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경제가 혁신의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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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경제가 혁신의 기회이다
  • 송영석
  • 승인 2020.08.13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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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송영석 / 인천사회적경제지원센터장

이제까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상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다. 평생 마스크를 사용할 일이 없었던 이들이 마스크가 친숙해지는 일상을 경험해야 했다. 만나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제일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던 일상도 언택트라는 신조어에 익숙해하며 비대면 처리를 해야하는 일상에 적응해야 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다. 교육도 문화도 쇼핑도 사회 전반이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미처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맞이하는 변화된 사회에 적응해야하는 일상이 무겁기만 하다. 사회적경제도 다름 아닐 것이다. 소소한 일상과 생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마을기업의 어느 구성원도 사회적돌봄의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어느 사회적기업 대표도 일년 사업중 으뜸의 가치로 여기며 중요한 의미를 갖는 조합원총회를 담당하는 협동조합의 이사도 모두 적응하고 견뎌내야 할 변화된 일상일 것이다.

급격히 변화된 일상속에서 사회적경제는 어떠한 모습을 갖추고 전열을 정비해야 할 것인가? 이 물음에 함께 대답하고 또 스스로 대답할 필요가 있다. 사람중심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애써왔던 그간의 노력을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갈 혁신이 필요한 시기다. 당장의 운영이 어렵고 힘들지만 어려움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갈 길에 대한 대답을 준비하고 실현해내야 한다.

사회적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참 다양하다. 사회적문제 해결을 미션으로 하는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불안정한 일자리를 양산 한다거나 지원을 목적으로 활동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아직은 부족하겠지만 국가나 시장이 해결하지 못하거나 관심 받지 못하는 노인, 장애인, 경력단절여성등 취약계층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지역주민의 참여를 중심으로 지역의 문제해결에 집중하고 협동하는 노력이 있다. 비록 노력에 비해 저평가를 받거나 오해를 받기도 하지만 믿고 지지하는 분들이 훨씬 많다는 자긍심으로 사회적경제인 자신감을 갖추어 새로운 사회에 걸맞게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

혁신을 위한 사회적경제 기업은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첫째, 혁신을 위해서는 다시 사회적문제에 집중해야한다. 사회적경제로 확인되어질 미션과 가치를 다시 확인하고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경제가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논의에 나서야 한다. 설득가능하고 참여가능한 시급한 지역문제에 집중해서 미션을 완성하는 것이 우선과제이다. 둘째, 사회적 문제를 도출하고 해결의 의지를 확인했다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기존에 하던 사업을 접거나 줄이고 새로운 모델을 찾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물론 기존에 설정한 가치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업의 변화를 꾀하는 것은 적절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사회적 미션보다 당장의 경영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준비없는 변화를 시도하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된다. 시급함과 절박함을 모르는 바가 아니나 변화를 위한 준비와 심도있는 논의가 선행되어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

셋째, 공적지원은 의존보다는 보완의 영역으로 활용하자. 충분하지는 않지만 사회적경제 육성과 지원을 위한 다양한 공적인 지원제도가 있다. 공적인 지원제도를 적절히 활용하여 사회적목적을 달성하는데 사용하는 것은 지원취지에도 맞고 매우 유효하다. 그러나 공적인 지원제도를 활용이 적절해 보이지 않는 사례도 가끔은 볼 수 있다. 지원제도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전략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어차피 공적인 지원 때문에 시작한 일이 아님은 자명한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평판에 주목하자. 사회적경제는 지역을 기반으로 설립 운영되는 조직체이다. 당연히 시민적지지가 지속가능한 경영에 필요한 기본자산이다. 사회적경제 기업의 사회적 미션이 시민적 지지를 얻지 못한다거나 사회적경제 내에서 상호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비록 자본의 취약성과 기술력, 영업능력등 많은 부분에서 일반기업보다 열세에 있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시민으로부터 좋은 평판을 얻는 것이다. 물론 모든 사회적경제가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을 것이다.

다섯째, 협업과 협력 그리고 네트워크에 집중하자. 사회적경제 내부의 협업과 협력체계를 구축한다면 큰 힘을 갖출 수 있어 개별의 취약함을 보완할 수 있다. 연필 한자루는 쉽게 꺾을 수 있으나 여러자루의 연필이 모이면 한번에 부러지지 않는 힘을 갖게 되는 것과 같다. 사회적경제간 의식적이고 의도적인 협업과 협력체계 구축은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다. 또한 규모가 있는 사회적기업 또는 협동조합을 중심으로 우호적인 협력 네트워크체계를 구축한다면 사회적경제 블록을 형성할 수 있어 지속가능한 사회적경제망을 만들 수 있다. 개별 사회적경제 기업이 협력망을 만드는데 나서야 한다.

경험해보지 못한 일상과 불안한 미래 전망 속에서도 사회적경제는 어려운 이웃의 희망이고 삶을 밝히는 등불의 역할을 감당해 왔다. 어려운 시기에 더 빛을 발하는 사회적경제가 사람이 희망이라는 가치를 중심으로 과감한 혁신을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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