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졸인 시간들 - 인천 확진자 발생 1개월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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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 졸인 시간들 - 인천 확진자 발생 1개월의 기록
  • 인천in
  • 승인 2020.03.2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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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2일 토요일 인천지역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해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됐다는 소식이 시민들에게 전해졌습니다.

주말에 휴식을 취하던 많은 시민들이 놀랐습니다. 대구에서 부평구로 이사한 신천지교회 61세 여성 신도였습니다.

대구에서 발생한 신천지교회 신도들의 집단 감염이 TV 톱 뉴스로 보도될 때여서 시민들의 걱정은 컸습니다.

첫 확진자가 부평시장과 부평역 일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부평종합시장, 부평깡시장, 진흥종합시장 등 전통시장 3곳이 48시간 휴장에 들어갔습니다.

인천지역 신천지교회 위치를 조사하고 있던 인천시는 서둘러 신천지교회 시설 폐쇄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이틀 후인 2월 25일 2번째 확진자가 발생했습니다.

관광가이드 일을 하는 58세 남성으로 중국, 대만 , 홍콩 관광객들을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과 경복궁 등 고궁을 안내하며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2번째 확진자 발생으로 시민들의 경각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영화관, 식당가, 관광지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크게 줄었습니다. 주말 이면 젊은이들로 넘쳐 나던 구월동과 부평 로데오거리도 적막감이 느껴질 정도로 인파가 사라졌습니다.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해 정부가 감염병 위기 경보를 가장 높은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시킨 시점이어서 인천시가 강도 높은 대응책을 내놓았읍니다.

도서관 등 공공시설 휴관 , 각종 행사의 취소 또는 연기, 공무원 출근 시간 조정 등의 조치가 취해지고 월미바다열차도 운행이 중지됐습니다.

다시 이틀 후인 2월 27일 서울 여의도파크원 건설현장에서 인천 거주 40대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은 이후 같은 현장에서 인천 거주 확진자 3명이 잇달아 발생했습니다.

인천 첫 집단 감염 사례로 인천시가 이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인천 거주자들의 명단을 확보해 전수 검체 검사를 실시했고, 다행히 추가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2월 28일부터는 서울 명동 사무실에서 감염된 29세 여성, 대구에 다녀온 44세 남성, 신천지 신도인 중국 국적 44세 여성의 확진 소식이 잇달아 전해졌습니다.

중국 국적 여성은 역학조사에서 신천지 과천교회 집회에 참석했던 사실과 자가 격리를 지키지 않고 자신이 운영하는 피부관리샵에 드나든 사실을 숨겨 부평구가 피부관리샵을 방문했던 이용자들을 공개 수배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3월 3일에는 여의도파크원 건설현장 확진자의 9살 아들이 재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고, 이어서 군포에 사업장이 있는 53세 남성이 군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거의 매일 들려오는 확진자 발생 소식에 마스크를 구입하려는 시민들의 약국 앞 행렬은 더 길어졌습니다.

3월 6일부터 9일까지 4일 째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시민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려 할 때 생각치도 못했던 집단 감염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9일 밤 10시 인천시가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 콜센터에 근무하는 인천 거주자 1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습니다.

타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확진자 수가 적은 것을 위안 삼았던 시민들에게 충격적인 소식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확진자 2명이 추가 발생하는 등 콜센터 근무 확진자는 15명으로 늘었고, 코리아빌딩 9층과 10층 회사에서도 확진자 2명이 발생했습니다.

또, 확진자 접촉자 3명이 감염돼 현재까지 코리아빌딩과 관련된 확진자가 모두 20명에 이르고 있습니다.   

구로구 콜센터의 집단 감염과 함께 서산 연구소에 근무하는 31세 남성, 세종시 해수부 회의에 참석했던 40대 남성, 창원을 방문했던 32세 남성의 확진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어 계양구에 거주하는 성남 은혜의강 교회 신도 부자가 확진 판정을 받았고,  송도국제도시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에 근무하는 캐나다인, 감비아인, 필리핀인 등 외국인 3명도 확진됐습니다.

확진 외국인들은 스위스 제네바 회의에 참석했다 입국한 GCF 외국인 직원들로 같은 회의에  참석했던 외국인 직원 18명이 더 있어 추가 확진자 발생 가능성이 불거졌습니다.

GCF 사무국이 입주해 있는 G타워에는 13개 국제기구 및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직원 등 1,170명이 근무하고 있어 감염 외국인 접촉자들의 2차 감염도 우려됐습니다.

인천시는 G타워를 20일부터 3일 간 폐쇄하고 제네바 회의 참석 외국인들과 외국인 확진자 접촉자들에 대한 검체 검사를 실시했고, 다행히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G타워는 23일 다시 문을 열었습니다. 

오늘로 인천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1개월이 됐습니다. 1개월 간 시민들의 생활이 많이도 달라졌습니다.

불가피한 일이 아니면 바깥 활동을 자제하고, 거리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 됐습니다.

확진자 발생 소식이 이어지면서 생활이 크게 불편해지고 심리적인 불안감도 커졌지만 더 힘든 이웃을 위해 지신의 것을 기꺼이 내어주는 시민들의 소식은 우리 모두에게 큰 위로가 됐습니다.

한림병원, 가천대 길병원 의료진이 대구·경북지역 진료 지원에 나섰고 인천지역 각급 기관·단체, 기업들은 성금을 모아 전달하며 가장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대구·경북 주민들을 응원했습니다.

매출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임대인들의 임대료를 깎아줘 고통을 분담하는 건물주들의 소식도 곳곳에서 들려왔습니다. 미추홀구 용남시장 입구에는 임대인들이 2월 임대료를 면제해 준 건물주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달하는 현수막이 내걸리기도 했습니다.

한 초등학생은 동전을 모은 돼지저금통을 동 행정복지센터에 성금으로 전달해 시민들 마음을 짠하게 했고, 주안5동 공단시장 2층에서 '왕이네 수선'이라는 허름한 수선집을 운영하는 최인자씨는 꼬박 하루 2시간 씩 수제 마스크를 만들어 이웃들에게 나눠줘 시장 상인들에게 화제가 됐습니다.  

첫 확진자가 발생한지 1개월 만에 인천지역 확진 환자는 40명으로 늘었습니다.

타 시·도보다 확진 환자 수가 적어 위안이 되기도 하지만 앞으로도 확진자는 또 발생할 것 입니다.

방역체계를 다시 한번 돌아보고 허점이 없는지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는 것이 시민들 모두의 생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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