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날에도 기쁨을 찾아낸 용감한 소년 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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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의 날에도 기쁨을 찾아낸 용감한 소년 아담
  • 최원영
  • 승인 2023.03.1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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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95화

똑같은 상황에서도 사람에 따라 그 상황에 대응하는 방식이나 태도는 다릅니다. 왜 이렇게 되는 걸까요?

그것은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했느냐, 즉 그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느냐, 아니면 부정적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긍정적으로 바라본다는 것은 그 상황이 아무리 나쁜 상황이라고 해도, 그 상황이 오히려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긍정적인 태도는 어떤 상황이든 그 상황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태도로 이어집니다. 일단 의미와 가치가 부여되면 그때부터 고약한 상황이라고 여겼던 것이 극복해야만 하는 상황이라 판단하게 되고, 어차피 해야 할 일이라면 이왕이면 기꺼이 즐겁게 해내겠다고 마음먹게 됩니다.

지난주에 소개한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가네히라 케노스케)에 실린 예화 하나를 더 살펴보겠습니다.

 

마라톤의 다카하시 나오코는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였다. 시합 직후 인터뷰에서 그녀는 “굉장히 즐거운 42km였다.”라고 했다. 이번엔 베를린 마라톤에서 2시간 20분대 기록을 깼다. 여자 마라톤 사상 최초의 쾌거였다. 달리기 전, 기분을 묻는 말에 그녀는 ‘이제 42km밖에 안 남았다.’라고 했다. 가혹한 훈련을 계속해왔기 때문에 그렇게 말할 수 있었으리라.

 

마라톤 풀코스인 42km를 출발하기 전에 이미 그녀는 그 힘든 과정을 긍정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42km밖에 안 남았다.’라고 말했으니까요.

동심(童心)은 호기심이라고 했습니다. 호기심이야말로 ‘긍정’의 대명사입니다. 어린아이가 얼마나 긍정적인지를 알 수 있는 좋은 예가 「따뜻한 영혼을 위한 101가지 이야기」(잭 캔필드)에 나옵니다.

 

6살 내 딸 켈리. 어린이 병원에서 두 번째로 흉부 절개수술을 하고 회복하는 동안,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져 다른 아이들과 함께 지내게 됐다. 그런데 일부 일반병실이 폐쇄되는 통에 켈리는 암 환자를 위해 마련된 병동에 있게 됐다.

켈리 옆 병실에선 아담이란 6살짜리 소년이 백혈병과 싸우고 있었다. 아담은 매달 며칠간 병원에 입원해 화학요법 치료를 받았다. 그는 매일 약품 가방이 매달린 봉을 밀면서 켈리 병실에 놀러 오곤 했다. 몇 시간 동안이나 얘기를 하며 우리를 즐겁게 했다. 아무리 어려운 상황에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유머를 잃지 않았다.

어느 날, 나는 지쳤고 켈리가 회복하지 못할까 봐 불안해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음울한 날씨는 기분까지 어둡게 했다. 창가에 서서 비 내리는 하늘을 바라볼 때 아담이 왔다. 나는 그 아이에게 참 우울한 날이라고 하자, 아담은 언제나처럼 미소 띤 얼굴로 나를 보더니 쾌활하게 이렇게 말한다.

“제겐 매일매일이 아름다운 걸요.”

그날 이후 내겐 우울한 날이 없어졌다. 아담이란 저 용감한 6살짜리 소년이 말한 지혜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되새기면서, 아무리 최악의 날이라 해도 기쁨을 찾아낼 수 있을 테니까.

 

같은 책에 실린 또 다른 예화입니다.

 

나는 야구나 축구를 하기엔 어려요. 아직 여덟 살도 안 되었거든요. 우리 엄마가, ‘너는 야구를 해도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그렇게 빨리 뛸 수는 없을 거야.’ 하고 말씀하셨어요. 나는 엄마에게 내가 그렇게까지 빨리 뛸 필요는 없을 거라고 말했지요. 야구를 하면, 난 틀림없이 홈런을 쳐서 공을 운동장 밖으로 날려버릴 테니까요. 그러면 홈까지 걸어갈 수 있죠.

 

대단한 긍정이죠? 아이들이 해맑은 이유가 저런 밝은 생각 때문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살다 보면 이런 일 저런 일로 마음에 상처를 받곤 합니다. 이런 게 삶일 테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일로 인해 우리의 삶이 망가지게 내버려 둘 수만은 없습니다. 다행스럽게도 그런 상황을 이전보다 훨씬 더 나은 삶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지혜 역시도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오늘 우리가 함께 사유하고 있는 ‘긍정적인’ 태도입니다.

오늘 하루도 여러분의 긍정적인 태도로 인해 백혈병을 앓고 있는 소년 아담처럼 최악의 날에도 기쁨을 찾아내는 하루가 되시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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