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도시산업선교회 철거 문제에 대한 대한감리회의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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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도시산업선교회 철거 문제에 대한 대한감리회의 입장
  • 정명기
  • 승인 2021.09.03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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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레이 기고]
(9) 정명기 / (사)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산하 “인천도시산선 존치를 위한 대책위원회” 위원장

 

(사)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은 지난 6월 22일부터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일꾼교회)의 건물존치를 위하여 단식을 시작한 김정택 목사의 단식농성 28일 째 되는 시점(7월 19일)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이 성명서의 주된 내용은 인천시가 6월23일 결정한 화수.화평구역 주택개발사업과 관련된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을 무효화하고 인가고시를 연기하여 도시계획위원회가 재심을 하여 주실 것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천시는 우리의 요구를 묵살하고 인가고시를 발표한 바 있었다. 그 후 김정택 목사의 30일 단식농성의 뜻에 동조하여 인천의 100개의 시민 단체들이 이 운동에 연대하여 현재까지 70여일 가까운 단식농성을 이어 가고 있다.

인천시의 화수. 화평구역 주택개발사업으로 제기되는 문제는 도시재개발 과정에서 제기되는 주민들의 요구사항들을 어떻게 하면 상생과 협력의 관계로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이 지역은 지극히 다양한 주민들이 삶을 유지해온 삶의 터전이다. 현재 인천시의 방침대로 지역개발이 추진된다면 건축 후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에 입주하여 이 지역에서 계속 삶을 살아 갈 수 있는 주민들의 숫자는 얼마 되지 않을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정든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주민들의 형편을 얼마나 고려하고 있는지 묻고 싶다. 차라리 기존 주거지역을 완전히 철거하기보다는 사용 할 수 있는 건물들은 현 주민들이 거주할 수 있도록 허락하고 부분적인 개발을 추진하는 방법이 더 주민들의 편익을 도모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 동시에 이 지역 내에 있는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일꾼교회)의 건물을 포함하여 역사적, 문화적으로 기념하며 기억해야 할 건물들은 보존하는 편이 지역사회의 특수성을 후대 자손들에게 유산으로 물려주는 편이 더 의미 있는 일이 되리라 생각된다.

당장 지역개발로 나타나는 이익만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 인천은 특히 개항 이후 한국 개신교회가 전래되는 관문의 역할을 했던 지역적 특성이 있는 곳이다. 그리하여 기독교 대한감리회의 입장에서는 살아 있는 과거의 역사를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강화를 포함한 인천광역시 전체는 감리교회의 모태와도 같다. 그렇기 때문에 인천은 시민들 가운데 감리교인의 비중이 높은 곳이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한국사회의 도시, 산업화 과정에서 시민의 인권과 복지 특히 노동자들의 인권과 생명을 우선시하는 선교정책을 구체적으로 실행했던 사건과 현장들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 기관이었다. 현재 시민들이 이와 같은 경험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현장을 보존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존의 건물이나 지역을 철거하여 전혀 새로운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이 지역이 과거의 역사와 절연된 아파트 단지로 변화된다면 앞으로 이 지역의 시민들의 삶에는 과거가 없는 고립된 현재만이 남아 있게 될 것이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도시에서 옛 지역과 새로 개발된 지역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보존하는 것이라 생각된다.

기독교 대한감리회에 속한 인천도시산업선교의 활동과 역사는 단지 한 교단에 국한되지 않고 한국 개신교회(KNCC) 그리고 세계감리교회(WMC)와 세계교회협의회(WCC)의 선교역사와 밀접하게 관계를 유지하여 왔다. 인천산업선교회가 관계된 각 지역에서 살아 왔던 주민들의 생명과 구원의 문제에 참여해 왔듯이 이 지역사회의 역사와 삶의 이야기는 전 지구적 차원의 교회와 시민들의 연대와 상생의 기초와 정신을 형성해 가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인천시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지도자들이 어떤 결정을 하고 지역사회의 개발을 추진해 나가게 될지는 많은 감리교인들을 포함한 100여개 시민 단체에 참여하고 있는 민주시민들이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시민들의 다양한 의견들을 충분하게 경청하여 후회 없는 결정과 결과의 열매 맺기를 바란다. 만약에 자신들의 입장만 고집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과 희망을 무시하게 된다면 언젠가 잘못된 결정의 결과가 부메랑이 되어 여러분의 삶의 되돌아오게 될 것을 명심하시기를 바란다.

끝으로 지난 7월 19일 (사) 한국기독교민주화운동 대표 및 회원 일동의 이름으로 발표한 요구 사항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보자!

1. 인천시는 화수.화평 구역 개발사업과 관련된 도시계획위원회의 결정사항과 인가고시를 재심의 하여 주기를 요청한다.
2. 일꾼교회가 2009년부터 요구한 쌍우물과 함께 도시산업선교회의 건물을 보전해 주기를 요청한다.
3. 현대개발 측은 조합과 조합원 주민들의 요청과 기독교 대한감리회(감독회장: 이철목사)의 요구를 경청하고 ‘인천도시산업선교회’와 일꾼교회의 존치와 인권 및 노동운동의 유산의 가치를 보존하는 입장에서 지역사회개발사업을 추진하기를 요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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