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인천 선거구별 판세 분석(④ 남동구 갑,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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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 인천 선거구별 판세 분석(④ 남동구 갑, 을)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0.03.2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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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동구, 보수 강세에서 보수·진보 공존 거쳐 진보·개혁의 중심으로 변화
갑-민주당 맹성규 의원과 통합당 유정복 전 인천시장의 초 박빙 양상
을-민주당 윤관석 우세 관측 속 통합당 이원복 전 의원 저력 만만치 않아

인천 남동구는 보수세가 비교적 강했으나 19~20대 총선에서 ‘갑’과 ‘을’ 모두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이 승리하고 2년 전 인천시장 선거에서도 ‘남동구갑’ 국회의원이던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재선에 나선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를 상당한 차이로 이기면서 진보·개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남동구는 단일 선거구였던 13~14대 총선에서는 민정당·민자당 소속의 강우혁 후보가 재선했고 ‘갑’과 ‘을’로 분구된 15대 때도 ‘갑’과 ‘을’에서 신한국당 소속 이윤성, 이원복 후보가 당선됐다.

이어 16대 총선에서는 ‘갑’은 한나라당 이윤성, ‘을’은 새천년민주당 이호웅 후보가 당선되면서 보수와 진보가 공존을 시작했고 17대 때도 한나라당 이윤성 후보가 3선, 열린우리당 이호웅 후보가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호웅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고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이원복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재선 고지에 올랐다.

18대 때는 ‘갑’은 한나라당 이윤성 후보가 4선, ‘을’은 한나라당 조전혁 후보가 초선으로 국회에 입성하면서 보수 강세지역으로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19대 총선에서는 진보·개혁의 돌풍이 불면서 ‘갑’에서 민주통합당 박남춘 후보, ‘을’에서 민주통합당 윤관석 후보가 동반 당선됐다.

당시 ‘갑’ 선거구의 박 후보 당선은 공천 탈락에 반발한 이윤성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면서 보수 표가 갈라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박 후보는 46.97%(5만6,283표)의 득표율로 당선됐는데 새누리당 윤태진 후보 38.52%(4만6,152표)와 무소속 이윤성 후보 12.25%(1만4,687표)를 합하면 50.77%로 박 후보를 앞섰다.

‘을’에서는 민주통합당 윤관석 후보가 43.9%(3만3,701표), 새누리당 김석진 후보가 40.82%(3만1,339표)를 각각 득표해 차이가 크지 않았다.

이어 20대 때는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윤관석 후보가 새누리당 문대성, 조전혁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하면서 남동구는 진보·개혁 색채가 짙어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갑’의 득표율은 박남춘 후보 50.58%(5만6,857표), 문대성 후보 33.15%(3만7,271표)였고 ‘을’은 윤관석 후보 55.49%(6만6,136표), 조전혁 후보 41.82%(4만9,850표)를 기록했다.

오는 4.15일 치러지는 21대 총선에서 ‘갑’은 박남춘 시장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초선)과 미래통합당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을’은 내리 3선을 바라보는 민주당 윤관석 의원과 역시 3선에 도전하는 통합당 이원복 전 의원이 격돌한다.

◇남동구갑

왼쪽부터 민주당 맹성규, 통합당 유정복 후보
왼쪽부터 민주당 맹성규, 통합당 유정복 후보

박남춘 의원의 인천시장 선거 출마에 따라 2년 전 제7회 지방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한 맹성규 의원과 유정복 전 인천시장이 맞붙는다.

여권 현역 의원과 농림수산식품부·안전행정부 장관, 3선 국회의원(김포), 인천시장을 지낸 야권 정치 거물이 만나 인천 최대의 격전지로 꼽히며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천 태생인 맹성규 의원은 부평고와 고려대 행정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31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토교통부에서 교통물류실장(1급)과 제2차관을 지낸 교통 전문가다.

박남춘 시장의 고려대 행정학과 4년 후배로 ‘남동구갑’ 선거구 보궐선거에서 압승하면서 국회에 입성했으나 재선 가도에서 강적을 상대하게 됐다.

맹 의원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정치적 위상이 크게 올라가겠지만 판세는 그 누구도 섣불리 예측하기 어려운 초박빙으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형국이다.

제물포고와 연세대 정외과를 나와 행정고시 23회로 강원도에서 공직을 시작한 유정복 후보는 경기도와 내무부에서 잔뼈가 굵은 행정통으로 인천에서 태어났지만 임명직 시절 서구청장을 잠깐 한 인연만 있을 뿐 민선 군수·시장과 국회의원 3선을 한 김포가 정치적 고향이다.

이후 제6회 지방선거(2014년)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인천시장에 출마해 새정치민주연합 송영길 후보의 재선을 저지했으나 제7회 지방선거(2018년)에서 제고 1년 후배인 민주당 박남춘 후보에게 패했다.

인천시장 선거에서 떨어진 유 후보는 미국에서 연구원 생활을 하다가 귀국해 총선을 준비했지만 선거구 선택을 미루다 ‘미추홀구갑’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중앙당이 전략공천을 통해 ‘남동구갑’에 배치했다.

4.15 총선 ‘남동구갑’은 박남춘 인천시장과 유정복 전 인천시장의 간접적 리턴매치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2년 전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가 57.66%(76만6,186표)를 득표해 35.44%(47만937표)에 그친 자유한국당 유정복 후보를 큰 차이로 이겼다.

남동구에서는 박 후보 59.60%(14만4,979표), 유 후보 33.8%(8만2,245표)로 차이가 더 컸다.

유정복 후보는 이번 총선에 정치 생명이 걸려 있어 사력을 다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지역정치권 인사들도 개표가 끝날 때까지는 당락을 알 수 없다는 신중한 태도다.

이처럼 ‘남동구갑’은 인천의 13개 선거구 중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가운데 중부일보 의뢰로 (주)아이스프트뱅크가 지난 8일 유권자 5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는 양자 가상대결에서 민주당 맹성규 후보 38.7%(남성 35.5%, 여성 41.9%), 통합당 유정복 후보 39.4%(남성 46.7%, 여성 32.1%)의 오차범위 내 초 접전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 보면 맹 후보는 18~29세(42.0%-16.2%), 30대(39.9%-34.9%), 40대(44.2%-40.2%)에서 우세했고 유 후보는 50대(48.7%-39.0%), 60세 이상(54.4%-29.4%)에서 지지도가 높았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1.1%, 통합당 39.0%로 큰 차이가 없었다.

두 후보는 철도 공약에서도 날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유 후보가 대표 공약으로 인천발 KTX 조기 개통과 논현역 신설을 제시하자 맹 후보는 논현역의 플랫폼은 일반 전동차 전용인 ‘고상홈’ 형태로 KTX가 정차하기 위해서는 ‘저상홈’ 형태의 플랫폼과 선로(부본선)을 추가로 만들어야 하는데 KTX는 중련(20량 1편성)이기 때문에 플랫폼 길이가 200m 길어지고 선로 폭도 15m 이상 넓어져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고가 역사인 수인선 논현역을 확장하려면 인접 도로와 대형건물 6개 동을 잠식하게 되고 도로 하부의 각종 지장물도 이설해야 하는 등 엄청난 비용이 들고 KTX 정차를 위한 분기기 설치 구간도 교량의 신축 이음부에 위치해 철도설계기준에 부적합한데다 편의성 측면에서도 기존 수인선의 운행 감축(23회)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맹 후보의 설명이다.

맹 후보가 내놓은 철도공약은 ▲제2경인선(청학~신연수~논현~남촌·도림·수산~서창~신천~은계~옥길) 조기 착공 ▲GTX-B 노선의 차질 없는 추진 ▲월곶~판교선 급행열차 논현역 정차 추진 등이다.

초박빙이 예상되는 ‘남동구갑’의 당락은 연령대별 투표율에 달렸다는 것이 지역정치권의 분석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가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일반적으로는 ‘코로나19’로 인해 감염병에 취약한 노년층을 중심으로 투표율이 낮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노년층은 상대적으로 투표를 ‘국민의 의무’로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 반대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기사에 인용한 아이소프트뱅크 여론조사는 무선ARS 70%+유선ARS 30% 방식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남동구을

왼쪽부터 민주당 윤관석, 통합당 이원복, 정의당 최승원 후보
왼쪽부터 민주당 윤관석, 통합당 이원복, 정의당 최승원 후보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 미래통합당 이원복 전 의원, 정의당 최승원 전 남동구의원의 3파전이다.

윤관석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 인천지역 13개 선거구 출마 후보 중 가장 높은 55.49%의 득표율을 보였다.

서울 보성고와 한양대 신문방송학과를 나온 윤 의원은 인천에서 노동운동·시민운동을 오래했고 인천시 민선 5기(송영길 시장) 초대 대변인을 거쳐 19대 총선(2012년) ‘남동구을’에서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다.

윤 의원은 중앙당 수석대변인 등을 지내고 20대 총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 인천시당 위원장, 최고위원(권역별), 21대 총선 중앙당 선거대책위원회 정책공약본부장 등 맹활약하며 정치적 위상을 높이고 있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에서 ‘힘 있는 3선 중진론’을 강조하며 차기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을 맡아 철도망 확충 등 인천의 ‘교통혁명’을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원복 전 의원은 30대 초반에 13대 총선(1988년) ‘남동구’ 선거구 출마를 시작해 이번 21대 총선까지 20대를 제외한 8번의 총선에 꾸준히 출마했고 2006년 17대 보궐선거까지 더하면 ‘남동구’ 선거구에서 2번, 분구 이후 ‘남동구을’ 선거구에서 7번 등 무려 9번째 출마다.

이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 당초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미래통합당에 입당하고 경선을 거쳐 공천을 확정했다.

제고와 연세대 신학과를 나온 이 후보는 15대 총선(1996년) 때 신한국당 후보로 ‘을’에 나서 첫 금배지를 달았으나 16~17대 총선에서는 새천년민주당·열린우리당 이호웅 후보에게 내리 패했다.

그러나 이호웅 의원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실시된 17대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전해 재선 의원 반열에 올라섰다.

이후로도 총선 출마는 계속돼 18대 무소속(득표율 26.8%), 19대 국민생각(득표율 11.1%) 후보로 나섰으나 3선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20대 총선 출마는 포기했다가 이번에 다시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 후보 공천을 받았다.

‘갑’에 출마하는 통합당 유정복 후보와 제고 동기동창(20회)인 이원복 후보는 8번의 출마에 따라 쌓여온 인지도 등 저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와 정치 공백기가 길어 현역 재선의 윤관석 의원에게 큰 위협은 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교차한다.

남동구의원을 지낸 정의당 최승원 후보는 민주당과 정의당이 선거연대 여부, 범여권 비례정당 참여 여부 등을 놓고 갈등이 증폭되는 상황에서 뒤늦게 출마를 결정했다.

지역정치권은 ‘남동구을’ 선거구에서는 민주당 윤관석 후보가 우세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지만 예상 외로 접전 양상이 벌어지면 정의당 최승원 후보의 득표력이 중요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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