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시작 후 20분 동안 아무런 안내방송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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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시작 후 20분 동안 아무런 안내방송도 없었다."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4.17 14: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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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돼 인천이송된 인천시민이 말하는 침몰 상황

침몰한 세월호에 탑승했던 탑승자 중 생존자 3명이 오늘 오전 인천사랑병원으로 이송됐다. 어제 자정 무렵 송영길 시장이 진도한국병원을 방문한 뒤 바로 인천에서 119가 내려왔다. 새벽 2시에 진도에서 출발, 인천사랑병원에는 오전 6시에 도착했다.

17일 오후 인천사랑병원에서 세월호 침몰 생존자 양인석(48, 남, 남구 주안동), 서희근(54, 남, 계양구 작전동), 이원일(58, 남, 경기도 광명) 씨를 만났다. 이들은 사업차 짐을 싣고 제주로 가는 중이었다. 세 명의 짐은 한 세트로 움직여야 해서 배 안의 숙소도 같이 잡았다.

가장 먼저 배가 기울어지는 걸 감지한 사람은 양인석 씨. 양씨는 이 사실을 서희근 씨에게 알리고, 곧바로 둘이 먼저 탈출했다. 그런데 이원일 씨가 보이지 않자 양인석 씨는 그를 찾으러 다시 어선배를 타고 돌아가 이원일 씨를 데리고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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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영길 시장이 사랑병원으로 이송된 세월호 생존자들을 방문하고 있다. ⓒ 이재은


이들 세 명은 세월호 침몰 사건이 '인재'라고 입을 모았다. 배가 기울어지고, 그들이 구조될 때까지도 안내방송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아마 20분은 지났을 거예요. 사람이 1, 2분을 걷는다고 해도 그 거리가 상당하지 않습니까? 방송으로 위험을 알리고 배 밖으로 빠져나오라고 했다면 더 많은 사람이 구조됐을 거예요. 5분 후에만 알렸더라도···." 서희근 씨는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양인석 씨의 형 양대석 씨는 “어제 행정부 재난상황실에 전화했는데 경찰청 상황실로 하라고 하더라. 거기로 걸었더니 또 다른 번호를 알려줬다. 그러다 송 시장 비서랑 통화가 됐는데 시장님이 진도에 내려간다기에 거기 인천시민들이 있으니까 꼭 좀 챙겨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양대석 씨는 129에도 전화를 했다. 생존자를 데리고 갔으면 좋겠다고 하니 45만원을 달라고 했다. 화가 났다. “우리가 생존자를 데리고 가야 하냐, 이래서 유가족들이 분통을 터트리는 거 아니냐”며 울분을 토했다.
 
송영길 시장은 진도 현장에서 인천으로 돌아온 뒤 17일 오후 1시 인천사랑병원을 찾았다. 생존자들의 손을 잡고 위로의 말을 건네기도 했다.

양인석 씨에게 괜찮으시냐고 묻자, “어제는 목하고 허리만 아팠는데 여기 오니까 팔다리가 엄청 쑤신다”고 말했다. “진도 분도 못하신 일을 시장님이 해줘서 너무 고맙다. 처음에는 더 나은 병원으로 데려다준다고 했는데 내가 여기로 오자고 우겼다. 병원도 좋은 데로 와서 좋다.”

서희근 씨는 “송 시장이 어제 우리 보고 울라카더라. 눈물이 글썽글썽 하더라. 그때 시계가 열두 시야···.”라며 안전하고 편안하게 인천에 있는 병원으로 옮겨진 것에 고마움을 표했다.

이원일 씨는 경기도 광명이 집이지만 양인석, 서희근 씨와 함께 사랑병원에서 치료를 받기로 했다. 이원일 씨의 보호자는 "살아있어서 다행이지. 그게 고맙지, 집이 먼 것은 괜찮다"라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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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선배로 구조될 때 찍은 셀프 사진(위)과 세월호 내부 모습(아래). ⓒ 양인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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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존자 서희근 씨(왼쪽)와 양인석 씨(오른쪽) ⓒ 이재은


인천시는 생존자의 후송을 위해 차량과 구호용품을 지원 중이며, 중앙대책본부 및 해양경찰서 발표에 따라 실시간으로 사고 수습 및 좌초 선박 내부수색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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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석 2014-04-20 09:38:12
전화번호가 119가 아니고 129입니다. 그리고 129에서 진도에서 인천까지 이송하는데 45만원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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