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안전지수 - 인천 미추홀구가 154위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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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안전지수 - 인천 미추홀구가 154위라고?
  • 정혜진
  • 승인 2022.02.11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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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정혜진 / 비영리교육단체 파랑새 대표, 주민자치회 위촉 강사

 

 

최초로 조사되고 최근 발표된 한국의 2021년 사회안전 지수가 화두에 오르고 있다.

사회안전지수는 경제활동, 생활안전, 건강보건, 주거환경등 다양한 분야를 점수화한 것으로, 머니투데이와 성신여대 데이터 사이언스센터, 여론조사기관 게이스탤리서치, 온라인 패털 조사기업 파엠아이가 전국 시군구 중 155곳을 대상으로 측정한 것으로 처음 발표된 것이다.

2021년 사회안전지수는 2020년 10월13일 ~11월 2일까지 3주 동안 전국 1만8325개 표본을 대상으로 이루어 졌으며 국가 통계 이외에도 온라인 설문조사도 병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결과는 모두 다 신뢰할 수는 없겠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지만 표본이 너무 작고, 조사 기간도 너무 짧으며, 설문조사 시 관할 지역 주민의 참여도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 뉴스마다 순위가 다르게 전달되고 있다.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뉴스에서 보도된 것과 다른 곳이 1위 올라와 있기도 하다.

그런 상황을 고려해 보아도 인천 미추홀구가 155개 중 154위라는 결과는 실로 안타깝기 그지없다.

지표에서 눈여겨 볼 것은 다양한 분야를 수치화 하고 그것을 평가했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기 좋은 주거환경은 아마 대부분 국민들이 거의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미추홀구는 현저하게 적은 녹지와 낙후한 많은 건물들이 주거여건, 미래, 소득, 치안 등에서 낮은 점수를 보이고 있고, 이에 전반적 하위 순위로 쳐졌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지난 70년대 제물포, 주안역 등을 중심으로 1세대 번화가였던 미추홀구는 50년이 지난 지금 구도심으로 전락해 전국 154위가 되고 말았다. 다양한 곳에서 도시가 변화해 갈 때 미추홀구는 전혀 변화하지 않는 동네가 되어 버린 것이다. 다른 도시들은 다양하게 발전하는 가운데 미추홀구의 시계만 멈춰버리고 말았다.

초기 도시계획의 실패도 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공업단지가 들어오며 계획하지 않고 무분별하게 주택을 건설하였고 그로 인해 현재까지 녹지와 여가 시설을 구축하기 어려운 조건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민들이 스스로 해결책을 내놓기는 어렵다. 인천의 경우 벌써부터 송도와 청라에 대단위 예산이 투입되고 하루가 다르게 변화해 왔다. 향후 수년간 새로운 시설들은 모두 청라와 송도에 들어설 태세다. 시 차원의 이런 편파적인 개발도 미추홀구를 전국 최하위에 머물게 한 원인이 아닐까. 구도심은 협의를 이끌어 내기 어렵다는 이유로 후순위로 밀리며 주민들은 당연히 누려야 하는 것들을 누리지 못하고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가야 하는 곳이 되었다.

지금이라도 시과 정부에서 예산을 확보하여 구도심에 공원과 다양한 도시시설을 확충해야 한다. 2022년 주안5동 주민조사만 봐도 지역주민들이 녹지 조성에 대한 요구가 많다. 그러나 이 문제가 실제로 진행된 것은 한 건도 없다. 이는 구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최소한 시 차원에서 더 근본적인 계획과 실행이 필요하다.

정부의 도시 발전계획은 균형있게 진행되어야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했다는 반증이 이번 지수발표에서도 적나라히 드러나고 있다. 미추홀구는 계속 가만히 있다가 결국 전국 최하위를 면치 못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고 미추홀구가 낡고 볼품없는 동네라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역사가 깃든 곳이고 어르신들은 떠나기 싫은 동네라는 것도 사실이다. 물가는 안정적이고 아이들을 무리한 경쟁 없이 키우기 좋은 곳이다. 필자가 미추홀구를 10년 넘게 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아이를 낳아 키우며 참 많은 고민을 했었다. 서울에 잠시 살았던 나는 치열한 경쟁 속에 아이를 밀어 넣을 수 없었고, 몇 번의 이사를 거처 지금의 미추홀구에 안착하였다. ‘온마을이 학교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 아이를 키우기 위해선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목표를 가지고 다양한 분들이 아직도 현장에서 보다 많은 아이들이 조금이라도 다양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사건과 사고가 연일 뉴스에 오르내리고, 한 신문사가 나서서 작은 도시들까지 등수 매기는 현 상황을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할까. 요즘은 도시간 격차는 더 심화될 것이고 악순환이 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선다. 살기 좋은 도시로 평가되는 지역들이 쓰레기 문제, 위험시설 등은 나몰라라 하고, 좋은 것은 공공의 예산으로 취하고 나쁜 것은 약한 도시로 미뤄버리는 이기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구 차원의 해결은 불가능한 상태이다. 이런 악순환이 지속 되지 않도록 정부의 노력과 지역민의 각성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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