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직선제와 인천본부 선거의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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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직선제와 인천본부 선거의 의미는?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4.11.27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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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관리 총괄하는 전송철 위원장과의 인터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이 설립 20년 만에 처음으로 직선제 선거를 실시하는 가운데, 인천에서도 세 후보군이 제9대 본부장과 사무처장 출마를 밝히면서 치열한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번 투표는 내달 3일부터 9일까지 전국 민주노총 지역본부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인천 역시 마찬가지. 때문에 세 후보군은 25일의 유세 연설회를 비롯해 바쁜 일정을 소화해나갈 예정이다. 대우자동차노조와 민주노총 수석부본부장 출신의 김성열, 문상기 후보가 1번, 인천민주노총 8대 사무처장과 인천전교조 지부장 출신의 김창곤, 박홍순 후보가 2번, 그리고 인천민주노총 여성위원장과 한국지엠지부 임원 출신의 유숙경, 박상태 후보가 3번으로 각자 공약을 통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인천in]은 이들 후보군들 중 취재에 응한 후보들과 인터뷰를 할 예정이며, 인터뷰 순서에 따라 게재키로 했다. 이에 앞서, 인천민주노총의 선거관리위원장(이하 노총선관위)으로 후보들의 경쟁과 투표 전반을 진두지휘하는 전송철 위원장과 먼저 인터뷰를 가졌다. 전 위원장은 “후보들이 막강한 콘텐츠를 갖고 있어 매우 기대가 된다”면서 “다만 선거가 너무 과열되는 흐름으로 가진 않았으면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다음은 전 위원장과의 일문일답.
 

민주노총이 20년 만에 치르는 첫 직선제인데 소감이 어떤가.

글쎄, 그래도 인천본부의 경우 직선제 선거를 다섯 번째로 진행하는 것이긴 하다. 물론 민주노총 전체적인 선거는 첫 번째라 언론에서도 많이 주시하는 것 같은데 인천서는 그렇게 주목을 못 받는 것도 같아서 살짝 아쉬운 마음도 든다. 그동안 민주노총 내에서도 직선제를 치르자는 합의를 사실 10여년 전부터 했는데, 여러 사정 상 실천을 하지 못하다가 올해 직선제 본부를 만들면서 현재 치르는 과정에 있다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인천본부로서 특별히 주안점을 두고 있는 부분이 있나?

내 생각에 아마 가장 큰 의미라면, 직선제 통해 조합원이 위원장을 직접 선출한다는 내용이지 않을까 싶다. 현재 지역본부 별로는 평균 75% 정도의 투표율이 나오는 것으로 안다. 인천이 직선제 선거는 경험이 있지만 위원장 투표는 인천도 이번이 처음이다. 민주노총 내에서 투표율 50%를 넘기는 것에 상당히 주안점 두고 있다고 보면 되지 않을까.

임원들이 선출되면 당장 내년에 총파업을 하자는 측과, 소위 ‘뻥파업’을 견제해 준비된 파업을 하자는 견해가 양측으로 갈리는 것 같다. 이곳 후보들은 어떤가.

우리 인천본부서는 두 번의 토론회를 가졌는데, 당시 파업과 관련해서는 한 후보 진영은 즉각적 파업으로 내년에 투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인데, 사실 이들도 준비된 파업에는 동참한다. 그리고 다른 두 후보는 국민들과의 공감대를 먼저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우선은 파업 준비에 주안점을 두는 것으로 보였다. 아마 조합원들과 소통하자는 것에 공감해서가 아닐까 싶다. 특정 후보의 이름을 거론해서 어느 후보가 이렇다 저렇다 하는 품평과 같은 말은 위원장인 나로서는 할 수 없으니 그 점은 양해해 달라.

인천이 사실 그간 노동운동이 좀 정체돼 있는 것도 같아서 누가 임원이 되든 힘든 길을 걸을 것 같긴 하다. 위원장님께선 어찌 보시는지?

음, 어려운 질문이다. (웃음) 현재 전국의 노동조합원 숫자는 1천 8백만 정도라 한다. 그중 10% 정도가 조합원으로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그중 민주노총에는 4%가 포함된다고 한다. 그런데 인천지역은 전국 평균에 10% 못 미치는 7% 정도의 조직율을 보이고 있어 아쉬운 건 사실이다. 바라기는 이번 선거를 통해서 민주노총에 대한 조그만 관심 더 높아지고,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후보가 임원이 되든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힘도 주고 질타도 많이 해주시면 지금보다는 확실히 나아질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25일 후보별 합동연설회에서 선거관리에 대해 설명중인 전송철 위원장

현재 민주노총 내에서는 비정규직이 노조의 중심이 되고 임원도 선출되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으로 안다. 언론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그 점은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민주노총이든 한국노총이든 그 임원들이 정규직 노동자가 중심이 되어 있는 건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비정규적 노동자의 당선이나 출마가 어려운 점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배려 혹은 안배 정도 차원에서 간선제로 진행되는 부위원장에 비정규직 노동자로 확인된 사람이 부위원장직을 해서 특화사업을 진행하는 방안 정도가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다. 물론 이건 개인적인 견해다.

인천본부는 비정규직 출마에 대해 어떤 분위기인가?

인천본부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출마는 아직 어려운 시점에 있는 듯하다. 비정규직 노동자의 조직화 및 그들의 권익과 인권 문제들을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우리 민주노총이 앞장서서 개선해갈 필요도 있고, 그렇게 해서 조직화를 할 수 있다면 민주노총 본부의 임원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고 본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정규직과 잘 조화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는 듯한데 원인이 무엇이라 보는가?

비정규직들도 대부분 대기업의 대형 공장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 아무래도 소형 공장보다는 고용과 임금 등 노동조건이 더 나으니까. 그런데 보통 구조조정 과정에서 노동조합이 없는 비정규직들을 우선 정리해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규직 노동자들이 이를 두고 함께 싸워나가야 하는데, 사실 고용이 어떤 면에서 ‘삶의 문제’다보니 실천으로 잘 이어지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 같다. 일반적인 정규직 노동자들의 평균 나이가 45세에서 50세 정도로 이들은 당장 자녀교육과 생활비 그리고 노후문제까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는 사회복지제도의 확대 방안에서 답을 찾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그들에 대해 노동청의 움직임이 잘 없는 것도 사실인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형 공장이 아닌 일반 파견이나 전자산업 등등의 분야는 그들이 2년을 채우기가 힘들다고 한다. 정규직 전환을 잘 안 시키려는 편법도 많은 편이라 마음고생이 더 심할 거다. 그런 걸 관리하고 사법적으로 조치 등 해야 하는 노동관청이 현재 인력 등 여러 가지 문제를 겪고 있어서, 노동조합이 스스로 제기하지 않으면 조치를 전혀 못하더라. 그러다보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이 팍팍하고 힘들 수밖에. 사실 우리 민주노총부터가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어야 한다.

선거와 관련해 할 말이 있다면?

이번 후보들 면면을 보니 다 좋다. 막강한 콘텐츠들도 갖고 있고, 열정과 비전 등을 봤을 때 누가 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매우 기대가 크다. 선의의 경쟁으로 모두가 승리자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선거가 너무 과열되는 흐름으로 가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부분들이 모두 언론의 비판 대상이 아닌가. 아마 후보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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