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의 도시 인천' 3년 만에 다시 깨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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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의 도시 인천' 3년 만에 다시 깨어나다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07.01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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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대 사람들] 김종현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인천은 합창 역사가 가장 깊은 도시... 시민들과 저변 넓혀나갈 것"
김종현 인천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움츠렸던 ‘합창의 도시 인천’이 기지개를 켜고 다시 일어난다.

인천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서양문물이 가장 빠르게 들어오던 곳으로 오래된 합창·중창의 역사를 자랑한다. 개항기 당시 학교와 교회가 세워지며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합창을 접했다. 학교 합창단과 교회 성가대를 중심으로 합창 문화는 인천에 스며들었다.

과거 대다수의 학교가 교내 합창단을 운영했지만, 입시전쟁으로 인해 거의 문을 닫은 실정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가 터지면서 아마추어 합창단의 활동에 브레이크가 걸렸다. 지난 2년간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올스톱’된 상황이었다.

올해는 뜻 깊은 한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중지됐던 ‘합창지휘자 아카데미’와 ‘인천합창대축제’가 3년 만에 재개되기 때문이다. 합창지휘자 아카데미는 7월 4일·11일 2회에 걸쳐 진행되며, 인천합창대축제는 9월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개최된다.

특히 인천합창대축제는 인천에서 활동하는 합창단이 모이는 자리로, 인천지역 합창의 저변 확대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합창의 도시’라는 명성을 되찾기 위해 인천시립합창단은 아마추어 합창단, 중·고교 합창단 등이 다시 자리를 잡도록 활동을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2019년 인천합창대축제 연합합창 공연 모습

■ 인천 합창의 꽃 ‘인천합창대축제’

올해 21팀의 합창단이 오는 9월 송도 아트센터인천에서 기량을 겨룰 예정이다. 다만, ‘연합합창’은 만나볼 수 없다. 합창대축제의 상징인 연합합창은 500여 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무대에 올라 김종현 예술감독의 지휘에 맞춰 하나 되는 공연이다.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아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비말 전염이기 때문에 합창단은 특히 주의해야 해요. 올해는 인천에서 합창이 완전히 멈췄다가 다시 재개된다는 데 의미를 부여하고 싶습니다.”

경연위주로 운영됐던 합창 행사에 인천은 ‘합창대축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합창대축제는 인천의 합창단이 모여 ‘왁자지껄’ 소통하는 축제로 경연대회가 아니다.

인천에서 활동하는 합창단들이 큰 무대에 서서 서로 교류하고 자극을 받아 합창 발전을 이루고자 기획됐다. 합창 도시 인천의 위상이 지켜지기를 바라는 김 감독의 마음이 담겨있다. 그는 든든한 아마추어 합창단 없이는 합창의 저변 확대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대축제를 통해 프로 합창단과 아마추어 합창단이 모여 새로운 시너지가 발현할 것으로 기대된다.

 

■ 깊어진 지휘자들의 고민

2015년 시작된 합창지휘자 아카데미는 매해 상·하반기에 실시되어 왔다. 코로나19로 잠시 멈췄지만, 올해부터 하반기 시작에 맞춰 다시 문을 연다.

이번 아카데미는 7월 4일·11일에 진행되며, 각각 강의와 실습 위주로 운영된다. 오랜만에 재개되는 만큼 강의는 기본에 초점을 맞춰 진행할 예정이다.

일단 한번 모이자는 마음이 강했던 김 예술감독은 미루지 않고 빠르게 아카데미의 재시작을 결정했다. 짧은 기간 모집했음에도 불구하고 30여 명의 지휘자가 참여의사를 밝혔다.

“지금이 바로 지휘자들이 가장 목말라 있을 때이자,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에요. 아카데미가 짧게 진행돼 아쉬움이 남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올해 안에 한 번 더 아카데미를 열고 싶습니다.”

프로합창단을 제외한 아마추어 합창단은 2년간 멈춰있었다. 그동안 단원들이 다른 사회활동에 익숙해졌기 때문에 지휘자들은 옛날처럼 사람들이 다시 모일 거라는 확신이 없는 상황이다.

“지휘자들이 같이 모여서 의견을 나누고자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아마추어 합창단이 다시 활성화 되는데 도움이 되고자 저의 기술도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 사라지는 중·고교 합창단… 멈춰버린 아이들의 노래

과거 인천지역 학교들은 합창단을 운영하며, 교내 합창대회를 열어왔다. 그러나 치열한 입시에 밀려 아이들은 합창과 멀어지고 있다. 인천의 자랑이었던 중·고교 합창단이 거의 전멸한 상황이다. 더 이상 학교에서 아이들의 노랫소리가 더 이상 들려오지 않고 있다.

이에 김종현 예술감독은 학교 음악선생님들과 교류하며, 여름마다 고교연합 합창단을 운영하는 등 중·고교 합창단의 명맥을 잇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이들은 합창을 통해 사회화를 배울 수 있다. 한 명도 소외되지 않는 단체 활동이고 각자 역할을 맡아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기 때문이다. 합창을 끝낸 뒤에 찾아오는 ‘성취감’은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동력이 된다.

“중·고교 합창단이 점점 사라져간다는 사실이 너무 안타까워요. 활성화 시킬 방안을 찾기 위해서는 혼자만이 아닌 교육청 등 여럿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들에게 좀 더 노래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어요.”

김종현 예술감독은 합창대축제에 중·고교 합창단의 참가를 바라고 있다. 비대면 수업도 끝난 지금, 합창대축제가 아이들이 다시 모여 노래하는 기회로 발전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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