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현장에서 실천할 민주시민교육, 그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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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 현장에서 실천할 민주시민교육, 그 방향은?
  • 학오름
  • 승인 2020.12.16 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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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인천 평생교육 정책포럼' 열려
평생교육전문가들이 생생히 전하는 시민교육 현장을 공유하다
평생교육 전문가들이 8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평생교육 정책포럼에서 발표 및 논의를 하고 있다.
평생교육 전문가들이 8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평생교육 정책포럼에서 발표 및 토론하고 있다.

“교육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민주시민교육은 나의 삶이 세상의 일, 즉 이웃 및 정치와 연결돼 있다는 걸 깨달아야합니다. 민주시민교육은 더 나은 나, 이웃, 공동체를 위해 권력관계와 가치분배를 변화시켜야 합니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평생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20년 인천 평생교육 정책포럼이 ‘시민교육의 철학과 실천을 제고하다’를 주제로 지난 8일 인천문화예술회관 회의장에서 열렸다. 이세진 사단법인 후배시민교육센터장, 김원겸 인천 건지초등학교 교사, 신명희 중원노인종합복지관장, 이현숙 한국방송통신대학 사회복지학과 교수, 유범상 한국방송통신대학 교수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평생교육 학습자들 없이 진행하는 등 규모는 축소됐지만, 평생교육 전문가들은 보다 열정적으로 민주시민교육 발전에 중점을 두고 다양한 교육 방법과 교육현장의 실태에 대해 발표했다.

이번 정책포럼은 현장에서 고군분투하는 전문가들이 전하는 ‘민주시민교육의 유아·초등(학교)·노인·세계시민 부문의 실천사례 발표’와 유범상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교수의 강연을 통해 ‘평생교육에서 민주시민교육이 어떻게 자리매김할지’를 듣고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이다.

 

이세진 사단법인 후배시민교육센터장이 추진한 톡톡 프로그램 '인형극'

이세진 사단법인 후배시민교육센터장은 이 자리서 ‘유아 시민교육 실천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센터장은 “톡톡(talk talk) 프로그램 운영을 통해 유아들에게 책만 읽어주는 활동이 아닌 책을 매개로 아이들이 상상을 풍부하게 키울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을 진행했다”고 운을 뗐다.

이 센터장은 인천을 배경으로 한 인형극을 제작해 아이들 눈높이 맞춤 교육도 기획했다. 그는 “유범상 교수가 쓴 이야기를 다룬 창작공연 주인공 다람쥐 소녀 새미가 정의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를 어린이들에게 보여줬고 아이들의 호평도 받았다”며 단순 인형극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고 발표했다.

 

인천 건지초등학교 김원겸 교사가 초등학생 대상 '슬로리딩' 교육활동 및 효과를 발표하고있다.

김원겸 건지초등학교 교사는 ‘초등 시민교육 실천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원겸 교사는 “슬로 리딩을 통해 성취기준과 연결된 공부가 아닌 책 하나를 천천히 읽으면서 샛길 활동으로 빠져 배움이 일어나는 총체적 교육 활동”이라고 밝혔다.

김 교사는 슬로 리딩을 소풍에 비유했다. 그는 “목적지에 갔다온 체험에 그친 소풍이 아닌 잠시 멈춰 풍경도 바라보고 꽃 향기도 맡는 것”이라며 “이렇게 수업해보니 아이들이 책에 대한 편견 없이 다양한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지닌 민주시민으로 성장했다”며 뿌듯해 했다. 이어 그는 수업이 너무 재미있는 나머지 한 아이가 학부모에게 “엄마 나 학교에서 놀다올게!”라고 말했다며 학부모에게 전화가 와 곤혹을 치렀다며 웃음을 자아냈다.

 

신명희 중원노인종합복지관장이 '선배시민(노인) 교육 실천사례'를 발표하고 있다

신명희 중원노인종합복지관장은 ‘선배시민(노인) 시민교육 실천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신명희 관장은 “노인이 아닌 ‘선배시민’이라고 불렀으면 좋겠다”며 “‘NO人에서 KNOW人’이 되어 선배시민들이 공동체를 위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인식됐으면 좋겠다”고 설명했다.

신 관장은 “노인복지관을 케어센터라고 생각해 ‘선배시민-후배시민-사회복지 전문가’가 조화를 이뤄 복지관의 새로운 역할을 규정했다”며 “이들이 함께하는 토론회를 주최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고 노인을 돌봄의 대상에서 돌봄의 주체인 시민으로 생각하는 데에 작게나마 도움이 됐다”고 부연했다.

 

이현숙 방송통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가 '세계시민교육 실천 사례'를 발표하고있다

이현숙 방송통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세계시민교육 실천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현숙 교수는 “세계시민교육은 학습자들이 더 정의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필요한 지식, 기능, 가치 등을 길러 주는 교육”이라며 “영화로 읽는 세계시민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의 공감을 샀다”고 말을 이었다.

이 교수는 “시민교육 핵심을 인지적 영역, 사회·정서적 영역, 행동적 영역으로 나눠 각각 ‘자각, 성찰, 실천’을 담당한다”며 “인지적 영역은 비판적 사고 습득을, 사회·정서적 영역은 인류애 함양을, 행동적 영역은· 책임감 있게 행동하도록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에게 신선한 관심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유범상 한국방송통신대 교수가 '시민교육의 철학과 실천을 제고하다 : 자기목소리로 공동체에 참여하는 시민에 관하여'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유범상 한국방송통신대 교수는 ‘시민교육의 철학과 실천을 제고하다:자기목소리로 공동체에 참여하는 시민에 관하여’를 주제로 발표했다. 유 교수는 “민주시민교육은 진보·보수의 관점이 아닌 전략적 중립주의 관점으로 다뤄야한다”고 주장했다. 차이를 편안하게 받아들이고 동의가 아닌 인정의 관점에서 토론하고 타협하는 민주주의문화가 강조돼야한다는 것이다.

유 교수는 또 “인천형 민주시민교육을 개발해야한다”며 “인천은 인구학적 차원에서 이탈주민, 다문화인 등과 원도심 주민들의 도시재생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은 개항과 민주화의 역사와 공간이 존재해 이를 통해 인천형 민주시민교육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민주시민교육은 서두를 게 아니라 방향을 올바르게 잡았는지 항상 점검해야한다고 유 교수는 강조했다. 교육 실행과정에서 이벤트성이나 성과 위주가 아닌 주체·컨텐츠·문화 등에 초점을 맞춰 장기적인 전망을 갖고 실행해야한다.

민주시민교육 인프라 구축 방법도 제시했다. 그는 “주체역량을 강화해 민주시민 교육기관의 역량 확대 및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시민교육의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며 “민주시민 학습과 실천의 연결이 다양화 돼야한다”고 덧붙였다.

 

왼쪽부터 유범상 교수, 조성혜 인천시의회의원, 이은주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사무처장, 김용진 인천시교육청 장학사가 논평 및 토론을 하고있다.

이어 유범상 교수의 사회로 조성혜 인천시의회 의원, 이은주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사무처장, 김용진 인천시교육청 장학사와 함께 논평과 토론의 시간도 가졌다.

먼저 조성혜 인천시의회 의원은 “제대로 된 민주시민교육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민주시민교육에 대한 합의와 공론화 과정이 중요하다고 조 의원은 강조했다. 이어 “갈등과 차이를 드러내고 자유롭게 논의하는 문화와 토론과정을 끌어내는 것이 민주시민 교육의 핵심이고 이에 걸맞는 활동가 양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은주 인천민주화운동센터 사무처장은 “참여와 실천으로 만드는 민주시민교육”을 강조했다. 시민교육은 교육과 실천이 분리된 교육이 아닌 일상에서 타인들과 함께 교육과 실천을 동시에 행하는 학습공동체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용진 인천교육청 장학사는 “인천형 민주시민교육의 구체적인 내용요소가 무엇인지 끊임없이 되짚어야한다”며 “민주주의 사회에서 우리는 끊임없는 배움과 성찰이 필요하고 이에 따르는 민주시민교육 프로그램이 항상 개발돼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다양한 세대에 맞게 민주주의, 인권, 평화 등 다채로운 주제를 대상으로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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