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인천 선거구별 판세 분석(②동구·미추홀구 갑,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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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 총선-인천 선거구별 판세 분석(②동구·미추홀구 갑, 을)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0.03.23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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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구 명칭 변경과 함께 통합당 공천 지각변동-홍일표 불출마, 윤상현 컷오프
'갑'은 허종식-전희경-문영미 3파전, 문 후보 득표력이 변수 될듯
'을'은 남영희-안상수-정수영-윤상현 4파전 치열할 전망

기존 ‘남구 갑·을’이었던 ‘동구·미추홀구 갑·을’은 미래통합당의 홍일표 의원(갑)과 윤상현 의원(을)이 내리 3선을 한 인천의 대표적 보수 강세 지역이다.

이곳의 선거구 명칭은 제21대 총선을 앞두고 자치구 명칭 변경과 동구를 미추홀구갑으로 합치는 선거구획정에 따라 ‘남구갑’과 ‘남구을’에서 ‘동구·미추홀구갑’과 ‘동구·미추홀구을’로 바뀌었다.

이곳은 선거구 명칭만 바뀐 것이 아니라 미래통합당의 공천에서도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홍일표 의원이 ‘컷 오프(공천배제)’ 위기에 처하자 불출마를 선언했고 윤상현 의원은 ‘컷 오프’된 것이다.

통합당은 ‘동구·미추홀구갑’에는 전희경 의원(비례대표), ‘동구·미추홀구을’에는 ‘중구·동구·강화군 ·옹진군’ 선거구의 안상수 의원을 각각 전략 공천했다.

지역정치권에서는 인천과 전혀 연고가 없는 전 의원의 ‘동구·미추홀구갑’ 공천은 ‘낙하산’, 자신의 지역구에서 공천이 어렵다고 판단되자 험지임을 강조하며 ‘계양구갑’ 출마를 선언한 안 의원의 ‘동구·미추홀구을’ 공천은 ‘돌려막기’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상현 의원은 공천배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최근 당원들과 함께 집단 탈당했다.

윤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에서도 취중 막말로 공천에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3선에 성공하면서 복당했다.

안상수 의원 역시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 후 복당하는 과정을 밟았다.

이처럼 닮은꼴인 두 의원이 한솥밥을 먹던 사이에서 이번 21대 총선에서는 ‘동구·미추홀구을’의 통합당 후보와 무소속 후보로 갈라져 싸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입성에 재도전하는 허종식 전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을 ‘갑’에, 박우섭 전 미추홀구청장을 경선에서 이긴 남영희 전 청와대 행정관을 ‘을’에 각각 공천했다.

정의당은 문영미 전 미추홀구의원(3선)이 ‘갑’, 정수영 전 인천시의원이 ‘을’에 각각 출마한다.

◇동구·미추홀구갑

왼쪽부터 민주당 허종식, 통합당 전희경, 정의당 문영미 예비후보
왼쪽부터 허종식, 전희경, 문영미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미래통합당 전희경, 정의당 문영미 예비후보의 3파전이다.

언론인(한겨레) 출신으로 송영길 시장 시절 인천시 대변인을 지낸 허 후보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인천시 균형발전정무부시장을 거쳐 국회 입성에 재도전하고 전 후보는 비례대표에 이어 지역구에서 재선을 노리며 문 후보는 총선 첫 출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허 후보는 35.50%(2만9,523표)를 득표하는데 그쳐 44.83%(3만7,283표)를 얻은 통합당(당시 새누리당) 홍일표 후보에게 9.33%포인트(7,760표) 차이로 패배했다.

국민의당 김충래 후보는 19.66%(1만6,352표)를 득표했는데 당시 개혁정당임을 표방한 국민의당은 보수 성향의 표보다는 진보·개혁 성향의 표를 잠식했을 것으로 보여 두 후보가 단일화를 이뤘다면 승리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허 후보는 4년간 절치부심하며 표밭을 갈았고 3선의 홍일표 의원이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된 가운데 지역과 연고가 전혀 없는 전 의원이 전략 공천됨으로써 당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통합당 전 의원이 당 대변인을 지내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는데다 홍일표 의원은 본인이 강력 추천했다고 주장하고 있어 지역구 조직을 그대로 넘겨받으면서 홍 의원의 지원까지 받을 경우 이곳이 보수의 아성이었음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전망이다.

특히 ‘갑’지역에서 3선 구의원을 지내고 2년 전 지방선거에서 미추홀구청장에 출마했던 정의당 문영미 후보도 상당한 득표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진보·개혁성향의 표가 분산되면 통합당의 전 의원이 ‘어부지리’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지역정치권의 관측이다.

4년 전과 같은 결과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통합당 전희경 후보는 서울에서 태어나 의정부에서 성장했으며 이화여대 행정학과를 나온 뒤 보수성향의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책실장, 한국경제연구원 정책팀장, 자유경제원 사무총장을 거쳐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했다.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 한국사 교과서 파동 때 국정화를 적극 옹호하면서 주목을 받아 20대 국회 총선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9번에 배치됐고 당선 후 원내 부대표, 당 대변인 등으로 활동하면서 정부·여당 저격수로 널리 알려졌다.

일부 보수 및 극우 인사들은 전 의원을 ‘뉴라이트 여전사’, ‘보수의 잔다르크’ 등으로 추켜세우는 반면 진보·개혁 진영에서는 ’예의가 결여됐고 전문성이 부족한데다 흑백논리와 색깔론에 기대는 구태 정치인‘이라고 깎아내리는 등 양극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전 후보는 출마 선언에서 ‘문재인 정권 심판’을 원하는 보수세력 결집을 통해 반드시 승리함으로써 홍일표 의원이 닦아온 지역구를 잘 가꾸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정의당 문영미 후보는 국회의원 ‘갑’ 선거구에 속한 구의원 선거구에서 내리 3선을 했던 기초지방의원 출신으로 상당한 득표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문 후보는 2년 전 제7회 지방선거에서 미추홀구청장에 출마해 11.23%(2만215표)를 받아 거대 양당 후보에 이어 3위를 했는데 ‘을’을 제외한 ‘갑’에서는 파괴력이 더 커진다.

제21대 총선 ‘동구·미추홀구갑’은 민주당 허종식-통합당 전희경 후보의 접전 속에 정의당 문영미 후보의 득표력과 새로 편입된 동구의 표심이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이 지역정치권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동구·미추홀구을

왼쪽부터 민주당 남영희, 통합당 안상수, 정의당 정수영, 무소속 윤상현 예비후보
왼쪽부터 남영희, 안상수, 정수영, 윤상현 예비후보

더불어민주당 남영희, 미래통합당 안상수, 정의당 정수영, 무소속 윤상현 예비후보의 4파전이다.

거대 양당 후보와 통합당 공천에서 배제된 무소속 후보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박빙의 승부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총무비서관실) 행정관 출신인 민주당 남 후보는 여성 및 정치신인 가산과 탈당 전력이 있는 상대의 감산에 힘입어 미추홀구청장 3선 경력의 박우섭 경선후보를 꺾고 본선에 진출했다.

인천시장(민선 3·4기)을 지낸 3선의 통합당 안상수 후보는 자신의 선거구(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가 아닌 험지(계양구갑) 출마를 선언했으나 중앙당이 윤상현 의원을 ‘컷 오프(공천배제)’하면서 이곳에 전략 공천했다.

3선의 무소속 윤상현 후보는 공천배제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데 이어 최근 당원들과 함께 탈당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는 무소속 윤상현 후보가 48.10%(4만4,784표)를 득표해 국민의당 안귀옥 후보(22.19%, 2만657표), 민주당과의 단일후보로 나선 정의당 김성진 후보(19.07%, 1만7,758표), 새누리당 김정심 후보(10.62%, 9,890표)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3선에 성공해 새누리당으로 복당했다.

지난 총선은 선거연대에 따라 민주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았고 새누리당이 사실상 경쟁력이 없는 후보를 위장 공천해 무소속 윤 후보가 손쉽게 승리했지만 이번은 민주당 후보, 거물급 통합당 공천 후보와 진검 승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정이 다르다는 것이 지역정치권의 지적이다.

전국적으로도 관심 지역구가 된 이곳은 이미 두 차례 여론조사가 실시됐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는 중부일보의 의뢰로 (주)아이소프트뱅크가 15~16일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천 동구·미추홀구을 국회의원선거 후보지지도, 정당지지도’로 4자 가상대결에서 후보지지도는 ▲민주당 남영희 30.5%(남성 29.9%, 여성 31.1%) ▲통합당 안상수 21.5%(남성 23.9%, 여성 19.1%) ▲정의당 정수영 4.2%(남성 7.3%, 1.1%) ▲무소속 윤상현 29.8%(남성 29.3%, 여성 30.4%)로 나왔다.

연령별로는 남 후보가 18~29세와 40대에서, 윤 후보는 30대와 50대 이상에서 각각 가장 높은 지지를 보였다.

정당지지도는 민주당 35.6%, 통합당 33.0%, 정의당 4,5%다.

이에 앞서 KBS와 한국일보의 의뢰로 (주)한국리서치가 13~14일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3자 가상대결 후보 지지도가 ▲민주당 남영희 32.4% ▲통합당 안상수 12.0% ▲무소속 윤상현 28.9%로 나타났다.

그러나 당선 가능성은 ▲남영희 27.8% ▲안상수 13.6% ▲윤상현 35.4%로 다른 결과가 나왔다.

정당지지도는 민주당 36.9%, 통합당 22.9%, 정의당 8.1%였다.

이들 2개의 여론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후보지지도에서 민주당 남영희 후보가 무소속 윤상현 후보를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가운데 통합당 안상수 후보가 치고 올라왔다는 점이다.

물론 같은 기관이 실시한 여론조사가 아니어서 비교에는 한계가 있지만 당 공천을 받은 안상수 후보가 서서히 조직을 흡수해 나갈 경우 무소속 윤상현 후보의 지지율 유지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 남영희 후보의 경우 여론조사에서 지지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오차범위 내의 근소한 차이에 불과한데다 후보지지도가 정당지지도보다 낮아 불안요소가 적지 않다.

남 후보에게 가장 유리한 구도는 보수 표가 통합당 안상수 후보와 무소속 윤상현 후보 어느 한쪽에 쏠리지 않고 반분되는 것이다.

치열한 3파전 양상의 ‘남구·미추홀구을’ 선거구의 당락은 진보·개혁 성향의 표와 보수 성향의 표 중 어느 쪽이 보다 결집력이 강할 것인가, 특히 보수 표가 통합당 안상수 후보와 무소속 윤상현 후보 사이에서 어떻게 갈릴 것인가에 달렸다는 것이 지역정치권의 전망이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 중 아이소프트뱅크 조사는 무선ARS 75%+유선ARS 25%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한국리서치 조사는 유선전화면접 5.2%+무선전화면접 94.8% 방식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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