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신축으로 철거 위기 몰린 근대산업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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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신축으로 철거 위기 몰린 근대산업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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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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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시민단체, 신흥동 옛 정미소 건물 보전을 위한 특단 조치 촉구
사진 =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 페이스북

인천시 중구 신흥동 1가 34-29와 34-34(인중로 108번길 8)에 20층짜리 오피스텔 2동을 지으면서 이곳에 남아있던 인천의 근대 산업·노동 유산인 붉은 벽돌의 정미소 건물들이 전면 철거될 위기에 처하자 시민단체들이 시 당국에 특단의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천지역 46개 시민·문화단체들로 구성된 ‘인천내항 1.8부두 공공재생을 위한 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은 5일 성명을 통해 고밀도 오피스텔 난개발로 신흥동 구도심의 산업·노동 유산이 파괴되고 있다고 밝혔다.

신흥동 1가 오피스텔 건물 신축으로 철거 위기에 놓인 건물은 오쿠다(奧田)정미소 건물이다. 이 일대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 때 운영되었던 가토(加藤)정미소, 리키다케(力武)정미소 가 있었는데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것이 오쿠다정미소 건물이다.

특히 리키다케(力武)정미소에서는 정미소 여공들의 파업이 이루어진 역사적인 장소다. 일제는 이천, 여주 등 곡창지대의 쌀을 신흥동 일대 정미소에서 정미한 후 인천항을 통해 일본으로 실어 날랐는데, 이 지역은 일제 수탈의 역사적 산업 현장이자 노동운동의 현장이라고 시민행동은 강조했다.

시민행동은 또 이곳 뿐 아니라 인천 내항 1·8부두 일대에 최고 41층 등 고층 주상복합 건물 건립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내항1부두의 공공적 개발에 악재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 근현대사에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을 파괴되고 있는데 개발이익에 눈먼 도시개발에 인천시도 막지 못하고 있다며 개탄했다.

시민행동에따르면 41층 오피스텔 건립이 추진 중인 신흥동3가 7의79도 옛 수인역 부지로 코레일(한국철도공사)는 지난 2019년 이 건물을 민간에 매각했다. 오피스텔이 들어서면 과거 수인역사 터도 사라지게 된다. 앞으로 인천 내항1,8부두가 개방돼 시민들의 공유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하는 마당에 주변지역에 이처럼 고밀도 오피스텔 건축이 난립한다면 인천 내항재개발사업도 고밀도 개발로 빨려 들어가고 말 것이라고 시민행동은 지적했다.

이에 시민행동은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오피스텔 건립을 억제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당장 인천시는 신흥동에 추진되고 있는 정미소 건물의 철거부터 막을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지난해 조사한 근대건축자산 조사에 기초해 근대건축물들에 대해 시 지정 문화재나 등록문화재로의 지정을 적극 추진하라는 것이다.

 

 

<성명서 전문>

신흥동 정미소 산업ㆍ노동유산을 현세대의 탐욕으로 파괴해야만 하는가?

 

- 내항1,8부두 공공재생에도 악재가 될 고밀도 오피스텔 난립, 심각하고 무책임하다!

- 눈앞의 개발로또 쫓는 도시의 흉물, 오피스텔 난립 억제할 특단의 대책 마련하라!

 

인천 중구 신흥동 1가 34-29와 34-34(인중로 108번길 8)에 20층짜리 오피스텔 2동을 짓는 사업이 추진되면서 이곳에 남아있던 인천의 근대 산업ㆍ노동 유산인 붉은 벽돌의 정미소 건물들이 전면 철거될 위기에 처해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인천 내항 1·8부두 일대에 최고 41층 등 고층 주상복합 건물 건립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내항1부두의 공공적 개발에 악재가 되고 있다. 인천 근현대사에 있어 역사적 가치가 높은 근대건축물을 파괴하면서 눈앞의 개발이익에 혈안이 된 도시개발 행정을 도대체 인천시는 막을 수 없는 것인지, 통탄을 금할 수 없다.

 

우선 당장 신흥동 일대에서 추진되고 있는 정미소 건축유산의 파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 1930년대 일제강점기 때 운영되었던 가토(加藤)정미소, 리키다케(力武)정미소 등은 이미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오쿠다(奧田)정미소 건물마저 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리키다케(力武)정미소에서는 한국근대노동사에서 지울 수 없는 역사를 남긴 정미소 여공들의 파업이 이루어진 곳이기도 하다. 일제는 경기도 이천, 여주 등 곡창지대의 쌀을 신흥동 일대 정미소에서 정미한 후 인천항을 통해 일본으로 실어 날랐다. 일제 수탈의 역사적 산업 현장이자 노동운동의 현장인 정미소 건물을 파괴하는 행위를 인천시와 중구청은 그저 방치할 것인가?

 

인천시의 무분별한 개발행정은 이에서 그치지 않는다. 41층 오피스텔 건립이 추진 중인 신흥동3가 7의79도 옛 수인역 부지라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 수인역은 수원과 인천을 연결하는 수인선의 종점으로 경기도 이천에서 수탈한 쌀을 운반하기 위해 만든 역이다. 해당 부지를 소유하던 코레일(한국철도공사)는 지난 2019년 이 건물을 민간에 매각했다. 오피스텔이 들어서면 과거 수인역사 터도 사라지게 된다. 장차 인천 내항1,8부두가 개방돼 시민들의 공유공간으로 활용되어야 하는 마당에 주변지역에 이처럼 고밀도 오피스텔 건축이 남발한다면 인천 내항재개발사업도 고밀도 개발로 빨려 들어가고 말 것이다.

 

옛 오쿠다(奧田)정미소 건물은 인천시가 지난해 진행한 인천근대건축자산 기초조사 결과 우수건축자산으로 지정한 곳이기도 하다. 이 건물은 이미 2014년 학계에서도 근대산업유산으로서 가치가 높다는 사실을 학술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그런데도 인천시와 중구청은 현행법 핑계로 오피스텔 허가를 남발하고 있다. 지난해 초 러시아영사관이 위치했던 인천역 인근에 29층 오피스텔 건립 신청이 이루어지자 이를 허가하지 않겠다고 나섰던 박남춘 시장은 이제 인천의 근대건축유산 보존은 아예 포기한 것인가? 인허가권자인 홍인성 구청장은 그저 도장 찍어주는 일만 하고 있는가? 이러면서 ‘인천개항창조도시’니, ‘개항장 문화적 재생’이니, 언급할 수 있는가? 지난해 정부의 오피스텔 규제조치 시행을 즉각 시행하라던 여론의 요구에도 불과하고 6개월 유예해 준 인천시의회 또한 오늘의 사태에 대한 책임에서 결코 자유롭지 않다.

 

현재 인천시 전역에서 우후죽순 격으로 설립되고 있는 오피스텔은 건축업자들의 당장의 로또와도 같은 수익추구를 위해 난립하고 있지만,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가치가 폭락하는 도시의 흉물이자 범죄의 온상이 될 도시의 악성종양과 같은 시설물이다. 도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오피스텔 건립을 억제할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당장 신흥동에 추진되고 있는 정미소 건물의 철거부터 막을 특단의 대책을 인천시는 마련해야 한다. 지난해 조사한 근대건축자산 조사에 기초해 근대건축물들에 대해 시 지정 문화재나 등록문화재로의 지정을 적극 추진하라! 아울러 개항장과 신흥동 일대 등에 대한 도시계획 및 지구단위계획을 전면 재실시하여 오피스텔 건립 허가가 이루어질 수 없도록 건축 용도를 제한해야 한다. 이러한 조치들은 공공적인 내항재생을 위해서도 선결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과제들이다. 현세대의 탐욕을 위해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도시를 더 이상 파괴하지 말라!

2020. 4. 5.

 

인천내항 1.8부두 공공재생을 위한 시민행동

가톨릭환경연대, 강화도시민연대, 교육•문화연구 local+, 남북평화재단경인본부, 노동희망발전소, 노후희망유니온인천본부, 네모회(한국사회문제연구모임), 다인아트, 도시자원디자인연구소, 동인천1구역발전협의회, 문화인천네트워크, 미추홀학부모넷,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인천지부, 복숭아꽃, 비평그룹 시각, (사)시민과대안, (사)인천민예총, 생명평화포럼, 실업극복국민운동인천본부, 스페이스빔,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천지부, 인천감리교사회연대, 인천국학운동시민연합 인천녹색연합, 인천내항살리기시민연합,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민중교회운동연합, 인천비정규노동센터, 인천시민사회단체연대, 인천여성노동자회, 인천여성민우회, 인천자바르떼, 인천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인천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인천평화복지연대, 인천환경운동연합,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인천지부, 중동구평화복지연대, 지역사회와함께하는사제연대, 청솔의집, 커뮤니티씨어터 우숨, 평등교육실현을위한인천학부모회, 함께걷는길벗회, 희망을만드는마을사람들, 함께걸음인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홍예門문화연구소    * 총46단체(2020년 4월 4일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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