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 경력역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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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기회를 창조하는 경력역량
  • 학오름
  • 승인 2018.03.30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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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호 인천대학교 창의인재개발학과 교수

4차 산업혁명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규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는 매우 익숙한 말이 되었다. 새로운 기술과 산업이 등장하면서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던 직업들이 생겨나기도 하지만, 반대로 어떤 직업들은 사라지기도 한다. 현재 7세 아이들의 68%는 지금까지는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된다는 연구도 있다. 무인자동차 엔지니어, 드론 조종사, 유튜브 콘텐츠 크리에이터, 빅데이터 애널리스트 등은 10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지만 현재는 유망직업으로 등장하고 있으니 변화의 속도를 실감하게 된다.
 

변화 속에서 생존을 위한 역량개발에 적극 투자 필요

환경의 변화는 일터에서 일하는 개인들이 발휘해야 하는 역량에도 영향을 미친다. 변화 속에서 생존하는 것을 넘어 인재로서 살아남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믿으며, 개인들은 자신에게 투자한다. 일을 하는데 필요한 능력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고 이를 갖추기 위해 노력한다. 필자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데, 요즈음은 각 대학들도 학생들에게 키워주어야 하는 역량을 정리하여 이를 교육의 기본 토대로 삼고 있는 모습을 본다. 지난 10년간 대학교육에서 가장 크게 변화한 점이 아닐까 싶다. 일터에서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노력은 교육기관을 넘어 현재 일터에서 일하는 모든 개인과 그 개인들이 속해있는 조직에서 너무도 쉽게 발견된다.
특히, 이러한 일터에서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으로 필자는 두 가지를 꼽고자 한다. 최근에 흔히 쓰는 말로 역량(competency)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여 연구자들과 경력개발을 다루는 현장 전문가들은 두 가지 경력역량(career competency)을 그러한 능력으로 꼽고 있다. 첫 번째 역량은 적응력(adaptability)이다. 환경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는 것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인식하고 이에 대응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사실 일터에서 일하는 개인들은 이러한 적응력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돈을 사용한다.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으려는 목적도 있으나, 새로운 기회를 잡기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다.
 
환경변화에 필요한 능력인 경력역량은 적응력과 정체성
 
기업들도 이러한 개인들의 적응력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단, 이제는 기업이 주도적으로 이러한 개인들의 적응력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들이 스스로 노력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일을 하는데 필요한 역량을 키워주고 미래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환경은 조직이 제공하지만 역량을 키우고 인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주도권은 개인에게 넘어갔다는 점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두 번째 경력역량은 정체성(identity)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가 중요함을 다루는 것이 바로 이 두 번째 역량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을 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이 정체성이다. 환경이 변화하는데 따라서 어떠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도 따져 보아야 하겠지만 ‘왜’ 그러한 행동을 해야 하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정체성이라는 능력을 갖는다는 것은 자신이 일을 하는 목적과 의미를 인식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고 필자는 믿는다.
두 역량 중에서 특히 필자는 두 번째 정체성 역량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세상이 빠르게 변화하는데 적응하면서도 목적과 의미가 중요하다고 필자는 믿는다. 이러한 경향은 실제 일터에서도 최근 심심치 않게 확인이 된다. 많은 기업들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생애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는데, 삶의 목적과 의미, 소명의식 등을 교육내용으로 삼고 있는 것이 작지만 큰 변화라고 믿고 있다. 적응하는 속도도 중요하지만 정체성에 바탕을 둔 방향이 중요하다는 점을 이론과 실천이 모두 말해주고 있다고 필자는 확신한다.
 
새로운 창조를 위해 목적의식을 갖고 스스로를 탐색하고 실천할 때

사람들은 어떤 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에 집중한다. 그러나 그 근원에 있는 ‘왜’라는 질문을 먼저 던져야 함을 기억할 때라고 생각한다. 흥미로운 것은 이것도 역량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해 ‘내가 왜 이 일을 하지’, ‘내가 일을 하는 목적이 무엇이지’를 묻고 답하는 것이 능력이라는 점이다. 빠른 변화 속에서 묻기조차 하지 않았던 질문인데 자문자답(자문자답)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why)’인 것이다.
변화 속에서 따져 물어야 하고 탐색하여야 하며 보다 찬찬히 살펴보아야 하는 것이 있다면 바로 자기 자신(self)이다. 목적의식을 잃고 의미를 잃어버린 개인과 조직은 새로운 창조를 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기존의 것들이 사라지고 새로운 것들이 등장하는 이 시대에 스스로에 대한 탐색에 기초하여 내가 그리고 우리가 세상에 무엇을 내놓을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다. 늘 쫓아가는 삶을 살지 않으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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