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아닌 최소 10년 치의 노동운동 계획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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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아닌 최소 10년 치의 노동운동 계획 세웠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4.12.0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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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인천본부 9대 임원선거 후보 인터뷰] 기호 2번 김창곤/박홍순

기호 2번 김창곤(본부장-사진왼쪽), 박홍순(사무처장) 후보의 면면에서 가장 특이한 부분은 사무처장 후보로 나선 박홍순 후보가 전교조 지부장 출신이라는 점이다. 이 후보군이 “다양성의 측면에서는 우리가 가장 자신 있다”고 말하는 결정적 이유이기도. 그래서 이들은 “단순한 ‘러닝메이트’의 개념을 넘어서는 후보 구성을 하고자 했다”며 특화점을 내세우고 있다. 그래서 이 후보군은 혁신학교 문제 등 교육 현안을 위한 투쟁을 강조하고 약속하기도 했다.
(* 표시는 공통질문이 아닌 후보에 대한 개별 질문임.)

본부장 및 사무처장 출마 계기를 알려달라.
김창곤(이하 김) : 내 판단기준일 수 있지만, 과거는 지역 노동운동 침체기가 아니었나 판단된다. 지역 내에서 다양한 연대 운동이 부재한 상황이었으니까. 그러다 전임 시절 ‘지역연대’라는 상설 연대체를 만들었는데 5년 정도 신자유주의 반대 운동과 반전 및 평화를 위한 주제 등으로 여러 가지의 다양한 운동 하면서 지역의 현안 대응도 했던 바 있다. 그러나 내 생각엔 원하는 만큼은 되지 못했다 생각한다. 과거에 비해 연대운동은 많이 활성화되었지만, 지금보다 더 확대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현재 민주노총이 정권과 자본 등의 탄압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또한 정규직 중심의 노동자들과 소외된 미조직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함께 연대하기 위한 필요성도 느꼈고, 그런 과제들을 해소하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박홍순(이하 박) : 전교조가 법외노조로 판결을 받은 이후 지금까지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때 민주노총이 전교조 살리기 운동 등으로 지역 내에서도 엄청나게 도움을 줬다. 사실 전교조나 공무원은 민주노총으로 진출을 잘 하지 않는 성향이 있는데, 도움을 받은 부분이 있으니 지도부 입성해서 도움받은 빚 갚으려고 출마하는 부분이 크다. 또 하나 이유라면 전교조와 겅무원 노조가 민주노총 조합원으로도 소속을 두어 활동할 수 있다는 걸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이 하나로 결속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하려는 의도도 있다.
 
“내가 꼭 본부장과 사무처장을 해야 하겠다”는 이유가 있었는지?
김 : 사실 큰 당위성은 없다. 나는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러나 내게 주어진 일이라 생각하면 피하지 않는다. 만약 이번 선거에서 낙선되어서 평 조합원으로 남게 되더라도 변함없이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활동할 거고,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까지는 아니다. 다만 나는 30여년 간을 노동자로 있으면서 세 명이 근무하는 조그만 공장서부터 1만 5천 명이 근무하는 대기업 공장까지 여러 상황을 두루 경험했다. 이런 경험이 지역의 노동자들을 이해하는 데에 분명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고 있다.
박 : 나도 김 후보와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어쨌든 전교조 활동을 하면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어려움 등을 옆에서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사무처장에 당선되면 그들의 처우 등 부분에 신경 많이 쓸 것 같다.
 
‘이건 우리가 다른 후보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
김 : 다른 후보들을 보면 일종의 ‘러닝메이트’의 개념이 있는데, 우리는 그런 개념은 아니다. 난 금속노조 소속이고, 사무처장은 전교조 소속이라 다양성의 측면에서 강점이 많다고 생각한다. 차별성이라고도 생각하고 있고. 또 하나는 지역 활동을 다른 후보에 비해 가장 왕성히 해 왔다고 자부한다. 현재까지도 지역 내 현안 문제들 대부분에 개입해 왔을 정도로 말이다. 또한 사회 이슈들인 공무원 연금과 전교조 탄압, 새월호 진상규명 활동, 국정원 댓글 대선 개입 등 관련해 시민사회와 함께 왕성히 활동해 왔다. 또한 공항 등 비정규직 관련해 투쟁도 많이 했다. 앞으로도 지역 현안은 계속 시민사회와 함께 할 것이다. 그건 ‘지역 노동자’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관심이지 않을까.
 
공약 중 가장 중요하게 내세우는 것이 무엇인가?
김 : 우리는 3년짜리가 아닌 10년짜리 공약과 계획을 내세우자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우선 지역 내 민주노총 조합원을 5만 명까지 늘려보자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당장 집행한다면 산별과 공동으로 미조직 사업 5개년 계획 등 조직화 사업들을 통해 조합원을 늘리고, 100만이 넘는 지역 임금 노동자들과 최대한 함께 할 방안을 고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민주노총은 인천시와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때로는 교섭해야 하고 때로는 투쟁해야 한다. 실제 우리 민주노총이 그간 인천시와의 교섭이 잘 안됐던 측면이 있다. 개별 지역본부가 시장과 교섭하고 투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보니 생각대로 잘 안된 측면이 있을 것으로 보고, 전국이 동시에 이를 진행하고 압박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또한 그것의 의제 설정을 위해 고민하고, 이어서 소통과 공유를 위한 ‘민주적 단결’을 해야 한다고 본다.
박 : ‘해고 없는 인천의 노동현장’을 위해 힘쓸 것이고 그런 세상은 꼭 와야 한다. 인천지역의 학교 비정규직이 사서와 전문 상담사를 포함한 350명 정도가 현재 해고 위기에 있고, 그 때문에 현재 교육청에서 농성 중에 있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큰 문제라고 본다. 해고당하는 분들 보면 노동자 중에서도 힘없는 소외된 분들이 많이 당하는 것 같다. 때문에 그 문제의 해결에 집중할 계획도 있다.
 
* 박홍순 사무처장 후보는 전교조 출신인 점이 눈에 띈다. 이 점을 지도부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박 : 노동자분들이 일반적으로 전교조를 바라보면 ‘선생님’이니까 부드럽고 세심하지 않을까 생각하는 측면이 있다. 아무래도 선생님들이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하고 소중하게 활동하지 않나. 그게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지역사회에서 엄청나게 소중한 부분이다. 같은 맥락에서 힘없는 노동자들 많이 찾아다니고,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해결하고 아픔은 함께 공유하고... 그런 자세로 일꾼 역할을 할 것이다.
 
* 인천의 경우 진보교육감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그 혼자 해결하기엔 어려운 문제들이 산재해 있다. 시급한 과제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박 : 교육감 선거를 준비하면서 내세운 공약들을 확실히 이행할 수 있는 신념을 강하게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교육청 안으로 들어가니 예산이 없어서 여러 문제를 겪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학교 비정규직 해고를 답이 없다며 보고만 있으면 안 된다. 그들의 복지에 대한 투자가 부족해서 못 한다면 최소한 해고는 막아야 한다. 노동자 출신 교육감인데 그러면 안 되지 않나. 또 하나는 교육청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가장 가깝게 느끼는 단체가 바로 전교조다. 그래서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 “그게 진보 교육감이냐”는 다소 격앙된 소리도 하고 그러는데, 나는 그분이 처음에 마음을 먹은 부분들을 잘 이행할거라 생각한다. 지금 재정 등 난관 때문에 좀 흔들리긴 하지만, 난 믿는다.
 
이번 세 후보군은 공통으로 비정규직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김/박 후보는 어떤 시점에서 비정규직의 문제를 조명하고 있는지?
김 : 비정규직 노동자의 부당한 처우는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로, 앞으로도 한국사회의 태풍의 눈 같은 문제로 작용할 것이다. 민주노총으로서 이런 문제는 절대 외면할 수 없다. 인천을 비롯한 한국사회에서 이는 어떤 형태로든 관통하지 않으면, 청년과 학생들의 미래는 가히 암울해질 거고, 지금의 정규직 노동자들도 고용안정은 흔들릴 수밖에 없을 거다. 심각한 우려가 든다. 민주노총과 조합원들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위한 길을 당연히 함께 가야 하고 고통도 나누어야 한다고 본다.
박 : 그런데 가만 보면, 우리 사회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부족한 사람들이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 그게 아니거든. 똑같은 일을 하고 그 역시 노동이며 생활인 만큼, 그런 사회적인 시선이 좀 달라졌으면 한다.
 
현 인천지역 노동운동의 가장 중요한 숙제가 무엇이라 보는지?
김 : 물론 우리 민주노총의 노동자들도 열악한 상황 속에 있지만, 비정규직을 비롯한 미조직 노동자들은 처우와 환경은 더 열악하다. 경기가 안 좋다보니 소리 소문 없이 해고를 당하고, 해고에 대한 최소한의 보상도 못 받는 상황이 허다하다. 그렇게 사회적 권리나 규제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도 많고. 그런 문제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어서, 캠페인도 벌여 왔고 앞으로도 이러한 사업은 확대할 계획에 있다. 또한 인천민주노총 산하 노동자들 환경도 지금 말이 아니다. 현대제철은 공장 하나가 폐쇄되고, 한국지엠은 본사로부터 물량배정을 받지 못해 당장에 고용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이런 문제들은 분명 지역사회에도 심각한 문제로 작용할 것이다. 우리가 예의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노동운동가의 입장에서 현재 인천지역에서 진보진영 정치인의 낙선은 뼈아프게 느껴질 듯한데?
김 : 개인적인 의견으론 사실 ‘자업자득’의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자신들의 분열로 인해 민주노총 내부까지 혼란에 빠지기도 했다. 역으로 생각하면 우리 인천의 경우 민주노총 중심으로 진보교육감 시대를 열었는데, 진보정치인들 역시 민주노총 같은 대규모 조직의 지지를 받아야한다. 그러나 분열로 인해 대중조직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여건에 있다. 바람이 있으면 민주노총이 진보정치 실현을 위해 내부 자체 방안도 만들어야 하고, 동시에 진보정치 진영의 노력도 수반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 : 물론 정치권에서 생각과 사고의 다양성은 필요하다. 그런데 현재 정치상황을 봤을 때, 새누리당을 꺾어 누르려면 정당의 다양성보다는 힘이 우선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적어도 진보진영끼리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분열이 안타깝다. 올해 지방선거에도 야권단일화를 했지만 의미가 크지 못했다. 결과가 말해주지 않나.
 
진보진영 정치인들이 없지만 지역 정치인과의 교섭은 해야 하지 않을까.
김 : 어떻게 보면 지역 내에서 정치인들과 교섭의 여지는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하다. 새정연은 헛발질하기 바쁘고, 새누리당은 아예 노동자들을 적으로 두고 법률 개악(改惡)을 반복하고 있고... 그래서 교섭의 여지가 좀 불투명하다 모르겠다. 하지만 인천은 시의회가 있으니 지역사회와 노동정책 발전 등을 감안하면 그들과의 소통 역시 해야 한다. 때문에 노정교섭은 시도 해 볼 거고, 노력하겠다.
박 : 전교조 지부장 하면서 의회 교육위원들이나 위원장 만나면 혁신학교에 대한 예산 반영과 특권학교 폐지 등을 언제나 주장해 왔다. 그런데 느끼는 바로는 시의회 교육의원들이 교육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요구한 부분이, 교총이든 전교조든 모여서 현안 토론의 장을 좀 지속적으로 마련해 달라는 거였다. 아직까지는 답이 없고, 안 되다보니 혁신학교에 대해 기자회견도 하고 1인 시위도 하고 그러는 상황이다. 교육의 부분은 정파 혹은 감정적으로 바라보지 말고 소통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근데 그게 잘 안 되다보니 압력을 행사하는 등의 상황도 생길 수밖에 없다. 의회에서 노력해야 한다.
 
현 유정복 시장의 노동 관련 행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김 : 글쎄, 취임해서 1년도 안 된 사람에게 평가를 한다는 게 시기상조일수는 있다고 본다. 그런데 그분의 시정 정책을 보니까 상당히 비관적일수바에 없겠구나 싶었다. 그분의 정치 철학과 인천시의 열악한 재정 상황이 결합되는 부분을 보면서, 분명 시의 노동 정책은 후퇴할 수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심히 우려도 된다. 노정교섭을 통해서 싸울 건 싸우고, 협 의할 건 협의할 것이다.
박 : 현재까지 시의 노동정책이 크게 불거진 부분은 없지만, 복지예산 감소와 장애인 지원 소홀 등의 부분은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예산이 없다며 어쩔 수 없다고는 하는데, 그럼에도 소외 계층에 대한 예산은 더 이상의 축소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증가는 못 한다 해도, 최소한 유지는 해야 한다.
 
인천시에게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김 : 현재 송도경제자유구역의 영리병원이 사실상 허가된 상태다. 이 문제는 훗날 한국사회에서 의료보험의 근간을 흔들 것이 분명하므로 절대 실행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이 뜻을 시장에게 강력히 촉구할 것이다. 또한 재정 열악한 것은 인정하나, 소외계층 복지예산 삭감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는 발상이다. ‘더불어 공존하는 인천시’를 만들고자 한다면, 시장의 세심한 배려는 분명 필요하다.
 
조합원들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는가?
김 : 선거 유세 때도 강조했던 부분이지만 우리는 3년짜리 본부장/사무처장 후보 뽑는 게 아니라, 지역본부가 향후 나아가야 할 비전과 계획을 말했다. 3년 근시안이 아니라, 최소한 10년은 내다보자고 말이다. 현장 조합원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확대해서 만남의 장을 지속할 것이다. 조합원 분들의 힘을 우리에게 실어주셨으면 한다.
박 : 나 역시 많이 만나고, 소통하고 싶다. 그래서 서로의 벽을 허무는 행동들이 인천 노동자들을 위한 행동이라 생각한다. 최대한 노동자들을 많이 만나서 이야기하고 힘을 키워모으면, 분명 노동자의 힘은 단결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전교조 지부장을 하면서 학교 방문도 많이 하고, 또한 조합원들과 노동자들의 아픔을 보면 내 성격 상 절대 외면을 못 한다. 해결하든, 해결이 불가능하면 아픔 같이 나누든 어떻게는 했다. 사무처장이 되어서도 마찬가지다. 작은 부분서부터 챙기는 일꾼의 역할을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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