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노동자 주택 '부평 영단주택’ 기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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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노동자 주택 '부평 영단주택’ 기록화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2.12.21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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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역사박물관, ‘산곡동 87번지, 부평 영단주택’ 학술총서 1,2권 발간
인천육군조병창 강제 동원 노동자 합숙소 발굴도 이뤄내

철거를 앞둔 인천 부평구 ‘산곡동 영단주택’의 흔적이 기록으로 남았다.

21일 부평역사박물관은 ‘산곡동 영단주택’으로 불린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노동자 주택의 학술조사를 마치고 ‘산곡동 87번지, 부평 영단주택’ 학술총서 1,2권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부평역사박물관에 따르면 최근 산곡동 영단주택이 도시 재개발 사업으로 전면 철거가 예고됨에 따라 지난 2014년 첫 지역 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발간했던 ‘산곡동 노동자 주택’의 미흡했던 부분을 보완하고, 철거 전후의 현상을 기록하고자 2021년부터 2022년까지 재조사를 실시했다.

영단주택은 1941년 7월 1일에 설립된 조선주택영단이 ‘노무자, 기타 서민 주택의 공급’을 목적으로 건설한 노동자 주택을 말한다. 조선주택영단은 경성, 청진, 인천, 평양, 부산 등에 1천 호 이상의 영단주택을 건립했으며, 인천은 부평 산곡동 87번지에 집중됐다.

산곡동 영단주택은 그동안 일제강점기 부평의 군수 기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1941년 5월 개창한 인천육군조병창에 강제 동원된 조선인 노동자에게 임대용 주택을 공급할 목적으로 건설됐기 때문에,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생활상 파악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산곡동 영단주택은 인천육군조병창에 근무하는 노동자가 가족 단위로 주택을 임대해 거주하는 형태로 알려졌는데, 이번 조사를 통해 인천육군조병창에 강제 동원됐던 노동자들이 집단 기숙했던 합숙소가 현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학계 최초로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학술총서는 1권 학술편(역사·건축·실측·민속)과 2권 자료편(구술·에세이·사진)으로 구성됐다.

학술조사를 기획하고 학술총서 편찬을 담당한 손민환 부평역사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이번 조사를 통해 지금까지 학계에 보고되지 않았던 인천육군조병창 노동자 합숙소를 발굴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내년 상반기에 이번 학술조사의 성과를 공유하는 학술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술총서는 인천시 공공도서관 및 유관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며, 부평역사박물관 누리집(https://portal.icbp.go.kr/bphm/)에서 전자 파일 형태로 제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부평구 산곡동 영단주택 (사진=부평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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