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 어른이 말하는 시민이고 싶은 시민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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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산 어른이 말하는 시민이고 싶은 시민이 말한다.
  • 곽현숙
  • 승인 2019.08.2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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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곽현숙 / 배다리 아벨서적 대표


- 3구간 배다리 지하차도 설계도 -


중동구 관통도로는 송도, 청라 신도시의 물류를 위해 중구와 동구를 관통해 하루 4만대가 오갈 도로다.
 
그림처럼 중구 4구간 후반부터 송림로 까지 지하차도로 예정된 도로는 구배가 배 모양으로 휘어져 있다. 언덕진 지하 터널에서는 도로구조 상 오름길에서 가속페달을 밟아야하는 데, 배기 가스가 평지보다 심한 터널이 되고, 환기될 곳이 없다.
 
또한 1구간 봉쇄된 고가도로도 평지부터 송현터널까지 가속페달을 밟으며 올라가야 하는 도로다. 그래서 환기구 위치는 어쩔 수 없이 출·입구인 4구간 유동 삼거리와 2구간이 된다.
 
2구간은 송현근린공원에 뚫려있는 1구간 고가도로 입구이며, 공원 옆이며 바흐 카운티와 새로 지어지는 뉴스테이 48층 아파트와 우측 새로 추진하고 있는 재개발 구역과 송림초등학교가 붙어 있다. 동구에 하나밖에 없는 공원과 초등학교와 주거 밀집 지역에 매연 분진구가 열리는 것이다.
 
2008년부터 오랫동안 화물차도로는 반듯한 지하도로여야 한다고 말을 했지만 무시당했다.
1구간 고가도로를 놓을 때도 주민들의 1년 반의 노고와 벌금까지 먹으면서도 애를 썼지만 1구간 사람들의 억지 허락을 받아내 세워진 것이다.
 
이번에는 더 비상한 수단으로 3구간 지하를 민과 관의 협치라는 ‘승전보’를 울리며 위와 같은 도로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봐도, 말 그대로 구도심을 관통하는 고속화 물류 도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삼익아파트부터 완전지하로 반듯하게 동국제강까지 이어 품위있는 물류도로도 세워져야 마땅하다. 하나밖에 없는 동구의 공원과 초등학교를 보호하고, 새로 생길 아파트들과 바흐 카운티 등 동구 주민을 위한 쾌적한 생활 도로가 되어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그럴 때 고가도로도 제대로 쓰여서 공무원들의 문책도 사라질 것이다.
 
3구간 또한 동구의 역사와 문화를 제대로 꽃피우는 터로, 나라 잃은 역사적 설음을 끌어안고 어떻게 3.1 정신 등 애국심이 발동했는지 기릴 수 있는 터전이다. 역사 앞에 머리 숙여 배우려 할 때 우리의 氣運이 회복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배다리의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갖자고 13년을 말해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구와 시가 치밀한 계획 속에 2년여 동안 민민 갈등을 부추기며 시장 특명으로 시작된 민관협의라는 관을 쓰고 시장의 업적 달성이라는 말을 채찍과 당근을 든 소통관에게 태워 얻은 성과물이다.
 
“이 길은 어차피 낼 거야 그러니 현실을 똑바로 보고 너희에게 이익이 무엇인가 잘 살펴서 이 당근이라도 잘 받아. 그러지 않으며 인천 전체에 비난을 받을 거야. 너희들에게 도로부지 상부를 활용할 권한을 줄게 그렇지 않으면 주차장으로 밀어 붙일 수밖에 없어. 3.1 공원 부지도...” 이번 협의에 깔려있는 배경이다.
 
전체를 보고 눈을 크게 넓혀야 할 시장의 특보 민관협의체 소통관이 40억을 받아 동네를 위한 사업을 구상하는 마을에 들어서서 동네에서 잠까지 자는 연출을 해가면서, 시 5개 부서를 동원해 신뢰감을 주면서 주민 스스로 120명의 서명을 받게했다.
 
3구간 도로 부지 아랫마을 쪽 포크레인 사건은 이러하다.
암묵적인 약속으로 보리도 심고 갓도 심고, 꽃들의 이름을 찾아 이름표도 달아주고 한 달 전부터 뿌려 예쁘게 나던 코스모스도 하루 아침에 구청 산하 경관과에서 제초기 여러 대로 밀어내니 아랫 주민들 모두 나와 경관과 과장에게 사정을 한다. 그러나 과장은 위에 보고해봐야 한다고 했다. 주민들은 다음날부터 화분에 심었던 꽃들도 심고 코스모스도 심었다.
그러나 보름이 지난 8월20일 새벽 6시에 포크레인 두 대로 온통 뒤집어 엎어버리는 폭거로 야만성을 과시한다. 만나기를 청해 현장에 나온 구청장은 시 종합건설본부에게서 관리권을 경관과가 부여받았다고 했다. 여러번 종합건설본부를 강조한다. 아랫동네 사람은 서명하는 줄도 몰랐는데 120명의 민원 운운하며 당연한 관리자로서의 의무라고, 법에 의해 사과할 의무가 없다며, 수하를 거느리고 다시 한 번 주민들의 기를 죽이며 떠난다.
 
이날 오후 2시 민관협의회에서 느낀 것은 법 테두리 안에서 협상이라는 것은 미비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래도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이날 5시에 구청장이 현장 주민도 모르는 120명의 민원을 거론하는 모습에서 어떤 협상에도 민원이라는 무기가 진을 치고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워 주었다.
 
인천시 산하 인천연구원은 2019년 1월 20일자 신문에 연구논문을 통해 ‘구도심을 살리기 위해 중. 동구를 관통하는 도로는 완전 지하로 놓아야 한다’고 했다. 시정에 반영하여 100년을 쓸 도로를 오늘의 힘으로 만들어 내길 촉구한다!
 
터널 내 철저한 정화 시설을 통해 4구간과 동국제강쪽의 환경을 보호하며 1구간 고가도로와 2구간은 구민을 위한 쾌적한 생활 도로로 동구에 내어 주어야한다.
 
인천에 죽산 조봉암 선생의 돌 조각상을 세운다고 한다. 죽산 선생의 저서 1954년 ‘우리의 당면과업’책에 보면 그때 국정에 호소하는 책 마무리에,

“아직도 늦지 않으니 우리들은 (조국의 이름) 과 (민족의 자유진영)을 위하여 대의에 殉순하고 양심에 복종할 수 있는 대통령도 되며 행정부도 되고 국회도 되고 또 국민도 되어 보자는 것이다.” 죽산의 마지막 절규처럼 대의에 선 인천의 대통령인 시장이 대의로 설 때, 시민은 시민다운 열정으로 회복 될 것이다.
 
이 말들이 몸으로 들어서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지 못하는바 아니나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과업에서 정신을 회복하지 못한다면, 감히 우리가 죽산 동상의 의미를 안다고 할 수 있을까? 월미도 조망을 가리는 가설물들처럼 전락하지 않을까?
귀한 마음 담아 시민 모금을 통해 시대의 얼이 된 어른의 얼을 세워내는 동상이라 염려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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