 좋겠다며 두 손을 모은다.

합계출산율이 0.78까지 떨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러다 인구절벽을 넘어 인구소멸까지 걱정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저출산 고령화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와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는 인구정책을 펼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천장호 출렁다리를 건너오며 자연이 펼쳐놓은 아름다운 우리 강산을 후손들이 대대로 영원히 누리는 세상이 되기를 기원해 본다.

 

칠갑산 소원바위 전설 속에 등장하는 황룡상. 천장호 호수에 수호신처럼 지키고 있다.
칠갑산 소원바위 전설 속에 등장하는 황룡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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