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 비행에서 집중 봉사로 - 퇴임 수석기장의 새 날
상태바
안전 비행에서 집중 봉사로 - 퇴임 수석기장의 새 날
  • 송정로 기자
  • 승인 2021.05.12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in이 만난사람]
31년 비행을 종료한 이병철 어울림이끌림 대표
11일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어울림이끌림 관계자들이 이병철 대표의 무사 종료비행을 축하했다.
11일 다문화가정을 지원하는 어울림이끌림 관계자들이 이병철 대표의 무사 종료비행을 축하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외국인수는 221만6천명으로 국내 총인구의 4.3%에 이른다. 인천에도 13만여명에 이르는 외국인들이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사회안전망의 사각지대에 놓이거나 편견과 차별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은 인천에서 이들 사각지대의 외국인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해온 대표적인 외국인 지원단체로 지난해 ‘제13주년 세계인의 날’을 맞아 법무부가 주최한 정부 포상식에서 국무총리 단체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 이병철 대표(65)는 지난 2013년 조합을 창립하고 지난 8년간 이끌어왔다. 대한항공 수석기장인 그는 세계를 비행하면서 인천에 살고있는 외국인들을 위해 부르는 곳 어디든 뛰어다니며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 4월 세계적 방역위기 때는 코로나19 진단키트와 방호복, 마스크 지원이라는 중대 임무를 띄고 러시아 모스크바와 독일 프랑크프르트로 운송하는 임무를 완수했다.

그는 2007년 외국인에 대한 체류를 관리하며 난민을 심사하고 조사하는 법무부 인천출입국 이민통합지원센터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이래 계양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운영위원(2012년~),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 대표(2013~), 조종사들로 구성된 (사)대한항공 은빛날개 후원회 대표(2017~), 법무부 사회통합 일반운영 기관 센터장(2017~), 부평구 다문화가족지원 협의회(2019~), 부평구 자원봉사센터 운영위원(2019~) 등으로 부지런이 활동하고 있다.

그는 2012년 인천대 행정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학위를 졸업하고, 2019년 인천대 일반대학원 사회복지학 박사를 수료한 연구자이기도 하다.

지난 31년간 45개국 116개 도시를 운항했던 그가 지난 8~11일 모스크바 – 프랑크푸르트 - 텔아비브로 종료 비행을 마치고 퇴임식을 가졌다. 그러나 그의 퇴임은 확실이 또 다른 목표를 향한 출발점이었다. 11일 귀국한 이 대표와 퇴임 후의 계획, 그가 펼쳐온 자원봉사 활동 등에 대해 인터뷰했다.

 

대한항공 수석기장으로 종료비행을 마친 이병철 어울림이끌림 대표
대한항공 수석기장으로 종료비행을 마친 이병철 어울림이끌림 대표

 

- 31년에 걸친 비행을 마쳤다. 앞으로의 계획은

지금까지 내 인생의 우선 순위는 안전비행이었다. 이제 은퇴 후에는 다양한 취약계층을 위한 사회봉사가 우선이 될 것 같다. 더 집중해서 봉사활동에 임할 생각이다. 또한 사회복지 연구자로서 현장에서 표출된 현상에 대하여 정책적으로, 실천적으로 그 여러 의미들을 살펴 제언하고 싶다.

- 조종사로서 사회봉사 활동을 하게된 계기는. 특별히 다문화가정을 많이 돕게된 이유는

어릴 적 초등학교 친구가 국제결혼 자녀였다. 그 친구에 정이 갔는데 한편으로 참 불쌍하다고 생각했다. 다니는 교회에서 결혼이주여성 자녀들의 힘든 생활을 지켜보았는데 이후 자연스럽게 다문화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 어울림이끌림 협동조합은 어떤 일을 하나. 간략히 소개하면

어울림이끌림은 이주민 및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소외계층을 돕는 공익법인 기관이다. 자원봉사자 120여명과 함께 이주민과 지역주민을 위하여 작은 실천을 하고 있다. 난민 16가정 94명의 아동청소년부터 장년에 이르기까지 정착을 위한 보살핌을 위한 사례관리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한 교육에 많은 교육을 지원하고자 한다.

- 어울림이끌림은 어떻게 시작됐나

2012년 인천대학교 정책대학원 사회복지학과 졸업생들과 함께 실천적 사회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2013년 7월 창단됐다. 그 간 다문화가족과 재정착 난민의 사회적응을 지원하고 국민과 재한외국인의 사회적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다문화 인식개선 교육, 미얀마 카렌족 재정착 난민 청소년과의 1:1 멘토링, 미얀마 재정착 난민학생으로 구성된 ’하울림‘ 합창단 운영 등 다문화가족 및 난민에 대한 인식개선에 기여해왔다고 자부한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힘들어하는 가정을 위하여 도시락과 위생키트 전달, 온라인 수업을 위한 지원 등에 힘을 모으고 있다.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해 ‘제13주년 세계인의 날’을 맞아 법무부가 주최한 정부 포상식에서 국무총리 단체표창을 수상했다.

 

- 현재 주로 하는 봉사활동은

재정착 미얀마 난민(태국 국경 난민촌에서 한국으로 온 난민)과 함께 쿠데타로 힘들어하는 미얀마인들을 위한 후원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재정착 미얀마 난민은 지난 2017년부터 16가정, 86명이 한국으로 넘어와 살고 있다.

오는 6월20일이 세계 난민의 날이다. 우리 주변에선 아무도 이날을 챙기려하지 않는다. 인천시 난민 조례도 만들어야 할 과제다. 난민의 날을 맞아 토론회도 준비해야하고 난민들을 위한 희망키트도 마련할 계획이다.

 

2018년 유엔난민기구(UNHCR) 서울사무소에서 재정착 난민 사업 관련 협의 후 오호르브샤 바르 난민보호관과 촬영했다.

 

- 자원봉사에 대한 평소의 생각은

자원봉사의 의미는 내가 살아 있는 의미이기도 하다. 나의 작은 실천이 도움이 되었을 때 보람을 느낀다. 나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꼭 참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 조종사로서 종료 비행에 대한 소회는

지난 31년간 40개국 116개 도시를 비행했다. 대략 지구 5천 바퀴를 돈 거리인데, 약 1만6천시간 걸렸다. 조종사로서 꿈을 이루게 하시고, 많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눈동자처럼 지켜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리고 싶다. 늘 옆에서 동행한 가족들에게도 감사를 전한다.

- 지역 봉사자들이나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사회봉사는 먼저 나 자신에게 진정성(고백)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그리고 전문성을 함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랑은 명사형이 아니고 동사형으로 자리매김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2019년 11월 재정착난민 아동청소년 '하울림 합창단' 정기발표회 때 어울림이끌림 사회적협동조합 봉사자들이 특별무대에 나섰다. 

 

이병철 대표가 가족들과 함께 종료비행에 대한 감사를 나누고 있다.
이병철 대표가 가족들과 함께 무사 종료비행에 대한 감사를 나누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