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의 오아시스가 될까? 신기루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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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오아시스가 될까? 신기루가 될까?
  • 강영희
  • 승인 2020.03.10 12: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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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희의 문화 오아시스 이야기]
(1) 문화 속의 일상, 일상 속의 문화’을 위하여
배다리 마을사진관 다행에서 진행한 <색, 도시를 물들이다 >는 천연염색을 배우는 프로그램으로 친환경적인 내용으로 참여자들의 호응이 높았다 _소목염색 작업물

 

<영희의 ‘문화 오아시스 이야기’>는 강영희 사진작가가 배다리에서 ‘마을사진관 다행’을 운영하며 마주하는 인천의 생활문화 현장 이야기를 담아냅니다. 지역공동체 활동, 공동체 문화예술활동을 인천in에 ‘배다리 통신’으로 담아왔던 필자가 배다리를 넘어 다양한 인천의 생활문화 현장과 그 속의 사람들을 만나는 과정을 격주로 싣습니다.

 

시의 방황

 

안도 다다오 '도시의 방황' 중에서
안도 다다오 '도시의 방황' 중에서

요즘 읽는 책 중의 하나가 안도 다다오의 도시의 방황이다. 세계 여러 도시를 떠돌며 만났던 사람들과 그 도시의 문화와 예술을 이야기하며 건축에 대한 그의 철학을 거칠게 드러낸다. 그러면서 우리 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도시의 다양한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한다.

 

사실 필자가 이 책에 꽂힌 건 도시의 방황그 자체다. 경제발전이라는 신기루를 향해가는 메트로폴리스 - 거대 도시는 차갑고 거칠고 스모그에 쌓여있어 아이러니하게도 남루해보이고 휘청거리고 더불어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도 그 도시를 닮아간다고 생각했다.

 

문화 오아시스, 도시에 색을 더하다

 

올 해 초, 다시 인천in의 연재 제안에 문화오아시스 간담회에서 만났던 여러 공간과 그 공간 사람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수많은 이야기가 담긴 공간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생각보다 자세히 쓰이지 않고 있다는 사실, 그리고 인천in 김영빈 기자의 기사를 읽으며 문화가 일상이고 일상이 문화인 삶에 대한 그림을 시민으로서 시뮬레이션 해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당연하게 이 이야기는 <천 개의 문화 오아시스>(이하 오아시스’)로부터 시작해야 했다. 행정당국이 지었다고 믿기 어려운 탁월한 이름 짓기에 다른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천 개의 문화 오아시스는 사막에서의 물, 생명수에 대한 이야기고, 그 절실한 의미와 필요를 가장 잘 드러내는 말이라 생각했다.

 

2018년까지 배다리 마을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지역공동체 문화예술 활동을 중심으로 길게 연재로 꾸렸다. 여러 가지 고단함에 연재를 중단하고 2019년 한 해는 sns도 거의 하지 않고, 최소한의 관계 속에서 버텨보았다.

그렇게 버텨내는 데에 낯설고 새로운 이들과 만나는 몇 가지 사진강좌와 문화 오아시스 활동이 있었고, 그 활동 보고서를 정리하면서 문화란 무엇인지, 오아시스가 어떤 의미여야할지 어떻게 구현되고 정착되어야 할지 하는 생각으로도 이어졌다.

 

남루하고 힘겨운 도시의 일상에 자연과 더불어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는 것, 색을 더해 생활에 풍요로움을 느끼게 하는 것이 필요하고, 적어도 필자에게는 때때로 그랬다.

 

아이들과 책을 읽는 창영당 조은숙 대표

 

오아시스 다행& 한점 <유발하라리 인류 3부작을 읽다> 전병근 강연
문화 오아시스 다행& 한점 <유발하리리 인류 3부작을 읽다> 강연_전병근

 

문화속의 일상을, 일상속의 문화를 위하여

 

힘들고 어렵고 가난하고 평범한 일상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이 문화예술이라는 생각이 어딘가로 부터인가 와서 그렇게 한 켠에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문화예술은 누구나 누릴 수 있어야 하며, 일상에서 뗄 수 없는 무엇이라는 생각으로 이어졌고, 다양한 문화예술을 생산하는 이들이 최소한의 생활비를 받도록 해야 한다는 개인적인 캠페인도 지속하고 있다.

 

시민 누구나 일상생활 속에서 문화를 향유 할 수 있도록 하는 이 멋진 아이디어는 2016인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을 위한 문화다움의 연구용역 결과로 제시된 생활문화정책으로 천개의 문화오아시스 조성 및 천개의 생활문화동아리 육성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생활문화동아리, 예술인, 지역공동체가 상생하면서 지역문화예술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도록 시민과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여 정책에 적극 반영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2017년 말 499개에 그친 인천지역의 문화시설을 2022년까지 1000개로 늘린다는 계획으로 5년간 150억 원을 투입해 생활문화 활성화 정책을 추진키로 하고 2018년부터 천 개의 문화오아시스와 천 개의 생활문화동아리 지원사업을 시작, 201857(예산 71천만원), 201973(6억원) 공간을 지원했고 2020년에는 45(6억원)를 선정해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매년 다시 선정하는 방식이고, 최대 세 번 지원하는 방식이 지속적인 생활문화예술공간으로 자리잡기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에 직면해 있다.(->관련기사 인천in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는 그냥 해본 말? www.incheon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1495) 누가 시장이 되던 간에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된다. 문화 오아시스는 모든 시민에게 절실히 필요한 물이자 공기가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사막에 가장 부족하고, 가장 필요한 것이 물이라면 오아시스라는 말은 아주 적확하다. 잠시 어른거리는 신기루가 아닌 생명을 지속시키는 오아시스가 되려면 어떤 태도가 필요할지 생각해보게 된다.

문화는인간 생활의 풍요로움과 직결되며 문화가 존재하기에 도시는 인간을 성장시키는 장치로 기능함을 증명한다. 사진_인페페

 

오아시스 사업을 펼치는 공간과 사람들을 찾아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 생각해보는 과정을 여기에 담아보려 한다. 또 오아시스 안과 밖의 다양한 이야기도 담을 수 있길 바란다.

 

지난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다시는 일본에 지지 않겠다.’는 문대통령의 말과 함께 일제 강제징용에 따른 일본기업의 보상 판결을 일본 정부가 거부하며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했고 이를 계기로 촉발된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함께 김구 선생의 문화강국론이 많이 이야기 됐다.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남에게도 행복을 주는그런 힘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 앞 줄임)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도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남의 것을 모방하는 나라가 되지 말고,

이러한 높고 새로운 문화의 근원이 되고,

목표가 되고, 모범이 되기를 원한다.

(뒤 줄임 ....)

-김구 <문화강국론>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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