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수 해수 1.8km 끌어들인 '파격'
상태바
1급수 해수 1.8km 끌어들인 '파격'
  • 김성환
  • 승인 2019.10.25 08: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에피소드③ 송도에도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인천in]이 송도의 매립에서부터 국제도시로 발돋움하기 까지의 변모를 김성환 포토저널리스트의 글과 사진으로 매달 연재합니다. 김성환 작가는 1998년 인천 사진가 최초로 초경량항공기를 타고 송도 매립현장을 촬영했으며 그 후로도 쉼 없이 대한민국 경제자유구역 1호 송도국제도시의 탄생을 카메라로 기록해왔습니다. 이제 그 송도국제도시 탄생과 변화의 과정들을 실감나는 에피소드와 생생한 사진기록으로 조망합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조성현장 항공사진 ⓒ포스코건설, 2008년

2000년대 초반, 중국시장의 대외 개방은 홍콩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 중심의 아시아시장을 동북아로 재편하는 신호탄으로 작용했다. 동북아시장의 급부상은 대한민국과 인천에도 기회로 와 닿았다. 아시아 대륙의 동쪽 끝에서 일본과 중국 사이에 위치한 대한민국은 동북아시아의 비즈니스 중심지로서의 장점을 갖고 있었고, 인천공항을 통해 3시간 반 안에 전 세계 인구의 1/3에 달하는 아시아 시장으로 접근할 수 있는 이상적인 지리적 여건을 갖춘 도시로 인정받게 되었다.

그 변화의 시점에 송도의 개발도 가시화 되었다. 정부와 인천시는 송도를 ‘동북아 비즈니스 허브’ 역할을 할 국제도시로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다국적 기업들의 업무, 거주 환경을 완벽하게 지원할 수 있는 핵심 비즈니스 구역으로 ‘송도국제업무단지’의 개발이 본격화 되었다. 이와 때를 같이 해 2001년 미국의 부동산 업체인 ‘게일인터내셔널’의 게일회장이 송도를 방문했다. 본격적인 송도 개발을 위한 합작투자법인 설립을 위해서였다. 이듬해인 2002년 3월 게일인터내셔널과 코스코건설의 합작 투자법인인 송도신도시개발(NSC)이 설립되었고, 2004년 송도국제업무단지 즉 IBD(international Business District)가 본격 가동되었다.

 


송도국제업무단지와 센트럴파크 항공사진 ⓒ김성환, 2009년

땅값이 얼만데 상업시설 아닌 공원을 만든다고요?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조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념비적 사업을 꼽으라면 바로 ‘송도센트럴파크’를 들 수 없다. 조성 당시 게일인터내셔널의 스탠 게일(Stan Gale)회장은 송도국제업무단지의 설계 과정에서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송도에 옮겨 놓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도시 중심부 땅값이 얼마나 비싼데 그 큰 부지에 수익성 높은 상업 시설도 아닌 기부할 공원을 만드느냐’는 의문을 제기할 정도로 설계는 파격적이었다. 게일 회장은 뉴욕에서 성장했고 뉴욕에서 일한 뉴요커였기 때문에 뉴욕의 센트럴파크가 주는 가치와 의미를 이해하는 사람으로서 송도 센트럴파크의 가치에 대한 이해도 남달랐다고 한다. 그의 의지는 곧바로 공원의 조성과정에 적극 반영되었다.

넓은 국제업무단지와 송도센트럴파크(Songdo Central Park)의 공사현장을 한 번에 담기 위해서는 역시 항공기를 띄워 촬영하는 것이 제격이었다. 드론이라는 획기적인 촬영장비가 나오기 전인 당시로서는 역시 헬리콥터만 한 수단이 없었기 때문에 항공기를 띄우는 건 어쩌면 기록사진가의 책무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2009년 항공촬영을 위해 송도 상공에 헬기를 띄웠다. 국제업무단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상공에서 센트럴파크와 함께 주변경관 여러컷의 촬영을 시도했다. 위의 사진 가운데 뒤쪽의 동북아크레이드타워, 오른족의 포스코건설 쌍둥이 빌딩, 왼쪽의 주상복합건물이 한창 공사를 진행하고 있어서 분위기는 어수선 했지만 당시로서는 송도의 미래 모습을 가장 잘 가늠할 수 있는 이미지였다.

 


개장당시 송도센트럴파크 ⓒ김성환, 2009년
 

 한국의 지리적 특징을 담은 센트럴파크

송도센트럴파크의 주변현장은 한눈에 보기에도 그 규모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과연 어떤 모습으로 탄생할지 궁금하기만 했다.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송도에 옮겨 놓을 거라는 게일 회장의 말이 현실적으로 가시화 될 것인지에 대해서도 궁금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해수 공원인데다가 실시간 정화한 1급수의 바닷물을 상시 끌어들인다는 점, 더군다나 엄청난 용량의 해수를 1.8km에 달하는 수로에 가득 채운다는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질까라는 생각에 궁금할 수밖에 없었다. 하늘에서 본 공원이 규모는 실로 대단했다. 실제로 조성현장을 하늘에서 보니 기대는 더욱 커졌다. 그런 모든 기대를 한 몸에 안고 드디어 2009년 송도센트럴파크가 개장하자 수많은 사람들이 공원을 찾기 시작했다.
 


개장당시 송도센트럴파크 ⓒ김성환, 2009년


 공원의 설계과정에 동고서저의 특징을 가진 한국의 지리적 형상을 재구현해 적용한 것도 독특한 점이다. 수로의 곳곳에 한반도 남단 다도해를 표현한 작은 섬들을 심었고, 공원의 동북부에 인접할수록 높은 구릉과 수풀이 우거진 언덕 산책길을 반영했다. 수로의 동쪽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NEAT)와 쉐라톤 호텔 쪽에 위치한 ‘이스트보트하우스’에서는 카누와 카약, 전기 보트, 파티 보트, SUP보트 등 다양한 해상레저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 공원의 서쪽 인천아트센터 방향에 위치한 ‘웨스트보트하우스’에는 공원을 한 바퀴 돌아오는 수상택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센트럴파크를 중심으로 송도를 상징하는 건물들이 연출하는 마천루를 보며 유유자적 주변 경관을 관람할 수 있는 건 우연이 아니라 철저히 계획된 거라는 걸 알 수 있다.

 


송도센트럴파크 이스트보트하우스 ⓒ김성환, 2012년

 

센트럴파크 주변에는 아시아 최초의 국제기구 본사인 UN녹색기후기금(GCF)을 비롯해 9개의 UN관련 기구가 입주한 G타워와 대한민국 최고의 시설을 자랑하는 인천아트센터와 최고급 호텔이 있는 동북아트레이드타워 등 송도의 대표적 건물들이 즐비하다. 이를 단번에 볼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수로를 순환하는 수상보트를 타는 것이다. 공원과 주변의 건물이 이상적으로 조화된 이 메머드급 공원은 2009년 정식 개장해 현재까지 수많은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또한 송도의 대표적인 상징이 되었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센트럴파크 2013.06.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134pixel, 세로 3437pixel사진 찍은 날짜: 2013년 06월 15일 오후 2:39카메라 제조 업체 : CanonF-스톱 : 13.0노출 시간 : 1/50초IOS 감도 : 100노출 모드 : 자동EXIF 버전 : 0221
송도센트럴파크의 수상택시 ⓒ김성환, 2013
 

송도센트럴파크의 수상택시 ⓒ김성환, 2010년

 

송도를 단번에 담아내는 G타워의 하늘정원

공원을 가로지르는 편도 1.8km 길이의 수로를 수시로 수상택시를 타면 좌우로 펼쳐지는 송도의 대표적인 건물과 풍경을 보게 된다. 마치 외국의 어느 한곳에 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이국적인 공원과 마천루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2015년 개장한 송도 한옥마을은 한옥 호텔, 한옥 식당, 문화 체험 시설 등으로 최근에는 송도의 핫 플레이스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센트럴파크 야경 2016년.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541pixel, 세로 3367pixel사진 찍은 날짜: 2016년 05월 14일 오후 8:01카메라 제조 업체 : CanonF-스톱 : 14.0노출 시간 : 13/1초IOS 감도 : 500색 대표 : sRGB노출 모드 : 자동플래시 모드 : 플래시 끔EXIF 버전 : 0230

                                                    송도센트럴파크의 야경 ⓒ김성환, 2016년


 이곳 센트럴파크에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총 12회의 송도 ‘굿마켓’이 열렸다. 누적 방문객 수만 160,000명에 달하는 굿마켓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엄청난 사람들이 참여해 공원을 가득메웠다. ‘나눔과 기부가 넘치는 벼룩시장’을 모토로 열린 대규모의 마켓이 펼쳐지는 센트럴파크의 장관을 한 번에 담아낼 장소를 물색해야 했다. 선택의 여지없이 센트럴파크를 굽어볼 수 있는 장소로 G타워를 택했다.

공원 좌우로 들어선 마천루와 멀리 동북아트레이드타워와 주변 풍경을 한 번에 담아낼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다. G타워의 하늘정원은 기대에 부응했다. 와이드렌즈로 담아내는 굿마켓의 풍경과 바쁘게 움직이는 수상택시의 전경을 완벽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 아울러 센트럴파크를 가장 이상적으로 보여주는 명장면으로 내겐 남았다.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센트럴파크 2014.10.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184pixel, 세로 3456pixel사진 찍은 날짜: 2014년 10월 11일 오후 4:24카메라 제조 업체 : Canon카메라 모델 : Canon EOS-1D XF-스톱 : 8.0노출 시간 : 1/160초IOS 감도 : 200노출 모드 : 자동프로그램 노출 : 조리개 우선 모드측광 모드 : 평가 측광플래시 모드 : 플래시 끔
G타워에서 바라본 송도센트럴파크의 굿마켓 ⓒ김성환, 2014년
 

그림입니다.원본 그림의 이름: _23K3690.JPG원본 그림의 크기: 가로 5184pixel, 세로 3456pixel사진 찍은 날짜: 2014년 10월 11일 오후 3:55카메라 제조 업체 : Canon카메라 모델 : Canon EOS-1D XF-스톱 : 10.0노출 시간 : 1/320초IOS 감도 : 200노출 모드 : 자동프로그램 노출 : 조리개 우선 모드측광 모드 : 평가 측광플래시 모드 : 플래시 끔EXI

송도센트럴파크의 굿마켓 ⓒ김성환, 2014년

 
에피소드④에서는 송도와 세상을 연결하는 다리 ‘인천대교’의 스토리가 이어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