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꽃과 나무를 배우고 일까지 찾았죠“
상태바
”좋아하는 꽃과 나무를 배우고 일까지 찾았죠“
  • 학오름
  • 승인 2019.04.19 13: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춘화 세림조경 주임-조경기능인 평생교육 참여 후 취업까지
 
   

이춘화(57·사진) 세림조경디자인(주) 주임은 요즘 조경기능사 자격증 취득을 목표료 '열공' 중이다.

이 주임은 매일 회사로 출퇴근하는 버스 안이나 집에서 밥을 안치면서도  ‘앉으나 서나’ 조경 일을 머릿속으로 그리고 있다. 새로운 것을 알아가는 재미가 크지만 생각보다 진도가 안 나가는 것이 고민이란다.

미추홀구 용현동에 둥지를 틀고 있는 세림조경디자인은 인천지역에서는 제법 알려진 조경업체다. 2015년 11월 노동부에서 공식 인증을 받은 사회적기업이기도 하다. 잔디와 꽃, 나무를 심고 조경을 유지관리하는 일을 한다.

직원들은 중·장년층이거나 사회 취약계층이 많다. 사회적기업인 만큼 취업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우선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세림조경디자인은 요즘 인천항 8부두에서 진행되고 있는 도심재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항내의 곡물창고를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바꾸는 일이다. 이 주임도 이 일에 참여해 하루하루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조경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꽃과 나무를 심어 초록으로 가꾸는 일이에요. 꽃이 활짝 피면 고맙다고 웃으며 인사하는 것을 아세요?  재미도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에요. 조경기능사 자격증 시험을 준비하고 있으니 우선 필기시험부터 붙어야죠.“

조경기능사 자격증은 조경관리와 설치 뿐 아니라 조경디자인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소지해야 할 국가공인 자격증이다. 자격증을 가지고 있으면 건설회사와 조경컨설팅회사, 공기업 등에 취업하는 데도 유리하다.

이 주임이 자격증을 따려는 이유는 승진, 이직이나 더 큰 목표로 창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일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조경이 그냥 좋아서 새로운 것을 더 배우고 싶을 뿐“이란다.

이 주임과 조경과의 인연은 지난해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주임은 미추홀구 어느 길을 가다 우연히 가로수에 내걸린 현수막을 보았고, 현수막에는 '조경기능인 양성 아카데미'라고 씌어 있었다. 조경기능인 양성교육 참가자를 모집한다는 내용이었고, 평소 꽃과 나무를 좋아했던 이 주임은 주저하지 않고 프로그램 수강을 신청했단다.

'조경기능인 양성 아카데미'는 는 인천평생교육진흥원과 미추홀구, 세림조경디자인(주) 3자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프로그램은 취약계층 성인 남녀 20명을 대상으로 조경 일을 가르쳐 환경을 보호하고, 취업활동 기회를 주는 게 목표였다. 지난 해 6월 25일부터 7월 31일까지 한달여 간 진행됐다.

”일주일에 화·목요일 두 번 오전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됐어요. 조경 이론과 식물에 대한 공부 뿐만 아니라 야외에서 현장실습도 했죠. 막힌 공간이 아니라 탁 트인 자연에서 현장실습을 했는데 교육이 재미있고도 아주 유용했어요.“

수료생들은 교육 이후 ‘세림조아’라고 하는 학습동아리를 만들어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다. 교육 참가자들의학습 열의가 높았고 교류도 활발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 프로그램의 공식 명칭은 '조경기능인 양성 아카데미를 통한 도시재생 활력사업’이다. 내 집앞 화단부터 공공시설까지 조경을 통해 낙후된 구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자고 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지금 조경의 맛과 멋에 흠뻑 빠져있지만, 이 주임은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다재다능한 팔방미인이다.

이 주임은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복수전공으로 유아교육을 공부해 유아 교사자격증도 취득했다. 유아 교사자격증으로 6년 가량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또 사회복지를 공부해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가지고 있다. 여기에다 종이접기지도사 9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고, 풍선을 불어 다양한 캐릭터를 만드는 레크레이션 지도 공부도 했단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 성취하면서 기쁨을 느껴요. 주말 연속극보다는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더 좋아하고요. 공부하는 체질인가 봐요. 우연히 마주친 현수막을 보고 교육을 받아 새로운 분야에 취업까지 했으니 말이에요. 50대 후반에 새 일을 시작했으니 말 그대로 '인생 2모작'인 셈이죠 “

이 주임은 슬하에 2남 1녀를 두고 있다. 막내아들은 재능을 살려 미용디자이너로 일하고 있고, 큰아들은 자동차정비 일을 한다. 딸이지만 평소 우직했던 딸은 ‘경찰 공무원’이 되기 위해 공부를 하고 있다. 남편은 인천항과 평택항 등에서 수출입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트레일러 사업을 20여년 넘게 하고 있다.

”남편을 보면 요즘 일감이 많이 줄었어요. 경기가 좋아지고 일자리가 더 믾아졌으면 해요. 청년들, 중·장년 모두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 일할 수 있을 때 우리사회가 더 건강해지겠죠. 경제가 어렵다고는 하지만 사실 살펴보면 기회는 얼마든지 찾을 수 있어요. 평범한 주부인 저도 우연한 기회에 조경교육의 기회를 접하고 새로운 일을 찾은 거잖아요.“

이 주임은 고령화시대에는 누구나 '인생 2막'을 살아야한다며 중·장년이 급변하는 사회에서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려면 무엇이든 배워야 하며, 우선 부딪혀보자는 마음을 내야한다고 주문했다.

”우리 사회가 빛의 속도로 바뀐다고 하죠. 저만 해도 적응하기가 쉽지 않아요. 하지만 변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배워야합니다. 자기계발이나 자기투자라는 말도 결국 배운다는 말이겠죠. 배울 수 있는 기회는 조금만 살펴보면 정말 많습니다. 재미있거나 관심이 있는 분야의 교육을 찾아 평생교육기관의 문을 두두려보세요. 재미있고, 비용이 들지않아 가성비도 최고입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