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염 전국 확산 대비해야" - 의료계, 정부 방역체계 재정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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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감염 전국 확산 대비해야" - 의료계, 정부 방역체계 재정비 촉구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0.02.20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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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새 대구·경북 확진자 53명 늘어-지역감염 급속도로 확산
의료 현장서 선제적이고 과감한 대응체계 가동 요구 높아져
인천, 현재 선별진료소와 검사기관으로는 비상 시 감당 어려워
환자 수용능력 확충, 환자 전담 거점병원 지정도 필요
미추홀구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미추홀구보건소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대구·경북에서 연이틀 코로나19 확진자가 수십명 씩 발생해 우려했던 지역사회 감염이 현실화되면서 확진자 및 접촉자 차단에 맞추어졌던 방역 체계를 보다 광범위하고도 촘촘하게 재정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첫 확진자의 감염 경로가 불명확한 가운데 이틀새 확진자 수가 수십명으로 폭증한 대구·경북의 사례가 어느 지역에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만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검진 및 치료 체계를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19일 오후 4시부터 20일 오후 4시까지 하루새 모두 53명의 확진자가 추가로 확인돼 국내 확진자 수가 모두 104명으로 늘었다.

추가로 확인된 확진자 53명 중 51명은 대구·경북, 2명은 서울에서 발생했다.

이에 따라 대구·경북의 확진자는 전날 발생한 18명을 포함해 69명으로 크게 늘었다. 또 청도 대남병원에서 확진자 1명이 사망해 국내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망자는 19일 사망 후 사후 검진을 통해 감염이 확인됐다.

특히 대구 신천지 교회와 관련이 있는 확진자가 10일 오전 10시까지 43명에 이르고, 교회 집회에 참석했던 1001명 중 396명이 연락두절된 상황이어서 감염 확산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대구·경북의 확진자 폭증으로 지역감염의 심각성이 현실로 확인됨에 따라 의료게는 선제적이고 과감한 방역대응 체계의 가동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인천의료원 음압병동
인천의료원 음압병동

이날 정부도 현재의 상황을 지역사회 확산의 시작 단계라고 판단하고 방역대응체계를 이에 맞게 조정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20일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통해 “현재의 감염 진행이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며 “지역사회 감염으로 전파되기 시작한 단계로 판단해 방역대응 체계를 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역사회 전파가 일부 지역에서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어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며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은 ‘심각’ 단계로 격상하지 않고 ‘경계’ 단계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의료 현장에서는 감염병 전파가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이르면 확산 예방과 환자 완치를 위해 경증 상태에서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 선별진료소와 검진기관을 확대해 의심 환자의 접근성과 판정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규모 확진자 발생에 대비해 비상시 환자 수용 능력을 확충하고 불분명한 보건소, 중소 병원, 대형 병원 간 역할 분담 체계도 확실하게 조정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인천의 경우 보건소, 병·의원 등 28곳에 선별진료소를 운영하고 있으나 서구보건소, 미추홀구보건소, 계양구보건소 등 6곳은 전문인력 부족 등으로 검체채취 기능 조차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또 선별진료소에서 채취 검체를 받아 감염 검사를 수행할 수 있는 기관은 시보건환경연구원, 이원의료재단, 가천대 길병원 등 3곳에 그쳐 서울에 있는 의료기관 2곳이 인천지역 검사기관으로 함께 지정돼 있다.

만약의 경우 지역감염 사태가 빚어져 확진자와 접촉자, 의심 환자가 일시에 급증하면 현재의 체계로는 검진부터가 감당하기 어려운 형편이다.

국내 1번 확진자인 중국인 여성을 치료한 인천의료원의 조승연 원장은 "지금까지 격리와 감시 등 감염원 차단에 방역의 촛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부터는 발생 환자를 빨리 발견하고 퍼지지 않게 하는 일, 그리고 치료체계를 정비하는 일이 중요하다"며 "코로나19 유증상자나 확진자들을 여러 병원으로 분산시킬 수 없는 만큼 거점병원도 지정해 대비를 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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