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마음의 소리를 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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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청, 마음의 소리를 들어라
  • 윤세민
  • 승인 2023.01.18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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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민 교수의 자기계발 칼럼 - ‘소통과 대화’]
(20) 경청의 자세와 방법
바닷가 소라는 사림의 귀를 닮았다. 소라에서 바다의 소리를 듣는다면, 경청은 마음의 소리를 듣게 한다.
바닷가 소라는 사림의 귀를 닮았다. 소라에서 바다의 소리를 듣는다면, 경청은 마음의 소리를 듣게 한다.

 

이청득심과 이순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격언이 있다. 《논어(論語)》 <위정편(爲政篇)>에 나오는 사자성어로서, “잘 듣는 것으로 마음을 얻는다”는 뜻이다. 이 사자성어는 옛날 노(魯)나라 왕이 바닷새를 궁(宮) 안으로 데려와 술과 육해진미를 권하고, 풍악과 무희 등으로 융숭한 대접을 했지만, 바닷새는 어리둥절해 슬퍼하며 아무것도 먹지 않아 사흘 만에 죽었다는 일화에서 유래하였다. 노나라 왕은 바닷새의 의사와는 전혀 상관없이 자신이 즐기는 술과 음악 그리고 음식이 바닷새에게도 좋을 것이라 착각을 하고 밀어붙인 것이다.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상대방 입장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리라.

오늘의 우리도 독단적 고정관념과 이분법적 사고방식으로 또 다른 바닷새, 상대방을 당황케 하고 죽이고 있지는 않는지. 진정한 소통은 단순한 의사전달을 넘어서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진정한 소통은 바로 ‘경청’에서 출발한다.

이청득심(以聽得心),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지혜이다. 판단하려는 나를 비워내고 나의 내면에 또 상대의 말과 마음에 귀 기울이면 새로운 나와 너를 발견할 수 있다. 내 안의 너, 네 안의 나를 받아들이고 이해하면 진심과 진실의 목소리가 들린다. 경청, 서로에게 귀 기울이는 것은 나와 너, 모두를 살리는 창조적 공존의 길이다.

만년의 공자(孔子)가 《논어》 〈위정편〉에서 회고한 ‘이순(耳順)’이란 타인의 말이 귀에 거슬리지를 않는 경지이며, 어떤 말을 들어도 이해를 하는 경지요, 너그러운 마음으로 모든 걸 관용하는 경지이다. 이순이 곧 경청이다. 공자도 60세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순의 경지에 도달했다”고 할 정도로 어려운 것이 경청이다.

그렇다. 사람이 말을 배우는 것은 2년이면 족하나, 경청을 배우는 것은 60년이 넘게 걸리는 어려운 일인 것이다. 이순이 지난 나이에도 귀에 거슬리게 들리는 말이 있다는 것은 아직도 자신의 수양이 부족하다는 증거이리라.

 

소극적 경청과 적극적 경청

경청에는 소극적 경청과 적극적 경청이 있다.

먼저, 소극적 경청은 상대방의 이야기에 대해서 특별한 외현적 표현 없이 수동적으로 듣는 경우를 말한다.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그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잘 들어 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대방이 비록 모르는 이야기나 관심 없는 이야기를 하더라도, 최대한 열심히 또 재미있게 들어 주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상대방이 말하는 화제를 성급히 다른 화제로 돌리거나 반박한다면, 상대방은 자신의 이야기를 제대로 듣지 않고 있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도 소극적 경청에서 기인한다.

제대로의 경청은 적극적 경청이다. 적극적 경청은 열심히 듣는 것을 넘어 피드백까지 포함한다. 즉, 상대의 말에 따라 맞장구, 추임새, 호응 등이 해당한다. 상대방의 말을 열심히 또 재미있게 듣고 있다는 것을 외적으로 표현해 주는 것이다.

“아~ 그렇구나, 정말?, 그랬어?, 그리고?, 대단하다!” 등등의 즉각적 피드백을 터트리자.

더 나아가 상대의 방금 한 말을 간략히 재구성, 요약해 주는 것도 적극적 경청이다.

“그러니까 ‘OOO~’라고 말씀하시는 것이군요. 제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등으로 따뜻한 피드백을 주면 된다.

 

경청의 자세

이제 결론적으로 ‘경청의 자세와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먼저, 경청의 자세에 대해 아래와 같은 지침을 드린다.

- 편안한 자세로 상대방과의 물리적 거리를 줄여라.

- 배려하는 마음으로 상대방과의 정서적 거리를 줄여라.

- 시선은 다정하게 상대방을 향하라.

- 눈을 마주보면서 이야기하라. 서로 마음의 창을 들여다보듯.

- 의식적으로 신경을 써서 오가는 신호(신체언어)를 놓치지 말라.

- 상대방의 작은 몸짓, 말투에도 주의를 기울여라.

- 가끔 고개를 끄덕이는 등의 몸짓으로 잘 듣고 있다는 걸 알려주라.

- 상대의 말에 따라 맞장구, 추임새, 호응 등을 적극적으로 하라.

- 대화 이외의 것들을 의식적으로 차단하라. 물리적, 심리적 잡음을 차단하라.

 

경청의 방법

이어서 경청의 방법에 대해 아래와 같은 지침을 드린다.

전에 늘 ‘경청부터’ 생각하라.

- 상대방의 정서를 잘 파악해서 가능한 그에 맞춰라.

- 상대방이 특정 주제를 말하는 이유, 동기 등을 파악하라.

- 상대가 말할 때 함부로 끼어들지 말라. 상대는 무시당했다고 느낀다.

-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면 솔직히 또 예의 있게 재차 물어보라.

- 상대가 한 말을 바탕으로 묻되, 내 말보다는 상대 대답에 귀 기울여라.

- 상대가 방금 한 말을 자신의 말로 짧게 요약해 주면서 말을 이어가라.

- 자신의 말을 덧붙이고 싶을 때는 상대가 방금 한 말과 연관시켜 말하라.

- 잠시 침묵이 흐를 때는, 당황하거나 두려워하지 말고 침착하게 침묵마저 즐겨라.

- 모범의 될 만한 대화에 많이 접하고 잘 관찰하라.

- 모범 대화, 특히 경청의 장점과 스킬들을 모아 연습하라.

 

경청, 마음의 소리를 들어라

바닷가 소라는 사림의 귀를 닮았다. 소라에 귀를 대고 기울여 보라, 바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내 앞의 사람의 말에 정성껏 귀를 기울여 보라, 그 사람의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대화는 경청이다. 경청에서 출발한다. 잘 들어야 제대로 마음을 듣고, 비로소 마음을 얻는다. 위에서 드린 경청하는 자세와 방법, 그리고 상대를 배려하고 소통하고자 하는 열린 마음, 진정과 열의 등을 갖추면, 당신은 이미 훌륭한 대화의 성공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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