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들은 왜 동양화학 오염토양 처리의 명백한 원칙을 부정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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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들은 왜 동양화학 오염토양 처리의 명백한 원칙을 부정했을까
  • 장정구
  • 승인 2020.02.0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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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칼럼]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정책위원장

 

결국 시민환경단체가 옳았다!

‘인천광역시 미추홀구는 관계 법령에 따라 부지 안에서 정화하게 하고, 오염토양반출정화계획서는 반려하여야 했다.’ 감사원이 용현학익1블록도시개발사업부지(과거 OCI동양제철화학공장부지) 토양오염과 관련하여 시민·환경단체의 손을 들었다. 감사결과에 따라 감사원은 담당했던 공무원들의 징계를 요구했다. 토양오염정화는 오염부지 내에서의 정화가 법이고 환경정의다. 너무나 분명한 사안이었다. 그런데도 해당 기초자치단체인 미추홀구청은 오염토양반출처리승인 행정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당당했다. 도시개발사업 승인기관인 인천시도 직접 관여할 사안이 아니라고 발뺌했다.

오염의 확산·이동 방지, 오염토양도 정화 후 다시 터전이 되어야 한다는 환경정의에 따라 오염토양은 오염된 부지에서 정화하는 것이 원칙이다. 오염부지가 협소하여 정화공간을 확보할 수 없거나 공사과정에 발견되어 부지에서 정화하기 곤란한 경우 등 극히 일부의 경우만 토양환경보전에 반출정화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전체부지 면적은 150만㎡가 넘는다. 오염사실도 건물철거 공사 한참 전인 2007년 공식 확인되었다. 아무리 뒤져봐도 예외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데 반출정화가 승인되었던 것이다.

문제를 제기하자 미추홀구청은 ‘2007년에는 공장(3지역)으로 오염기준을 적용했지만 도시개발사업을 위해 조사할 때는 주거지(1지역)기준을 적용한 것이라 2007년에 오염이 확인된 것이니 할 수 없다, 2018년 건물해체공사 후 토양오염정밀조사가 진행되었기 때문에 공사과정에서 오염이 발견된 것'이라는 해괴한 주장을 하기에 이르렀다. 주무부서인 환경부와 협의기관인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시민환경단체들의 주장이 옳다고 했음에도 소귀에 경읽기 였다. 인천시도 ‘감사원 감사결과는 지켜봐야 한다, 법해석에 차이가 있다, 시민환경단체의 주장이 틀렸다’ 보고하며 뭉갰다. 그 사이 오염토양은 충청도로 옮겨졌다. 

OCI 논란, 처음이 아니다. 20년 전 폐석회처리문제가 불거졌다. 인천시, 미추홀구청(당시 남구청), OCI동양제철화학, 시민단체가 논의하여 한시적으로 '폐석회적정처리시민위원회'를 구성하여 논의하기에 이르렀다. 1단계 폐석회처리를 마무리된 후 10년 넘게 회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오염문제가 불거지자 시민환경단체들은 오염현황을 확인하기 위해 인천시와 미추홀구청이 함께 한 간담회를 진행했다. 그 자리에서 보고서 공개를 요청했고 간담회 참석 공무원들은 조사보고서는 법적으로 공개해야 하는 자료이고 서로의 신뢰확보를 위해서라도 보고서를 공개하는 것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디씨알이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시간을 끌었다. 결국 정보공개법에 따라 정보공개를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법적으로 공개가 결정되었음에도 ㈜디씨알이는 의견청취를 신청하여 또 시간을 끌었다. 그렇게 조사보고서 공개가 지연되는 사이 미추홀구청은 오염반출을 승인했다.

시민환경단체는 개발사업자와의 신뢰가 완전히 무너졌다. 미추홀구청은 물론 인천시 개발부서 행정관료들을 더 이상 신뢰할 수 없다. 고문변호사 3명에게 법률자문을 받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던 미추홀구청의 입장에 대해서도 감사원은 ‘전반적인 내용에 대한 설명을 기반으로 자문을 받은 것이 아니라 미추홀구청에 유리하도록 정보를 편집 제공해 잘못된 자문 결과를 받았다’고 배척했다. 검은 뒷거래가 있었는지, 미추홀구청은 환경정의와 법원칙을 무시하며 그렇게 ‘적극 행정’을 펼쳤다.

2월이면 OCI부지 인근 문학산의 유류오염정화사업이 완료된다. 오염 확인 후 20년만이다. 과거 미군관련시설로 사용되었던 곳을 국가가 정화한 첫 번째 사례로 의미가 크다. 산꼭대기까지 장비를 가지고 올라가는 문학산 주변에 대해 폭넓게 조사했다. 토양경작, 토양세척, 위해성평가 등 법이 허용하는 모든 정화방법을 적용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이 아니다. 2002년 이미 정화를 했는데 10년이 지나서 또 오염이 확인되었던 것이다. 수인선 전철공사 과정에서 기름냄새가 풀풀 풍겼음에도 공사는 강행되었다. 녹색연합에 들통 나면서 수인선공사가 1년 넘게 중단되었다. 불필요한 사회적 갈등과 적지 않은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토양오염은 수질오염이나 대기오염과는 다르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속일 수 있고 대충 할 수도 있다. 법과 원칙 준수는 물론 정확하고 과학적인 조사와 과정의 투명성 확보가 중요하다. 

사필귀정! 책임져야 할 사람은 응당한 책임을 져야한다. 그것 뿐일까? 또 무엇을 바로잡아야 하는가? 정화해야 할 땅이 많은 인천에서 진행할 진정한 ‘적극 행정’은 무엇인가? 정말 모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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