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장이든 꼴찌든 누구나 행복한 교육세상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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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장이든 꼴찌든 누구나 행복한 교육세상 꿈꾼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5.02.11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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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시민단체 릴레이 인터뷰-⑦ 인천행복교육세상

 

인천의 시민단체를 찾아 현재의 활동과 고민, 향후 계획 등을 나누는 시간. 튼튼하고 바른 사회를 만들기 위한 시민단체의 노력과 비전을 듣는다. ‘건강한노동세상’,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 ‘평등교육실현을위한전국학부모회’ 등에 이어 일곱 번째로 ‘인천행복교육세상’ 정영신 대표와 이야기 나눴다.



# 청라를 기반으로 지난해에 만들어진 걸로 안다.
지난해 7월 19일에 발대식하고 단체를 설립했다. 비영리단체로 준비 중인데 설립 후 1년이 지나야 등록 가능하다고 한다. 올해 추진 예정이다.

# 교육 단체를 만들게 된 이유는.
발대식에 이청연 교육감도 참석했지만 (지난 선거로) 인천 교육이 바뀌어야 한다는 바람이 드러난 것 아니겠나. 오랫동안 묶여 있었다. 어느 누구도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대신 말해주고, 목소리를 내며 어려운 점을 돕고 싶었다. 학부모가 직접 해결할 수 없는 부분, 교육청과 학교가 해줄 수 부분을 찾아서 우리가 해주고 싶었다.

얼마 전 모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인데 1년에 담임이 네 번 바뀌었다. 마지막에는 은퇴한 선생이 기간제로 담임을 맡았는데 아이들한테 폭력을 행사했다. 학부모들이 항의했지만 학교에서는 해결이 아닌 이해를 요구했다. 폭력에 시달린 아이의 부모는 전학을 결심하고 있었다. 우리 단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학부모인 척 학교에 전화해서 해결했다. 학부모들은 내 아이가 피해볼까 봐 부조리를 직시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서구의 가좌나 석남 같은 경우 실제로 기초수급자나 서류상 이혼 가정이 많다. 30% 정도 된다는 얘기를 들었다. 구도심 지역은 환경이 열악한데 교육청에서 전부 컨트롤할 수가 없다. 저소득층이나 한부모 가정 등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을 도와주려고 한다.

# (단체 발족을) 오랫동안 준비한 걸로 안다. 교육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교육과는 상관없는 개인사업을 하고 있다. 학교에 자주 가는 학부모를 세간의 편견처럼 치맛바람이라고만 생각했다. 아이의 입학식, 졸업식, 운동회 때만 가는 정도였다.

아이가 운동을 했는데 중학교 때 코치한테 서너 시간 벌을 받았다고 하더라. 운동장에서 선생이 불렀는데 애가 못 들어서 대답을 못한 거다. 운동장에서 맞고, 교무실에서도, 체육실에서도 맞았다고 한다. 이건 감정적인 폭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씩 때리는 건 괜찮지만(나도 많이 맞고 자랐다) 상처를 주면 안 되지 않나.

학교 찾아가서 벌세운 이유를 묻고, 담당 체육부장, 교장을 만나 강력하게 얘기했다. 앞으로 절대 안 때리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아이한테 정식으로 사과하겠다는 대답도 들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니 자신감이 생겼다. 나도 용기내서 말 한 거다. 다른 사람들은 용기를 못 내더라.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봐.

#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소개해 달라.
학교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조정하려고 한다. 사적으로 돈을 걷지 말라고 하는데도 누군가의 치맛바람에 돈을 걷는다든가 하는 걸 말리고 싶다.

한 학교에서는 ‘국제반’ 반장 엄마가 학부모들에게 돈을 걷어 시험 끝낸 애들 밥을 사줬다. 돈을 낸 부모도 있고 안 낸 부모도 있을 텐데 아이들은 모르겠지만 주최자들은 알지 않겠나. 국제반이라고 돌출행동을 하면 다른 반 아이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나. 내 아이만 위하고 다른 사람은 필요 없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자기 혼자만 이익을 보려고 하는 게 아닌 더불어 함께 가는 쪽으로 바뀌어야 한다.

# 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은.
11월 15일-16일(토,일) 이틀간 청라 커넬웨이 문화공연장에서 북 페스티벌을 했다.

대교, 교보 외 20개 출판사들이 참여해서 학생 대상 글짓기대회(자유 작문)를 열어 교육감상, 교육장상, 구청장상(경향교육신문이랑 같이 했다)을 주기도 했다. 책 팔고 남은 돈은 학교도서관과 사설도서관에 기부했다.

# 회원은 얼마나 되나. 유지는 어떻게. 조직을 소개해 달라.
회원은 서구 중심으로 300여명 정도 된다. 점차 인천 전 지역으로 확대하려고 한다. 회원들은 학교 운영위원장 등 대부분 학부모 위주다. 일반인은 가입할 수 없다. 그 외 자문위원 선생님이 두어 분 계신다.

서구 내에 학교(30-40곳 정도 될까) 학부모는 대부분 있다고 보면 된다. 회원들이 돈을 내지는 않는다. 행사 있을 때는 십시일반 도움을 받아 치렀다. 대표인 저와, 부회장 2명, 사무총장, 기획국장, 기타 정책/문화/조직 위원장이 있다.

# 올해 계획은. 가치, 비전을 들려 달라.
비영리단체 등록이 첫째 목표다. 그래야 활동범위가 넓어질 것 같다.

학교에서 손닿지 않는 소외계층 아이들을 찾아서 열심히 도와주려고 한다. 왕따 없는 학교, 반장이든 꼴찌이든 누구나 행복한 학교, 편견 없는 인천의 교육환경을 만들고 싶다.

# 다른 교육단체와 다른 점이 있다면.
아직은 교류가 많지 않다. ‘참교육세상’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알고 있다.

# 인천의 시민단체 활동과 성과, 어떻게 보는지.
인천연대 서부지부의 박정환 씨와 친하다. 인천여성회의 안정옥 지부장과도 같이 연대활동을 하고 있다. 굉장히 훌륭한 분들이다. 시민단체에 그런 분들만 있으면 문제없을 것 같다.

# 언론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얼토당토않게 과장하고 띄워주고... 언론이 그러면 안 된다. 언론은 비판적이어야 한다. 잘못하는 걸 끄집어내야 한다. 잘한 점을 그대로 알려주거나 조금 포장하는 정도도 괜찮지만 시에 기대 칭찬만 많이 하는 신문은 잘못 된 거다. 인천일보는 거의 모든 학교에 들어오던데 그것도 문제 아닌가? 어떤 학교에는 2부씩 들어오던데 왜 학교에서 인천일보만 보는지 모르겠다. 어떤 이유가 있는 건지... ‘인천in’은 비판거리가 많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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